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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프로짝사랑꾼 서강준, 박민영에게 몇 번이고 반한 러브 스토리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프로짝사랑꾼 서강준, 박민영에게 몇 번이고 반한 러브 스토리
  • 정진욱 기자
  • 승인 2020.04.04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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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에이스팩토리
사진제공= 에이스팩토리

 

[스페셜타임스 정진욱 기자] 강아지 같은 순둥순둥한 남자의 반짝이는 눈망울은 오로지 한 여자만을 담는다. 그 여자는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그렇게 고이 간직해온 순간들은 무려 20년 가까이나 된다. 누구든 이 대서사시 수준의 러브 스토리를 들으면 아마 휘몰아치는 설렘 폭풍 속에서 헤어 나올 수 없으리라 장담한다.

 

이는 JTBC 월화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극본 한가람, 연출 한지승, 장지연, 제작 에이스팩토리, 이하 ‘날찾아’)의 ‘프로짝사랑꾼’ 임은섭(서강준)의 목해원(박민영)을 향한 러브스토리이다. ‘북현리 순정남’의 정석을 보여주며 오직 해원만을 사랑해 온 은섭의 이야기는 많은 여성 시청자들의 연애세포를 간질이며 설레는 멜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은섭과 은섭의 그녀 ‘아이린’(목해원)은 사실 역사가 꽤나 깊다. 단단하게도 얽힌 두 사람의 인연의 빨간 실은 10살 때부터 시작됐기 때문. 그들의 첫 만남은 18살의 혜천고가 아닌 해가 눈부시게 밝았던 10살의 어느 날, 산속에서 이루어졌다. 그때만 해도 산에 사는 아이였던 은섭은 오랜만에 만난 외지인에 마음이 설레 자신이 제일로 좋아하는 장수풍뎅이도 손에 고이 올려줬다. 비록 아이린은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지만. 역사적인 두 번째 만남은 호두하우스에서였다. 광활한 호두하우스의 거실에서 잠을 자고 있던 은섭을 깨운 건 쏟아져 내리는 아침햇살을 뒤로하고 2층에서 내려오는 어여쁜 해원이었다. 단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었던 그 찰나의 순간은 아직도 그에겐 선연했다.

 

짝사랑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서울에 살던 해원이 18살이 되던 해에 할머니가 사는 북현리로 이사 오면서부터였다. 노랗게 물든 단풍잎과 함께 찾아온 해원은 은섭의 마음에 콕 하고 들어와 좀처럼 그 자리를 내어주지 않았다. 해원과 같은 공간에 있을 때면 독서를 하고 있던 그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그녀에게로 머물러 있었다. 음악실에서의 순간도 절대 잊을 수 없었다. 해원의 가녀린 손가락의 움직임에 따라 흘러나오던 맑고 아름다운 음률은 잔잔한 그의 마음을 마구 헤쳐 놓았다. 십 년이 지나도 잠 못 이루는 밤이면 그날의 추억이 자장가가 되어주곤 했다.

 

그런 해원이 손수 열쇠고리까지 만들어줬으니 더욱 헤어 나올 수 없었다. 비록 금속공예 시간에 짝에게 주는 선물로 만든 것이었지만, 그 고리를 자신에게 줄 때 살짝 스치던 그녀의 온기는 그의 가슴을 저릿하게 만들었다. 아직까지도 소중히 간직할 만큼 그 열쇠고리는 소중한 것 하나 없었던 은섭에게 엄청난 의미였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무궁화 기차가 문제였는지도 모른다. 부옇게 밝아오는 새벽빛 속에서 우두커니 서 있는 눈부신 그녀의 모습에 어찌 안 반할 수 있었을까. 역시나 그날도 해원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엔, 매년 돌아오는 겨울만을 기다렸다. 그맘때쯤에 해원이 북현리로 내려오곤 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오랜 시간동안 짝사랑을 이어오던 은섭에게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말도 별로 못 해본 해원과 점차 가까워지더니 결국 짝사랑의 결실도 맺은 것. 행복의 양면성이 두려워 어둠 속에서 조용히 지켜만 봐온 그를 햇빛 안으로 성큼 들어서게 만들만큼 해원의 존재는 거대했다. 순간순간 웃는 해원의 모습은 볼 때마다 눈이 부셨고, 온 하루를 그녀와 함께 채우는 이번 겨울은 마치 꿈에 가까웠다. 그러나 그 꿈같은 시간에도 끝은 다가오고 있었다. 봄이 오면 해원이 서울로 돌아가야 했고, 그 또한 북현리를 떠나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 봄을 앞두고 있는 이 기나긴 러브 스토리의 엔딩은 무엇일까.

 

‘날찾아’ 매주 월, 화 밤 9시 30분 JTBC 방송.

jinuk@speci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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