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21:20 (화)
[영상뉴스]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경기도 가평 자라섬, 통잣 만두, 잣나무 군락, 작은 미용실, 수육 집 별 바라기 천문대
[영상뉴스]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경기도 가평 자라섬, 통잣 만두, 잣나무 군락, 작은 미용실, 수육 집 별 바라기 천문대
  • 정시환 기자
  • 승인 2022.03.17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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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타임스 정시환 기자] 안녕하세요 인터넷언론사 스페셜타임스의 영상뉴스팀 입니다.

 

이번 소식은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경기도 가평 자라섬, 통잣 만두, 잣나무 군락, 작은 미용실, 수육 집 별 바라기 천문대 관련 뉴스입니다.

 

경기도 최동부, 전체 면적의 81%가 산지인 경기도 가평군. 강원도와 등을 맞대 겨울이 유난히 매섭기로 유명한 가평에도 또 한 번 봄이 찾아왔다. 이제 봄꽃이 피고 다시 계절이 바뀌면 이곳은 수상 레포츠를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일 것이다. 아직은 고요한, 하지만 매일 조금씩 겨울을 밀어내는 가평의 새봄은 어떤 모습일까.

 

162번 째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에서는 태양을 따라 고개를 내미는 꽃봉오리처럼, 조금씩 채도를 높여가는 산과 강처럼 오랜 기다림 끝에 더 빛날 경기도 가평의 봄을 한 발짝 더 먼저 걸어본다.

 

북한강 물길 따라, 자라섬.

 

북한강 한가운데 떠있는 모래섬, 자라섬 남도 가는 길목을 지난다. 1943년 청평댐 건설 후 여름만 되면 물에 잠기던 이곳은 삐죽이 고개만 내민 자라 같았단다. 자라목이라 불리는 늪산을 바라보고 있다고 해서, 자라를 닮은 작은 언덕들이 있다고 해서. 자라섬이라는 이름엔 다양한 설이 있지만 누구도 그 시작은 알지 못한다. 그저 섬 전체가 개발 제한에 묶여 오랫동안 사람의 손이 닿지 않던 사이, 섬 본연의 모습 그대로. 울창한 자연의 일부가 된 자라섬은 2004년 이후 재즈와 캠핑의 성지로 탈바꿈 했다는 것이다. 이제 자라섬은 커다란 하나의 꽃 정원이 되어 많은 이들을 기다린다. 넓은 잔디광장 위로 스민 땅의 온기가 다가올 계절의 축제를 준비한다.

 

통잣 만두를 개발한 남편의 남다른 아내 사랑.

 

강원도와 인접해서일까. 가평엔 유달리 막국수 집이 많다. 그중 외관이 눈에 띄는 한 가게를 방문해보는데. 가평 아니랄까 한 그릇 가득 쌓인 잣 사발이 보인다. 막국수에 잣이 들어갈 리는 없고, 지역 특색을 살려 이집 사장님은 잣 만두를 직접 만드셨단다. 그런데 가게 중앙에 위치한 잣 껍데기 난로며, 생전 처음 보는 화투 시계까지. 동네의 엉뚱한 발명가를 자처하는 그는 정식 인정받은 특허만 3개. 여기에 방문객들을 위한 마술쇼는 덤이라고. ‘발명왕’에 이은 사장 남궁형삼 씨의 또 다른 별명은 ‘마당발’. 토박이답게 동네 이웃이 모두 가족 같은 그는 청년 시절부터 여기저기 불려 다니다가 ‘장’만 수어 개를 맡았다는데. 여기에 속 썩는 건 한 지붕 아래 사는 아내 뿐. 스무 살에 홀딱 속아 시집 왔다는 그녀는 아직도 남편에게 속고, 또 속는 중. 30년 전 카운터만 보라는 약속은 공수표였는지, 남편이 발명한 잣 만두조차 만들고 파는 건 결국 아내의 몫이다. 그래도 연신 남편만 보면 얼굴이 밝아지는 아내. 잣 만두 한 그릇에 잣보다 고소한 이 부부만의 사랑법을 들어본다.

 

MT 명소에서 딸을 기억하는 미술관으로.

