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17:20 (목)
[직업탐방] 타투이스트 이솝, 나만의 액세서리를 찾는다면
[직업탐방] 타투이스트 이솝, 나만의 액세서리를 찾는다면
  • 강현구 기자
  • 승인 2022.08.18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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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타투이스트 이솝
사진= 타투이스트 이솝

 

인간의 오감 중 가장 직관적인 감각이 있다면 아마 시각일 것이다. 그런 점을 절묘하게 파고 들듯 인류의 역사는 치장의 역사라 봐도 무방할 정도로 악세사리들과 함께 발전해왔다. 고대 인류는 큼지막한 목걸이나 귀걸이를 통해 신분을 과시하려 했으며, 문화권마다 존재하는 고유한 의복과 머리장식은 우리가 본디 얼마나 악세사리에 진심인 존재들인지 보여준다. 현대에 이르러 시계, 반지, 팔찌, 헤어밴드 등의 악세사리는 어느덧 개인의 가치관을 표현하거나 각자의 분위기를 형성하는 자아실현의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여기 세상에 둘도 없는 자신만의 악세사리를 그려주는 사람이 있다. 부드러운 선이 주는 편안함을 사랑하는 타투이스트 이솝이다.

Q. 타투이스트로서의 첫 걸음은 언제인가?
A. 학창시절부터 손글씨, 작은 그림들을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그렇게 예고에 진학해 순수 미술을 준비하며 진로에 대한 고민을 조금씩 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순수 미술이 생각보다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이 정말 많지 않다. 그러던 중 교감 선생님으로부터 타투이스트라는 직업을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고, 그때부터 타투이스트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었다. 결정적으로 타투이스트의 길을 선택한 계기는 타투이스트 NOVO의 작품을 본 뒤이다. 

Q. 많은 타투 방식 중 라인워크와 레터링을 전문으로 하는 이유는?
A. 사실 남자 타투이스트 중에서는 드문 케이스이긴 하지만, 학창시절부터 손글씨랑 작은 그림들을 좋아했던게 자연스레 해당 분야로 이어진 듯 하다. 종종 레터링, 라인워크를 타투 입문코스로 블랙워크나 이레즈미 분야로 나아가기 전 튜토리얼 정도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손글씨 레터링 작업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또 타투이스트들 사이에서 꽤 희소한 싱글라인 바늘을 쓰면서 일종의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Q. 솝타투 손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다면?
A. 한 모녀가 함께 온 적이 있었다. 당연히 따님이 타투를 받으러 오셨구나 생각했는데 어머님이 받는다 하셨다. SNS 게시물들을 보다가 라인워크 타투를 접하고 따님 소개로 타투를 받으러 오셨는데,  참 신선하게 다가오면서 감동적이었던 순간 이었던 것 같다. 매번 ‘타투가 좀 더 대중화되었으면 좋겠다, 기성세대의 타투에 대한 인식을 바꿔보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지금 하고 있는 일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준 순간으로 기억된다.

Q. 타투의 대중화에 대한 말을 했는데 목표는 무엇인가?
A. 언젠가 사람들 모두 하나쯤 자신만의 타투를 가진 세상이 온다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향수도 옛날에는 귀족만 사용하는 사치품이였는데, 지금은 다양한 브랜드가 나오면서 많이 대중화 되었듯 말이다. 타투도 언젠가 그런 악세사리의 하나로 여겨졌으면 좋겠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지금 하고 있는 작업들을 좀더 발전시켜 아카데미를 통해 제자들을 가르치고 싶은 목표도 생겼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A. 타투는 해주는 사람(타투이스트)이 아닌 타투를 받는 사람에게 그 가치가 달렸다고 생각한다. 이에 저는 타투의 도안, 폰트 하나를 고를 때도 손님들이 직접 고르고 있으며, 설령 작은 라인워크라도 손님들이 타투에 의미를 부여하고 책임감을 갖게 하는 것이다. 특히 저는 작고 가벼운 타투를 추구하는데, 캐주얼하지만 직관적으로 봤을 때 아름답다라는 느낌을 주는 액세서리이다. 결혼 반지에 비유할 수 있는데 손가락 하나에 끼어 있지만 눈에 띄는 동시에 빼고 싶다고 마음대로 뺄 수 없는 것처럼. 

 

내가 만난 이솝이라는 타투이스트는 특유의 여유로움과 밝은 기운으로 상대에게 편안함을 선사해주는 사람이었다. 타투를 대중화시키려는 열정, 작은 작업에서도 창작의 기쁨과 보람을 얻는 성실함이 있기에 그가 그리는 라인은 얇을지라도 희미하지는 않다 생각한다. 

 

[스페셜타임스 강현구 기자]

jjubika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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