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6:20 (금)
김영철의 동네 한바퀴, 머물고 싶다 – 충북 제천
김영철의 동네 한바퀴, 머물고 싶다 – 충북 제천
  • 정시환 기자
  • 승인 2021.03.13 1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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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의 동네 한바퀴, 머물고 싶다 – 충북 제천
김영철의 동네 한바퀴, 머물고 싶다 – 충북 제천

 

[스페셜타임스 정시환 기자] 산과 호반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도시 충북 제천에 2021년 1월부터 저탄소 친환경 KTX-이음 열차가 운행을 시작했다. 덕분에 서울에서도 딱 1시간. 제천은 전국팔도와도 언제든 가깝게 만날 수 있는 이웃 도시가 됐다. 제천과의 첫 만남, 그 설렘을 가득 안고 <김영철의 동네한바퀴> 백열세 번째 여정을 출발한다.

 

한 폭의 수묵화처럼 제천의 산천이 한눈에! 청풍호반 케이블카

 

청풍면 물태리에서부터 2.3km 구간을 운행하는 청풍호반 케이블카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산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는 케이블카다. 단 10분이면 비봉산 정상에 올라 제천시내와 소백산맥의 웅장함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곳. 배우 김영철은 한 폭의 수묵화처럼 펼쳐진 청풍호반의 풍광을 감상하며 오늘은 또 어떤 동네에서 어떤 이들을 만나게 될지 기대해 본다.

 

사계절 달달한 조청이 졸여지는 곳, 곰바위 마을

 

마을 어귀에 곰모양의 바위가 있었다 하여 예부터 곰바위 마을이라 불려온 제천 금성면의 한 산골마을. 고구마나 고추 농사를 짓던 평범한 마을에 불현듯 새로운 변화가 찾아왔다. 바로 ‘농한기에 마을 돈을 모아 여행을 가자!’는 목표로 마을사람들이 다함께 조청을 끓이기 시작한 일. 어릴 적 집안 어르신들 제사 때 올리던 쌀조청을 연구하고 발전시켜 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시사철 조청을 끓이고 있단다. 나고 자란 고향땅에서 옛 추억으로 즐거운 곰바위 마을의 달달한 이웃들을 만난다.

 

시멘트 공장 노동자였던 아버지를 향한 보양 밥상, 황기구절탕

 

석회암 사질토양이 발달한 제천은 좋은 약초가 많이 나 서울, 대구와 함께 3대 약령시가 있는 도시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배우 김영철은 제천 봉양읍에서 15년째 건강 밥상을 차리고 있다는 강은순 사장님을 만난다. 시멘트 공장 노동자였던 아버지를 위해 약초 음식을 만들었던 어머니의 레시피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 했다는 사장님. 특히 황기와 함께 삶아낸 닭 육수로 밥을 짓고 아홉 가지 재료를 올려 먹는 황기구절탕은 그리운 아버지의 기억과 향이 배어있다는데. 보양 밥상에 담긴 사장님의 애틋하고 소중한 마음을 만난다.

 

고대저수지 의림지, 제천 시민들의 사계절 힐링 공간이 되다

 

1세기 마한시대에 건설되어 신라 진흥왕 때 증축한 것으로 알려진 고대저수지 의림지. 매년 봄마다 아이들을 데리고 소풍을 나왔던 가족들의 추억과, 맞선을 보고 두 손 잡으며 산책하던 풋풋한 마음까지 모두 머물러 있는 이곳은 제천의 랜드마크이자 제천시민들이 사랑하는 힐링 공간이다. 배우 김영철도 잔잔한 산책길을 걸으며 잠깐의 여유를 누려본다.

 

억세고 질기게 지켜온 인생, 전통빗자루 명인을 만나다

 

마당부터 안방, 부엌 구석구석까지. 쓰이지 않는 곳이 없었던 전통빗자루는 우리 삶에 녹아들어있는 생활필수품이었다. 하지만 진공청소기와 공장에서 찍어낸 플라스틱 빗자루, 값싼 중국산 물건이 대거 유입되면서 전통빗자루를 매던 가게들은 점차 사라지게 됐다는데. 배우 김영철은 제천 원도심에서 오늘도 온 힘을 다해 수숫대를 엮는 이동균 할아버지를 만난다. 한여름 삼복더위에 갈대와 부들을 채취해야하고 억세고 질긴 재료들을 다루느라 발도 굳었지만, 내가 하지 않으면 사라진다며 오늘도 제 자리를 지키는 할아버지. 12살 때부터 68년 동안 평생 빗자루만 바라온 그의 외길인생을 엿본다.

 

쫀득하고 달콤하게! 인생을 빚는 3대 찹쌀떡 가족

 

간판은 분식점이지만 찹쌀떡과 도너츠 단 두 가지 메뉴만 판매하는 찹쌀떡집이 있다. 일찍 떠난 남편이 지어준 집에서 홀로 5남매를 키워온 어머니, 뜨거운 찹쌀떡 반죽을 빚어내느라 지문이 닳아버린 맏며느리 지경순 씨의 삶이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는 곳. 60년이 넘도록 매일 7~8시간씩 새로운 팥소를 끓여내는 집안의 방식은 5년 전부터 합세한 손주 남매에게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3대의 세월과 정성이 녹아든 찹쌀떡과 도너츠를 맛본다.

 

물이 빠지면 보이는 그리운 내 고향, 대류마을에 살다

 

‘내륙의 바다’로 불릴 만큼 담수량이 큰 청풍호는 1985년 충주댐이 건설되어 61개의 마을이 잠기며 생긴 인공호수다. 큰 버드나무가 많아 대류(大柳)리, 한버들이라 불렸던 마을도 그때 수몰되고 마을사람들 중 3분의 1만이 500미터 남짓한 산 위로 이주해 지금의 자리에서 살고 있다. 댐의 수위가 낮아지는 농한기에는 당시 수몰된 고향땅이 고스란히 보인다는 이곳. 19살에 시집와 아이들 키우던 고향집을 청풍호에 묻고. 이제는 홀로 자리를 지키는 87세 노순예 할머니의 망향가를 들어본다. 

 

새로운 풍경과 계절을 음미하며 걷기 좋은 동네. 세월이 흘러도 제 자리에서 옛 추억과 역사를 지켜가는 이웃들이 살아가는 곳. 그래서 더 눈길이 가고 더 오래 머물고 싶은 충북 제천 편이 3월 13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제113화. 머물고 싶다 – 충북 제천] 편에서 공개된다. 

jjubika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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