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21:10 (목)
시사직격 양육비, 너는 창피하냐? 나는 죽겠다! -거리로 나선 엄마들
시사직격 양육비, 너는 창피하냐? 나는 죽겠다! -거리로 나선 엄마들
  • 정진욱 기자
  • 승인 2020.05.08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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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직격 양육비, 너는 창피하냐? 나는 죽겠다! -거리로 나선 엄마들
시사직격 양육비, 너는 창피하냐? 나는 죽겠다! -거리로 나선 엄마들

 

[스페셜타임스 정진욱 기자] 위험을 무릅쓰고 前 남편의 일터를 찾아가는 것은 물론, 눈이 오거나 비바람이 쳐도 굴하지 않고 1인 시위에 나선 엄마들. 그들이 거리로 나서야만 했던 사연은 무엇일까? 스스로 발로 뛰어야만 양육비를 받을 수 있는 현실 탓이다. 양육비를 주지 않는 비정한 아빠들이 사는 곳을 찾아내기 위해 탐문과 잠복까지 할 수밖에 없는 그들의 기막힌 현실을 취재했다. 

 

■ 양육비 미지급의 피해자는 아이들

 

아빠의 가정폭력에 시달린 후 큰 상처를 받은 A양. 정신과 치료까지 받아야 했던 딸에게 아빠는 양육비도 주지 않았고 아빠에 대한 그녀의 미움은 더욱 커졌다. 피아노 치는 걸 좋아하고 작가가 되고 싶다는 A양의 안타까운 사연을 만나본다.  네 살 때 아빠랑 헤어진 B군은 17년 만에 성인이 되어 아빠를 만나러 간다. 그동안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통화는커녕 문자메시지조차 읽지 않는 야속한 아빠의 속마음은 어떤 것이었는지 그냥 마주 보고 이야기라도 나누어 봤으면 좋겠지만 아빠의 前 거주지에서도, 아빠가 살고 있다는 친척의 집에서도, 아빠를 만날 수 없었다. 아빠에 대한 원망만 커진 채로 B군은 돌아설 수밖에 없었는데...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는 아빠들은 자녀에 대한 면접교섭권까지 포기해버리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 온라인 사이트 ‘배드파더스’의 명예훼손은 무죄!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이혼 건수는 10만 8,684건! 그렇게 생겨난 한부모 가정만 7만 5천 가구나 된다. 이혼율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오히려 우리나라의 양육비 미지급률(부분 지급 포함)은 85%에 육박한다. 

 

지난 2015년, 양육비를 지급받지 못하고 있는 양육자들을 위해 행정적으로 지원해주는 양육비이행관리원이 설립되었지만, 법적 강제성이 없어 그 실효성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었던 엄마들은 이혼 후 자녀의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前 배우자의 신상정보를 ‘배드파더스(Bad Fathers, 나쁜 아빠들)’라는 사이트에 게시하는 방법을 택했지만 2019년 5월, ‘배드파더스’는 명예훼손으로 법적 소송에 휘말리게 된다. 

 

그리고 올 1월, 재판부는 양육비 미지급의 문제가 사회적으로 심각한 수준이고, 개인의 명예훼손보다는 아동의 생존권이 더 중요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다수의 양육자가 고통 받는 상황을 알리고 지급을 촉구하기 위한 목적이 있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제가 배드 파더스 사건의 최후 변론에서 강조한 것은 이번 사건에서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아동을 학대한 사람이 자기 명예가 훼손됐다고 피해자로 뒤바꿈해 이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 양소영 변호사 인터뷰 中

 

이번 주 금요일 밤 10시에 KBS1TV로 방송되는 <시사직격>에서는 ‘창피’를 주는 것에 의존해야 양육비를 받을 수 있는 우리 사회의 서글픈 현실을 돌아본다.

jjubika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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