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1:20 (금)
인간극장, “22학번 김윤자입니다” 60세 목장 아줌마의 새내기 라이프!
인간극장, “22학번 김윤자입니다” 60세 목장 아줌마의 새내기 라이프!
  • 정시환 기자
  • 승인 2022.07.09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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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22학번 김윤자입니다” 60세 목장 아줌마의 새내기 라이프!
인간극장, “22학번 김윤자입니다” 60세 목장 아줌마의 새내기 라이프!

 

[스페셜타임스 정시환 기자] 새벽 3시, 식구들이 단잠에 빠져있을 시간에 가장 먼저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김윤자(60) 씨가 두건에 장화까지 완전 무장을 하고 가는 곳은 집 바로 옆의 목장이다.

 

“가자, 가자” 외치며 젖소들을 깨워 새벽 착유를 마치면, 곧바로 남편 김병길(63) 씨와 고향으로 내려와 목장 일을 돕는 아들 김지호(36) 씨의 아침밥을 챙긴다. 그리고 서둘러 거울 앞에 앉아 꽃단장을 한다. 일복에서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립스틱 바르고 마스카라로 속눈썹까지 올리면 변신 완료다. 이렇게 새벽부터 부지런을 떠는 이유는 올해 22학번 대학생이 되었기 때문이다.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는 아내도 엄마도 아닌 오로지 김윤자의 시간이다.

 

설레는 등굣길에는 항상 동갑내기 친구들, 청일점 김진성 씨와 시집와서 만난 30년 지기 친구 이인숙, 이화자 씨가 함께한다. 일명 ‘대산 사총사’로 불리는 이들은 늦깎이로 같은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올해 같은 과 대학 동기가 됐다.

 

정읍 시내에 있는 한 전문대학의 ‘방송연예미디어학과’에 함께 입학한 것인데, 다른 학과보다 만학도 비율이 높아 17살 최연소부터 80살 최고령이 한데 어우러져 수업을 듣는다. 연극배우와 리포터를 해보고 싶어 이 과를 선택한 윤자 씨는 난생처음 드론을 날려보고 카메라도 잡아보고, 가을에는 정읍에서 열리는 연극제에 ‘주막 아줌마’ 역을 맡아 배우로 나서게 됐다. 남다른 친화력에 열정, 추진력까지 갖췄기에, ‘방송연예미디어학과’가 이보다 적성에 더 잘 맞을 수가 없다. 수업마다 새로운 걸 배우고 경험하니, 윤자 씨 지금 꿈같은 세월을 사는 것 같다.

 

넉넉지 않았던 집안 형편 때문에 14살에 재봉 일을 하며 생업전선에 뛰어들었던 윤자 씨는 21살에 지금의 남편과 만나 불갑사에서 첫 데이트를 했다. 남편 병길 씨의 집까지 함께 걸어갔던 윤자 씨는 도착해서 시어머니가 차려준 밥 두 공기를 먹고는, 그날로 시댁에 눌러앉아 살기 시작했다.

 

결혼해서 수박 농사를 지었지만, 여러 번 실패를 겪으며 오히려 빚만 늘었었다. 결국, 23년 전 농사를 접고 젖소 다섯 마리로 목장을 시작했다. 부부가 잠을 줄여가며 열심히 일한 덕분에 목장도 자리를 잡았다. 마침내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생기자 다 마치지 못한 공부를 하겠다고 결심한 윤자 씨는 그렇게 쉰다섯에 중학교에 입학해 다시 학생이 되었고, 올해 당당히 22학번 대학생이 되었다.

 

윤자 씨를 보고 용기를 얻어 다시 학교에 간 친구도 여럿이다. 대학 졸업하자마자 결혼해 살림만 했던 딸 희란(38) 씨도 자극을 받아 병원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어느덧 대학 첫 기말고사가 다가오고, 시험 기간에 딸에게 따뜻한 밥 한 끼라도 먹이려 친정엄마 신점순(84) 씨가 한달음에 달려오셨다.

 

대학생이 되어 공부하는 것이 꼭 엄마에게 효도하는 것만 같은, 나이 육십에 비로소 자신을 찾아 하루하루가 가슴 벅차다는 윤자 씨의 찬란한 나날은 11~15일 오전 7시 50분 KBS 1TV ‘인간극장’에서 공개된다.

jjubika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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