 

가평은 높은 산만큼 산자락 너머 굽이굽이 흐르는 계곡도 많다. 명지산과 연인산 사이, 청정 물길을 자랑하는 백둔계곡 인근을 향한다. 민가도, 식당도 없는 그곳에 웬 미술관이 있다. 이곳 백둔리가 고향인 관장, 남궁원씨에게 이곳은 한때 MT 숙소를 운영하던 곳이었다. 과연 외관부터 내부 시설까지. 대학생 MT를 경험했던 이들이라면 고개를 끄덕일만한 구조다. 그런데 왜 그는 이곳을 미술관으로 바꾼 걸까. 2000년대 초반 이후 변화한 MT 문화 탓도 있지만 관장 남궁원 씨에겐 22년이 지나도 덮을 수 없는 아픈 존재가 있다. 바로 급성 백혈병으로 26세에 세상을 떠난 딸이다. 피아니스트를 꿈꿨던 딸은 아버지의 자랑이자 꿈이었다. 그러나 어느 날 문득 훌쩍 떠난 딸을 붙잡을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 대신 그는 떠난 딸을 위해 이곳에 작은 집을 지었다. 딸이 묻힌 이 소나무 숲에서, 그는 매일 딸과 대화를 나눈다. 그에게 이 터는 고향이자, 수많은 청춘들이 젊음을 불태웠던 곳. 더불어 채 꽃피우지 못하고 스러져 간 딸을 만나는 유일한 집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잣나무 군락, 잣 향기 푸른 숲.

 

가평의 특산물 하면 역시 잣이다. 1454년 세종실록지리지에서부터 기록된 가평 잣은 그 역사를 짐작하기 힘들 정도로 오랜 세월, 가평의 명물이 됐다. 고산지대, 한랭기후, 겨울철 긴 일조 시간, 배수가 양호한 토양. 최상급 잣이 자랄 수 있는 이 조건은 깊은 산자락으로 이어진 가평의 자연환경과 완벽히 들어맞았다. 전국 100대 명산 중 5개의 산을 가진 가평에는 어딜 가나 잣나무가 보인다. 이중에서도 축령산 잣나무 숲은 국내 최대 규모의 잣나무 군락지이기도 하다. 숲길 군데군데 보이는 잣송이를 주우며 곧고 높게 뻗은 잣나무들을 바라본다. 수령 80년 이상의 잣나무 림은 가평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평화의 시간을 선사한다. 

 

가족은 나의 힘! 3대 째 목수 아버지와 딸.

 

가평을 오가다보면 유독 한옥들이 보인다. 이 모든 집을 지은 건 아니겠으나 3대 째 가평군의 한옥을 책임지는 이가 있다. 바로 자칭 ‘동네 목수’라는 피부원씨다. 시대가 흘러 100% 전통 방식 그대로를 따를 순 없지만 할아버지 대부터 대대로 이어온 노하우는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그의 자산이다. 다만 작은 나무가 아닌 큰 집을 지어야 하는 한옥 목수, 대목장의 운명은 그리 녹록할 리 없다. 특히 스물여섯, 딸 피소연 씨 눈엔 더더욱 그렇다. 안전장치 하나 없이 지붕을 오르고 무기 같은 나무들을 자르고 다듬는 건 언제나 큰 위험을 수반한다. 그래서 딸은 할 수 있는 한 오래도록 아빠 곁을 지키기로 했다. 딱 이 나이 즈음 아빠가 직접 지었던 한옥에서 카페를 열고 일하며 아빠의 작업장 곳곳을 따라다니기로 한 것이다. 모든 혼을 불태워 집을 짓고도 매 년 매 순간이 고비였다는 아빠에게 딸은 삶의 목표가 되었다. 그리고 딸 또한 아빠의 한옥에서 새로운 꿈을 키워나간다. 아빠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안고 딸은 오늘도 무사히, 하루의 끝을 바라본다. 

 

‘작은 미용실’의 은둔 고수, 다시 찾은 인생의 봄날.

