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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열세 살 트로트 소년 동원이가 할아버지를 위해 부르는 노래
인간극장, 열세 살 트로트 소년 동원이가 할아버지를 위해 부르는 노래
  • 최선은
  • 승인 2019.11.01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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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인간극장
사진= 인간극장

 

[스페셜타임스 최선은 기자] 무대 위 그의 손짓 한 번에 모두가 환호한다. 노래는 물론, 드럼, 색소폰 실력까지 완벽한 떠오르는 트로트 스타. 그는 바로 올해 13살, 초등학교 6학년인 정동원 군(13)이다. 작년에 나간 ‘전국노래자랑’ 이후로 불과 1년 만에 라이징 스타가 된 동원이. 어린 나이가 무색하게 ‘불효자는 웁니다’와 ‘보릿고개’를 맛깔나게 부르니 객석에선 연신 감탄사가 나온다. 팬들은 동원이의 목소리에는 한이 서려 있다고 한다. 방탄소년단보다 남진과 나훈아가 더 좋다는 동원이가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가요무대. 그런데, 그런 동원이가 무대를 내려오면 13살 소년으로 돌아간다. 집에서는 어리광쟁이에 한 살 터울 동생과 티격태격, 학교에서는 이미 유명한 장난꾸러기. 무대 위에선 트로트 스타, 무대 아래에선 천방지축 소년. 동원이의 반전매력이 시작된다.

 

세 살 때 부모님의 이혼으로 마음의 문을 닫았던 동원이. 가족 외에는 이야기도 나누려 하지 않던 동원이를 보며 할아버지 정윤재 씨(64)는 남몰래 눈물 흘리기도 하셨다. 그런 동원이의 마음의 문을 연 것은 트로트였다. 어느 날, 할아버지는 트로트를 좋아하는 자신을 따라 흥얼거리는 동원이를 지역 노래자랑 무대에 올렸다. 기대 없이 선 무대에서 동원이는 입상을 했고, 그 뒤로 나간 전국노래자랑에서는 우수상까지 받았다. 할아버지는 동원이가 음악에 재능이 있다는 걸 알고 드럼과 색소폰을 사주고 연습실까지 직접 만들어주며 아낌없는 지원을 했다. 할아버지는 다른 무엇보다 트로트를 접하면서 다시 밝아진 동원이의 모습이 가장 큰 성공이라고 하신다. 그런데, 올해 초 동원이에게 청천벽력같은 일이 생겼다. 할아버지가 폐암 말기라는 진단을 받은 것이다.

 

할아버지의 항암치료가 시작되고, 동원이 아빠 용주 씨가(41) 10년 만에 집에 돌아왔다. 아이들을 돌봐주기 어려운 상황이 되자 부산에서 하던 일을 정리하고 하동으로 돌아온 것. 용주 씨는 식당일과 두 아들 케어, 거기에 동원이의 매니저 역할까지 도맡아야 한다. 트로트에 관심이 없던 아빠, 용주 씨는 동원이 덕에 난생처음 트로트에 대해 알아가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하기 위해 스마트폰 게임에 도전하고, 아이들이 읽을 책을 검색하고, 학교 준비물을 챙겨주는 등 부단히 노력 중이다. 아빠의 빈자리가 내심 그리웠을 아이들과 용주 씨는 그렇게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

 

한편 할아버지의 증세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할아버지의 폐암이 척추까지 전이 됐다는 소식... 그런데, 동원이가 어쩐 일인지 평소보다 더 밝게 행동한다. 자기가 슬퍼하면 할아버지가 더 슬퍼할 거라고 오히려 더 까불었던 것. 가수로 성공해서 암을 단번에 낫게 해준다는 1억짜리 주사를 할아버지에게 놓아주고 싶다는 동원이는, 이제 할아버지를 위해 노래한다. 오랜만에 무대를 보러 온 할아버지. 동원이는 객석을 바라보며 진심을 전해 본다. ‘할아버지,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sechoi@speci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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