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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글땅’으로 랜드마크 만든다… 부동산업계, ‘타운매니지먼트’ 주목
‘업글땅’으로 랜드마크 만든다… 부동산업계, ‘타운매니지먼트’ 주목
  • 정시환 기자
  • 승인 2021.08.1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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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타임스 정시환 기자] 일본 가가와현 나오시마 정에 속한 작은 섬 나오시마의 부두잔교에는 낯익은 설치물이 있다. 바로 세계적인 작가 쿠사마 야요이의 「노란 호박」이다. 이 앞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매년 오십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나오시마 섬을 방문한다. 나오시마가 이렇게 엄청난 관광객을 맞이하게 된 것은 신개념 도시재생 사업, ‘타운매니지먼트’ 덕분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는 지자체와 공공기관들이 부동산 가치와 지역민들의 삶의 질까지 업그레이드 시키는 차세대 도시재생 개발 방식으로 ‘업글땅’ 타운매니지먼트를 주목하고 있다. ‘땅을 업그레이드한다’고 하여 ‘업글땅’이라고도 불리는 타운매니지먼트는 해외에서는 이미 선진국을 중심으로 활발한 도시정책이다. 민간 주도 또는 지자체, 공공기관이 합작해 낡고 생기 잃은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넣는 도시재생 개발 방식으로, 지역 일대를 ‘꼭 가보고 싶은’ 랜드마크로 브랜드화 하는 것이 특징이다.

 

상업시설, 문화시설, 호텔, 공원 등 다양한 문화적 인프라에 주거 시설을 더한 일본 도쿄 ‘롯폰기힐스’와 건물 자체가 도시의 상징이 된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등이 타운매니지먼트의 대표사례다. 국내에서도 타운매니지먼트를 통해 지역의 랜드마크로 떠오른 복합상업시설이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1호 타운매니지먼트 성공사례 ‘앨리웨이 광교’

 

라이프스타일 디벨로퍼 ‘네오밸류’의 복합문화공간인 ‘앨리웨이 광교’는 지역을 대표하는 로컬 라이프스타일 랜드마크로 거듭나며 민간 주도의 타운매니지먼트 첫 성공사례로 손꼽힌다.

 

2019년 5월에 문을 연 ‘앨리웨이 광교’는 ‘우리동네 문화골목’를 컨셉으로 쇼핑, 엔터테인먼트, 문화, 휴식, 맛집 등 지역주민들에게 필요한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를 가지고 탄생한 라이프스타일 빌리지다. 네오밸류는 업계에선 이례적으로 앨리웨이 광교의 상업시설 전체를 보유하며 통합운영관리 모델을 도입했고, 이에 앨리웨이 광교는 오픈 1년 만에 동네 주민뿐 아니라 관광객까지 찾아가는 광교의 랜드마크가 됐다.

 

앨리웨이 광교는 로컬에 새로운 생활과 취향을 제안하는 ‘어라운드라이프’, 가족 모두의 행복한 경험이 있는 키즈 전문동 ‘앨리키즈’, 건강한 문화가 있는 우리동네 마켓인 ‘마슬마켓’ 등 지역의 특성에 맞게 특화된 4개 존으로 구성됐다. 각 테넌트에는 흔한 프랜차이즈 매장 대신 ‘밀도’, ‘두수고방’, ‘스트롤’ 등 네오밸류의 정체성을 담은 자체 직영 브랜드와 서울 및 수도권에서 인기를 끄는 트렌디한 F&B 매장이 자리를 잡았다. 광교 호수공원을 바라보는 탁 트인 경관과 낮고 넓은 형태로 설계된 건물, 이웃과 마주칠 수 있는 좁은 길은 도심에서 경험하기 힘든 골목길의 정취를 떠오르게 한다. 중앙 잔디 광장에는 세계적인 작가 자넷 에힐만의 ‘어스타임 코리아(Earthtime Korea)’가 설치돼 있으며,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버스킹 공연과 플리마켓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제공돼 주민들의 쉼터이자 지역 커뮤니티의 역할을 하고 있다.

 

네오밸류는 앨리웨이 광교에서의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난 4월 인천 도화 구도심에 ‘앨리웨이 인천’을 선보였다. ‘시빅 프라이드 타운(Civic Pride Town)’을 컨셉으로 편의 시설이 부족한 인천 도화 구도심에 쇼핑, 엔터테인먼트, 문화, 휴식, 맛집 등을 제공하고, 인천 지역민에게 사랑받는 랜드마크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또한 향후에는 성수동, 서교동, 익선동 등 서울권으로 사업 지역을 확대해 동네 고유의 개성을 살리는 타운매니지먼트 방식으로 지역을 탈바꿈시킬 예정이다. 이를 위해 부동산 자산운용사 ‘네오밸류파트너자산운용’을 별도로 설립하고 지난 3월 35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했다. 네오밸류와 네오밸류파트너자산운용은 자산가치가 지속적으로 오를 것으로 평가되는 지역 거점의 개발 사업에 집중 투자해 새로운 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민관 손잡고 폐공장에서 랜드마크로 탈바꿈 성공, 부산의 복합문화공간 ‘F1963’

 

부산의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복합문화공간 ‘F1963’은 도시 재생의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고려제강의 와이어로프를 생산공장으로 세워진 이곳은 문체부의 ‘산업단지·폐산업시설 등 유휴 공간 문화재생사업’의 지원을 받아 2016년에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이 사업의 지원을 받아 다시 태어난 공간들이 22곳이지만, F1963이 다른 재생공간에 비해 성공한 원인은 기업이 주도하는 민관 협력관계 때문이다. 부산시와 협약을 맺으며 공간 재생의 기반을 다졌고 민간기업의 참여를 바탕으로 문화예술 공간과 트렌디한 상업공간을 채웠다.

 

F1963은 전시장, 공연장, 레스토랑, 카페, 도서관, 서점 등을 갖춘 약 6만 제곱미터의 복합문화공간으로, 현대 모터 스튜디오, 테라로사, 복순도가, YES24 중고서점 등 다양한 브랜드들을 경험할 수 있다. 더불어 국제갤러리, F1963 예술 도서관, GMC, 석천홀 등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부산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도시재생 사업은 공공기관과 지자체가 주도적이었던 것과는 달리, 타운매니먼트는 공공에서 구역을 정리하고 민간의 주도로 지역의 가치를 올리기 위한 작업을 한다는 점에서 다르다”라며 "타운매니지먼트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부동산 운영 관리까지 가능한 민간기업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jjubika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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