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5:20 (금)
안철수 모두발언
안철수 모두발언
  • 최선은
  • 승인 2020.12.28 1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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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께서 지난주 성탄절에 희망을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희망의 빛이라고 하셨습니다.
대통령의 말씀대로, 새해에는 국민이 편을 갈라 싸우고 
서로 증오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희망이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그래서 대통령께 요청 드립니다.
국민 모두에게 희망을 말씀하시고, 국민 모두가 희망을 간직할 수 있는 나라로 가려면, 이제 여기서 멈춰 주십시오.
독선과 폭주, 억지와 궤변으로 밀어 붙였던 것들을 제자리로 돌려놓아 주십시오.
지금까지의 국정 운영방식으로는, 희망을 가지라고 강요할 수는 있어도 희망을 만들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야당을 존중하는 협치를 복원하여 정치를 정상화해야 합니다.
윤석열 총장 임명 때 하셨던 말씀처럼, 검찰의 살아있는 권력 비리 수사는 막지 말아야 합니다.
국민 대다수가 납득 할 수 없는 잘못된 인사, 무리한 임명을 철회하십시오.
강행 처리한 무리수 법들에 대해서는 거부권을 행사하고 
국회에서 다시 논의해 달라고 요청하십시오.
그렇게 하실 때만 대통령이 말씀하신 희망이 
전체 국민의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안이하고 무책임한 백신 확보 실패와 무능을 감추기 위한 거짓말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십시오.
다른 나라들보다 반년이나 늦은 백신 구매 계약 뉴스만으로 
민심의 분노를 덮으려고 잔꾀 부리지 마십시오.
백신은 구매 계약 내용, 즉 언제, 얼마나 들어오고 언제부터 접종할 수 있느냐가 핵심입니다.
 
그리고 지금 제약사와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한참 기다려야 합니다.
이미 선구매한 다른 나라들부터 물량이 공급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제가 이미 지난주에 제안했던 것처럼, 충분한 물량을 확보한 우방국들에게 부탁해서 여유분을 받는 것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대통령이 백신 정상외교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이 진짜 외교역량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2021년 대한민국의 희망 만들기는 대통령과 여당의 변화를 통해서만 시작할 수 있습니다.
분열과 배제, 상대에 대한 증오와 혐오만으로는 
희망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힘을 가진 쪽에서 먼저 변화하고 화해와 협치의 손을 내밀 때만이 진정한 변화가 시작됩니다.
청와대와 여당이 변하면 야당도 거기에 맞추어 함께 변화하지 않겠습니까?
오직 국민통합과 희망의 에너지만이 국난 극복의 원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새해에는 대통령과 정부 여당의 변화된 모습을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지난 주 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범야권후보 단일화라는 승리전략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당선되면, 연립 시정(市政)을 통해 야권의 유능함을 보여드리고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만들겠다는, 
시정운영의 기조와 각오도 말씀드렸습니다.
 
여러 분들이 새로운 서울시정의 구체적인 정책 비전을 
기대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미 많은 것들을 다듬고 있고 앞으로 하나씩 말씀드릴 것입니다. 오늘은 서울시정 개혁 방향에 대해서 먼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번 서울시 보궐선거의 성격, 그리고 보궐선거로 당선된 집행부의 성격은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폭주, 전임 시장에 대한 정치적 심판의 의미도 있지만, 무엇보다 지난 서울시정 9년을 제대로 결산하여 대안을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
지난 서울시정 9년을 제대로 결산해서 성과가 있다면 이어받고 잘못된 정책은 바로잡아, 미래 서울의 기초를 세우는 것입니다.
새 집행부가, 모든 것을 갈아엎고 모두에게 책임을 묻는 청산에만 집중한다면 우리는 또다시 극심한 분열과 혼란에 빠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문 대통령과 민주당 정권의 마구잡이 내로남불식 적폐청산을 되풀이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저는 새 집행부가 구성되는 즉시, 정책역량이 입증된 시민사회, 야권의 건전하고 능력 있는 정치인, 대학과 연구소 등 학계의 정책전문가, 전문 기업인, 서울시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서울미래비전위원회’를 설치해서 지난 서울시정 9년에 대한 결산작업에 착수하겠습니다.
그 결산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민의 의견을 반영하여 서울시의 새로운 시정개혁 방향과 미래 비전을 다듬겠습니다.
미래지향적 의제를 시민들과 함께 만들고, 시장은 이렇게 만들어진 개혁 의제를 실행하는데 집중하겠습니다.
시장 개인의 정치적 욕망을 위해 시정을 사유화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서울의 변화와 혁신, 그리고 발전을 위해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습니다.
 
얼마 전 서울시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분으로부터 
소중한 충고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전임시장이 워낙 오래 시정을 장악하고 있었기에 어쩔 수 없이 시장의 사적 관심과 사업에 동원된 서울시 공무원들이 야당 후보 당선에 상당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자리를 통해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제가 시장에 당선돼도 정치보복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저는 지난 9년간의 시정을, 서울시가 미래로 가기위한 
‘축적의 시간’으로 받아들일 것입니다.
잘된 것은 계승하고 잘못된 것은 반면교사로 삼을 일이지, 
모든 것을 원점으로 돌려놓고 책임을 물어야 할 무의미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시정의 사유화와 일방적 동원 과정에서 많은 서울시 공무원들이 느꼈을 좌절과 고뇌의 경험도, 더 나은 서울시를 만드는데 필요한 축적물이 되어야 합니다.
 
또한 저는 서울시의 미래를 위한 일에 집중하겠습니다.
시장 개인의 관심사를 충족하기 위해 일을 벌이고 
공무원을 동원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공무원들이 시장의 개인 관심사에 동원되느라 공직사회의 일하는 풍토와 문화가 왜곡되는 일은 제가 앞장서서 막을 것입니다.
시장과 공무원은 모두 서울시민의 동등한 공복으로서 
새로운 서울시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동지입니다.
 
시장 눈치 보고 줄 서는 문화는 완전히 사라질 것입니다.
전임 시장과 정무라인들의 잘못은 바로잡겠지만, 
그 과정에서 정해진 규정에 따라 실행에 참여했던 분들에 대한 어떤 편견도 없을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서울시의 지난 9년을 결산하는 일은 긍정적 대안과 미래비전을 만들기 위한 과정입니다.
특정 공무원들을 벌주고 배척하기 위한 작업이 아닙니다.
저는 제대로 된 시정 결산작업을 통해 서울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미래전략 과제를 도출해내고, 여기에 집중해서 문제를 풀어내고 성과를 만들어내는, 새롭고 창의적인 시정을 선보일 것입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저는 드루킹 댓글 조작과 정치 공작의 
가장 큰 피해자였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개의치 않습니다.
그들은 부당하고 저급한 방법으로 저를 공격했지만 
저는 오직 시민만 바라보고 미래로 가는 정치만 생각하겠습니다.
저 안철수는 사감과 사익으로 국정을 망치고 있는 
현 정권의 길은 결코 가지 않을 것입니다.

jjubika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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