 

서울에서 한 시간 남짓. 가평은 도시를 떠나고 싶은 귀촌인들의 꿈같은 터전이다. 도심과 가까우면서도 청정 자연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연고 없는 곳에서 새롭게 뿌리 내린다는 건 큰 용기가 필요한 일. 귀촌 20년차 한경숙 씨가 이곳에 온 건 그 결심, 큰 도전이 절실했기 때문이었다. 잘 가꿔진 정원, 5년에 걸쳐 직접 지은 집. 그 너른 풍경을 눈에 담기 위해 어느 날 갑자기, 그녀는 잘 나가던 미용실 원장 자리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열일곱에 시작해 서른아홉까지. 정상을 향해 모든 걸 쏟아 부었던 그녀에게 미용은 삶 그 자체였다. 하지만 돈도, 명예도 건강과 행복을 채워줄 순 없다는 걸 깨달은 마흔 살. 전국을 돌던 그녀는 그렇게 가평을 인생의 종착지로 결정했다. 화려한 가게도, 세계 대회 일정도, 빌딩도 이젠 기억 속 옛 일이 됐다는 경숙 씨. 지금은 그녀를 포근히 안아준 이 동네에서 8.26 제곱미터(2.5평) 작은 미용실을 운영한다. 시내로 나가기 힘든 동네 어머니들과 돈 대신 사계절 농작물을 나누며 산다. 비로소 그녀는 그토록 헤매던 행복에 가까워졌다.

 

언젠가 돌아올 당신을 위해, 가정집 수육 집.

 

겨울을 지나 봄, 다시 여름이 되면 가평을 찾는 이들이 늘어간다. 가평역에서 가까운 곳에서 나고 자란 이두자(52) 씨는 한평생 그렇게 오고 가는 이들을 봤다. 그러나 그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밥집 아줌마’가 될 줄이야, 꿈에도 몰랐단다. 요리가 재밌었던, 맛있는 걸 먹고 나누는 게 행복했던 두자 씨의 목표는 사실 궁중요리 연구가였다. 이 때문에 마흔 살에 늦깎이 대학 입학도 했었다. 하지만 공부보다 먹고 사는 게 절실한 현실 속에서 결국 가정집에 식당을 열 수밖에 없었다는데. 문제는 주객전도. 공부는 영 뒷전이 되고 식당 일에 올인 하게 됐다는 것. 먼 곳에서 오고 가는 손님들의 ‘잘 먹었어요. 내년에 또 올게요.’라는 바로 그 한 마디 때문이었다. 손님들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쌓이고 쌓여 이상하게 이 가게를 비울 수 없었다는 두자 씨. 이제 그녀는 하루 4시간 취침시간을 제외하고 온종일 가게 가마솥 앞에서 수육을 삶는다. 올 봄, 또 다시 찾아올 그 고마운 얼굴들을 위해서.

 

별 헤는 낭만, 가평 유일 ‘별 바라기’들의 천문대.

 

명산이 어깨를 겨누는 가평의 밤은 때로 낮보다 아름답다. 쏟아지는 별들과 그 별을 쫓는 사람들의 반짝이는 눈빛. 자타공인 ‘별 바라기’ 김상종 씨가 도시의 삶을 접고 이 외진 산자락에 온 것도 오직 별 때문이었다. 도시에서도 별이 보이던 어린 시절, 직접 망원경까지 만들 정도로 별이 좋았던 그는 매일 밤 혼자 보는 이 광경이 아까워 천문대를 열었다. 그리고 12년 전, 이곳에서 의미 있는 인연도 만났다. 그중 하나는 중학교 1학년, 현장학습 차 처음 이곳을 찾았던 천세환 씨다. 세환 씨는 그 때 이 천문대에서 봤던 순간을 잊지 못해 스물다섯, 천문학과 연구실이 아닌 이곳으로 왔다. 학생이 아닌 직원으로, 그곳에서 그는 14살 첫 방문 때와는 다른 또 다른 꿈을 키워간다. 별 헤는 낭만. 두 ‘별 바라기’들이 하나의 별자리처럼, 가평의 길고 어두운 밤을 밝힌다. 

 

인생의 새봄을 기다리며 가슴 속 희망을 품고 사는 사람들의 동네. 경기도 가평의 이야기는 3월 19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162화 기다렸다 새봄 경기도 가평 편에서 공개된다.

 

이상 스페셜타임스의 영상뉴스팀이었습니다.

jjubika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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