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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3일, 산산이 부서진 그대여 - 인천 폐차장 72시간
다큐멘터리 3일, 산산이 부서진 그대여 - 인천 폐차장 72시간
  • 정시환 기자
  • 승인 2021.02.18 1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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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 폐차장 전경
송도 폐차장 전경

 

[스페셜타임스 정시환 기자] 나만의 소중한 공간을 확보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역할을 해주고 있는 자동차. 자동차는 또 하나의 집이자 가족이다. 온몸으로 나의 일상을 지탱해주던 길 위의 동반자인 자동차가 끝내 마지막으로 가는 길, 폐차장. 전국엔 500여 개의 폐차장이 있고,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장소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가보지 못한 그곳을 <다큐멘터리 3일> 제작진이 찾아가 보았다. 

 

사람은 이름을 남기고 폐차는 자원을 남긴다

 

자동차는 아직도 비싸고 귀한 존재다. 개인이 소유하는 물건 중에서는 항상 고가의 장비로 취급받는다. 그래서 자동차를 처음 사게 되면 그 어떤 물건보다 소중하게 다루기 마련이다. 

 

하지만, 세월 앞에 장사 없듯 열심히 달려온 자동차는 결국 폐차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오랜 세월 동안 견뎌낼 수 있게 제작된 정교한 기계는 폐차 후에도 사람들에게 다양한 부산물과 ‘쓸모’를 남긴다. 

 

폐차를 자동차가 가는 마지막 길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재활용되는 첫 단계라고 할 수도 있다. 해체된 여러 부품들 중에서도 엔진은 가장 비싼 값에 거래된다고 한다.

 

국내 연간 폐차량은 만 95만에 육박한다. 폐차되는 자동차 한 대당 700~1000킬로그램의 철이 회수되어, 결과적으로 연간 85만 톤 정도의 철을 재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자동차의 하나뿐인 이름 번호판

 

폐차는 폐차장으로 직접 차를 몰고 오거나, 견인 기사를 통해 폐차장에 도착하게 되면 서류 접수부터 시작된다. 서류 심사를 마친 차는 등록말소증을 발급받는다. 그리고 제일 먼저 번호판 제거 작업에 들어간다. 사람이 죽으면 주민등록증을 말소하듯 차량도 이름을 제거해 주는 것이다. 범죄 악용 등을 고려해 반으로 쪼개진 번호판은 한 곳에 모아 폐기한다. 한 번 부여된 번호판 넘버는 다시 생성되지 않는다. 말 그대로 세상에 하나뿐인 차의 ‘이름’인 것이다. 

 

폐차장 그 공간의 진짜 얼굴

 

흔히 드라마나 영화에 노출된 폐차장의 모습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폐차장은 범죄가 일어나는 곳이나, 어둡고 지저분한 곳으로 묘사되어 왔다. 하지만, 폐차장 또한 누군가의 일터이다. 요즘은 발전된 기술력만큼 폐차 작업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고 한다.

 

폐차장에서는 자동차의 연식별 다양한 부품도 확보할 수 있어 원하는 물건들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고 한다. 

 

소중한 자원의 재활용 창구로서 소멸이 아닌 재생의 공간, 폐차장. 다큐멘터리 3일 제작진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떠나는 그 순간까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고 가는 자동차의 이야기를 기록했다.

 

<다큐멘터리 3일> 663회,『산산이 부서진 그대여 – 인천 폐차장 72시간』은 오는 2월 21일 밤 11시 05분 KBS2 TV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jjubika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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