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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동행' 제361화 이천 원과 금메달, 선혁이에게 전국체전 우승이 간절한 또 다른 이유
KBS '동행' 제361화 이천 원과 금메달, 선혁이에게 전국체전 우승이 간절한 또 다른 이유
  • 정시환 기자
  • 승인 2022.06.10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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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동행' 제361화
KBS '동행' 제361화

 

[스페셜타임스 정시환 기자] 경북 포항시의 한 주택, 이곳엔 이른 새벽부터 아침 준비로 분주한 소년이 있다. 바로 유도 유망주이자 효자로 통하는 선혁이다. 새벽 훈련을 앞두고 있어도 아빠의 식사만큼은 꼭 챙기고 집을 나선다는 선혁이. 새벽같이 일어나 등교하는 것만으로도 벅찰 텐데, 선혁인 한 번도 아빠의 식사 챙기는 걸 놓친 적이 없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유도를 시작했고, 순위권에 들어 메달 받은 것만 해도 여러 번이라는 선혁이. 2년 전엔 유도로 유명한 구미의 중학교에 스카우트 됐다. 기숙사 생활을 하며 운동에 전념할 수 있었지만, 갈수록 몸 상태가 안 좋아지는 아빠 곁을 지키기 위해 전학을 왔다는 선혁이. 집에서 학교까지는 버스로 약 두 시간. 힘들게 훈련받고, 집에 돌아오면 빨래와 설거지 등 밀린 집안일까지 해야 하지만, 선혁인 아빠 곁에 있는 지금이 훨씬 행복하단다. 운동하랴, 아빠를 보살피랴 늘 바쁜 선혁인 세상에 하나뿐인 아빠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해낼 수 있다.

 

아들 선혁이를 위한 이천 원

 

스물셋 어린 나이에 결혼해 선혁이를 얻었던 아빠 정우화 씨(40세). 하지만 결혼생활은 쉽지 않았고 선혁이가 돌이 됐을 무렵 우화 씨는 아내와 이혼했다. 어머니에게 선혁이를 맡기고 크레인 장비 일을 하며 돈을 벌었던 우화 씨. 건강이 무너진 건 한순간이었다. 4년 전, 뇌출혈에 이어 시각장애를 얻고 혈액 투석을 시작해야 했던 우화 씨. 모든 건 그동안 앓았던 당뇨의 합병증이었다. 하루아침에 장애인이 된 우화 씨는 어머니의 도움을 받으며 선혁이와 함께 살았지만, 작년 7월 어머니마저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중학교 3학년 아들 선혁이의 유일한 보호자가 됐지만, 생계비에 어머니가 남긴 빚까지 갚아야 해 늘 빠듯하게 사는 우화 씬 아들의 버스비조차 따로 챙겨놓을 수 없다. 동전만 가득한 저금통에서 아들 선혁이의 하루 버스비 이천 원을 충당하곤 한다는데... 아들 선혁이가 백 원짜리, 십 원짜리 동전들을 들고 다니기 불편할까 봐 늘 천 원짜리 지폐로 바꿔놓는다는 우화 씨. 아빠가 선혁이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

 

아빠를 위한 금메달

 

무릎 부상으로 통증이 심해지는 와중에도 꾹 참고 운동하는 선혁이는 요즘 훈련에 더 열을 올린다. 지난 4월, 전국소년체육대회 대표선발전 경북대회에서 1등으로 선발돼 전국소년체육대회 출전권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며칠 앞둔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훈련한다는 선혁이. 우승이 간절한 덴 이유가 있다. 가족을 위해 살던 할머니가 생전에 빚을 지게 되었고, 그 빚이 아빠의 무거운 짐이 되었기 때문이다. 기초수급비와 장애연금을 받아 생계를 꾸리고 빚도 갚아야 하는 아빠, 소액씩 꾸준히 갚아왔지만 190만 원 연체에 대한 재판이 열린다는 통보를 받고 아빠는 잠도 못 이뤘다. 그런 아빠를 위해 전국체전 메달리스트에게 주어지는 격려금이 꼭 필요하다는 선혁이. 아빠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방법은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뿐이라는데... 과연 선혁이는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까. 

jjubika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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