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 토크쇼 J, 알권리 vs 장삿속… 조주빈 자서전 쓰는 언론
저널리즘 토크쇼 J, 알권리 vs 장삿속… 조주빈 자서전 쓰는 언론
  • 정진욱 기자
  • 승인 2020.04.04 1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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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1TV '저널리즘 토크쇼 J'
사진= KBS 1TV '저널리즘 토크쇼 J'

 

[스페셜타임스 정진욱 기자] 기자들의 취재와 전문가 패널의 토크를 통해 한국 언론 보도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는 KBS 1TV <저널리즘 토크쇼 J> 시즌2. 이번 주 84회 방송에서는 성범죄 사건을 다루는 언론의 태도에 대해 짚어본다.

 

<저널리즘 토크쇼 J> 82회에서는 언론이 침묵한 ‘텔레그램 N번방’ 보도를 주제로 한겨레 김완 기자가 출연하여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나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검거된 이후 연일 관련 보도를 쏟아내고 있는 언론. 문제점은 없었는지 한국여성민우회 성평등미디어팀 이윤소 활동가와 함께 J에서 다시 한 번 짚어보았다.

 

범죄자에게 마이크를 쥐어주는 언론

 

지난 25일 조주빈이 포토라인에 선 8시부터 한 시간 동안 무려 1,119건의 속보가 쏟아졌다. 

 

성범죄 가해자의 발언을 가지고 속보 경쟁을 하며 ‘조주빈의 입’이 된 언론의 행태, 어떻게 봐야 할까? 강유정 강남대 교수는 이를 두고 “마이크를 쥐어줬다는 것은 범죄자에게 오히려 권력을 주는 셈이 된 게 아닌가 싶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국민적 관심 사안을 취재하는 것은 언론인의 의무이지만, 고민 없이 마이크부터 들이대는 언론의 행태가 이번 사건을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는 것이다. 

 

‘조주빈 사건’을 ‘손석희 사건’으로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보도들도 문제가 되고 있다. 조주빈이 손석희 JTBC 사장, 윤장현 전 광주 시장, 김웅 기자의 이름을 거론하자 일부 언론들이 ‘옳다구나’하며 유명인에 초점을 맞춘 보도를 쏟아낸 것. 특히 조선일보는 5일 동안 끊임없이 조씨와 손 사장의 관계에 대한 기사들을 쏟아내기도 했다. 

 

알권리 vs 장삿속 … 조주빈 자서전 쓰는 언론 

 

조씨의 신상공개가 결정되기 하루 전, SBS <8시 뉴스>에서는 “추가 피해를 막고 또 아직 드러나지 않는 범죄를 찾아서 수사에 도움을 주자는 차원에서, 그리고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서”라며 조씨에 대한 신상 정보를 보도하였다. 그러나 바로 이어진 내용은 조씨의 학교, 봉사활동, 교우 관계 등 국민의 ‘알 권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내용이었다. 이윤소 활동가는 “다음날 신상공개에 대한 결정이 내려질 예정이었고, 용의자가 구속된 상황에서 전혀 급한 뉴스가 아니었다. 결국 보도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정 가해자들에게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그 방에 가담했던 수많은 사람들에게도 언론이 더 많은 집중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해자의 신상정보 뿐만 아니라, 가해자를 악마화하는 보도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 2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역시 가해자에게 지나친 서사를 부여하는 모습을 보여 비판 받았다. 가해자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전혀 궁금하지 않다는 여론의 반응에도 가해자의 지인까지 인터뷰하며 그의 과거가 어떠했는지 보여줬다. 국민 정서를 따라가지 못하는 언론의 ‘범죄자 일대기’ 보도, 어떻게 봐야 할까? 

 

뿌리 깊은 언론의 젠더불감증, 그 기원을 찾아서…

 

매번 지적받는 언론의 성범죄 보도, 어디에서부터 문제였을까. J에서는 일선 현장기자들을 취재한 결과, 취재기자에서 데스크로 이어지는 수직적 상하 관계와 남성 중심의 조직 문화가 언론의 젠더 無감수성의 이유로 꼽혔다. 

 

언론의 낮은 젠더 의식은 2019년 버닝썬 사태에서 드러난 ‘언론인 단톡방’ 사건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언론인 단톡방’에서는 버닝썬, 김학의 사건 등 취재과정에서 습득한 성범죄 영상을 성희롱의 소재로 삼았다. 더 큰 문제는 버닝썬 사태를 꼬집던 언론이, 이 사건은 보도하지 않으며 ‘침묵의 카르텔’을 보였던 것. 게다가 ‘박사방’ 사건으로 떠들썩한 최근, ‘언론인 단톡방’에 대한 솜방망이 검찰 처분이 내려졌지만 이 역시 보도하지 않았다. J에서는 언론인 단톡방을 고발하였던 시민단체 ‘디지털 성범죄 아웃(DSO)’를 만나 이 사안의 심각성을 되짚어보았다. 

 

시민들의 요구와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는 언론의 윤리 의식과 낮은 젠더 감수성.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의 성범죄 보도, 어떤 기대를 해볼 수 있을까? J에서 언론에게 건네는 쓴소리, 이번 주 <저널리즘 토크쇼 J> 84회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jinuk@speci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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