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스페셜, 나는 산다 : 로켓걸과 후크팬
SBS 스페셜, 나는 산다 : 로켓걸과 후크팬
  • 정시환 기자
  • 승인 2021.10.10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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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타임스 정시환 기자] 무려 30여 년이라는 시간의 차이 속에 마치 평행이론과 같은 삶을 살아 온 이들이 있다. 깊어가는 가을, 한 통의 편지로부터 시작된 ‘두 사람’의 감동적인 인생 스토리가 10일, ‘SBS 스페셜’을 통해 소개된다.

 

잊을 수 없는 그 날의 기억 : 2013년 그리고 1984년

2013년 여름, 고등학교 체육 교사 한정원 씨는 교직원 연수를 가던 중 버스에 왼쪽 종아리가 깔리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결국 왼쪽 다리를 절단했고, 결혼과 출산 후에 어렵게 얻었던 체육 교사의 자리가 위태롭게 되었다.

 

한편 1984년, 전기기사로 일하던 석창우 씨는 전기 점검 도중 2만 볼트에 감전되는 사고를 겪고 양팔과 발가락 두 개를 잃었다. 그의 나이 겨우 서른 살, 둘째가 태어난 지 한 달 반만의 일이었다.

 

두 사람을 일으킨 단 한 가지 마음, 간절함

변함없이 체육 교사 한정원이고 싶었던 그녀는 이를 악물고 재활에 임했다. 그녀는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제자들이 고3이 될 때까지 꼭 돌아가겠노라 약속했고, 1년 7개월 후 그 약속을 지켰다. 그녀는 왼쪽 다리에 의족을 착용한 채로 휠체어 테니스, 조정, 배드민턴 등 각종 스포츠를 섭렵하며 자신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병원 생활 내내 석창우 씨의 고민은 단 한 가지였다. 자녀들에게 아무것도 못 하는 아버지로 남고 싶지 않았다. 의수를 착용해도 스스로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린 아들이 그림을 그려달라고 부탁해왔다. 한 번도 제대로 안아준 적 없는 아들을 위해 아버지는 의수에 펜을 끼우고 아침부터 밤이 될 때까지 그림을 그렸다. 그렇게 그의 첫 작품이 탄생했다.

 

운명과 숙명 사이

현실은 늘 우리에게 좌절을 안겨 준다. 두 사람 역시 피해 갈 수 없었다. 한정원 씨가 새로 접한 스포츠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할 때마다 환부에 말썽이 생겼다. 2차 수술로 이어지는 상황이 되자 담당 의사는 왼쪽 다리에 무리가 가지 않는 스포츠, 골프를 권했다. 엉겁결에 시작하게 된 골프는 그녀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석 화백도 마찬가지였다. 그림을 배우고 싶어 미술학원에 찾아갔지만, 의수를 착용한 사람을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퇴짜를 맞은 그가 찾은 곳은 서예학원. 그러나 붓을 잡는 것 조차도 쉽지 않았다. 의수에 테이프를 칭칭 감아가며 붓을 고정해야 했고, 양팔이 없으니 획 하나를 긋는데도 온몸을 써야 했다. 몸살을 견디고 코피를 쏟아가며 그는 연습을 거듭했다. 그러던 중 생동감 넘치는 스포츠 선수들의 모습에 매료되었고, 그는 ‘수묵 크로키’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된다.

 

양팔과 헤어진 것이 운명이라면 의수로 그림을 그리게 된 것은 숙명이다. - 의수 화가, 석창우

 

한계는 없다! 로켓걸과 후크팬

동네 아이들은 의수를 찬 석창우 화백을 ‘후크선장’이라고 불렀다. 그는 기왕에 동화 속 주인공이 되는 거라면 ‘피터팬’이 더 좋았다. 그는 자신을 ‘후크팬’이라 바꿔 불렀다. 후크팬의 그림은 곳곳에 알려졌다. 학교 교과서에도 수록되었고, 2014년에는 소치 동계패럴림픽 폐막식 공연에도 초청될 만큼 주목받았다.

 

그리고 언젠가 패럴림픽 종목으로 골프가 선정될 때, 국가대표가 되는 게 꿈이라는 한정원 씨. 그녀의 도전을 응원하기 위해 KLPGA 통산 5승에 빛나는 김지현 골퍼가 함께 라운딩에 나섰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정원 씨에게 김지현 프로와의 라운딩은 새로운 전환점이 되어줄 것인가?

 

“골프는 18홀이다. 한 홀을 실패했다면 다음 홀에서 잘하면 된다.” -의족 골퍼, 한정원

 

시련은 누구에게나 주어진다. 하지만 그 시련을 새로운 삶의 출발점으로 삼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세월의 차이 속, 거울을 마주하듯 닮은 삶을 살아왔던 이들의 영화 같은 사연은 10월 10일 일요일 밤 11시 5분 ‘SBS 스페셜’을 통해 방송된다. 

jjubika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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