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26 21:50 (토)
'인간극장' 복숭아밭 억척 효녀 유청이로 살아가는 법?
'인간극장' 복숭아밭 억척 효녀 유청이로 살아가는 법?
  • 정시환 기자
  • 승인 2022.09.17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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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복숭아밭 억척 효녀 유청이로 살아가는 법?
'인간극장' 복숭아밭 억척 효녀 유청이로 살아가는 법?

 

[스페셜타임스 정시환 기자] 더운 여름 햇빛 아래, 복숭아밭을 진두지휘하는 유세연(40) 씨. 가녀린 체구지만 강단 있는 성격으로 지난 5년 부모님의 복숭아밭을 지켜오고 있다. 복숭아 철만 되면 눈에 밟히는 두 아들과 착한 남편은 칠곡 집에 두고, 부모님이 계신 의성으로 와 복숭아에 빠져 사는데, 남편 이상우(43) 씨는 그런 아내를 의성 심청이, ‘유청이’라고 부른다. 인당수에 몸을 던져 아버지를 구한 심청이가 있었다면, 경북 의성에는 아버지를 위해 복숭아밭으로 온 유청이, 유세연 씨가 있다.

 

 딸의 기억 속 아버지 수종(71) 씨는 늘 아팠었다. 심장이 나빠 두 번의 판막 수술을 했고, 5년 전에는 죽음의 문턱에서 기적적으로 심장이식 수술을 받고 삶의 끈을 부여잡았다. 스물다섯 이른 나이에 결혼한 세연 씨는 효도 한 번 못해보고 아버지를 놓치는 건 아닐까 덜컥 겁이 났다. 밀린 효도를 한다는 마음으로 주저 없이 아버지 곁으로 달려온 딸은 아버지를 살리고, 부모님의 피땀 어린 복숭아 농사를 지키고자 마음먹었다. 밤마다 고객 상담을 하고, 판매는 전량 인터넷 직거래로 전환했다. 처음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부모님과 애지중지 키운 복숭아는 줄줄이 매진, 점점 목소리가 커져 간다.

 

심장이식 후, 아버지는 어느 때보다 삶의 의욕이 넘친다. 세상에 복숭아가 없어 못 팔 지경이라니, 행복한 고민을 하다 올해 초, 땅을 새로 임대해 농사 규모를 넓혔다. 아버지의 속뜻이야 나중에 다 자식들에게 물려줄 거라지만, 당장 늙은 아내와 딸은 뙤약볕 아래 입에서 단내 나게 일을 해야 한다.

 

아픈 남편과 자식들 뒷바라지 하느라 아내 최명숙(70) 씨는 정작 자신을 돌볼 새가 없이 나이 들었다. 일찍 결혼해 집을 떠났다가 농사일을 도우며 부모님 곁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세연 씨 눈에 부쩍 나이든 엄마가 들어오고, 아버지를 살리고 나니, 이제는 아픈 엄마가 걱정된다. 올해는 그동안 미뤄 온 엄마의 다리 수술을 해보리라, 그러려면 부지런히 복숭아를 팔아야 한다.

 

사실, 세연 씨의 두 집 살림이 가능한 건, 그녀의 착한 세 남자 덕분이다. 속없이 착한 남편 이상우(43) 씨와 의젓한 두 아들 동건(15), 윤건(13). 5년 전 아버지를 살리겠다고 의성 친정으로 갈 때, 두 아들은 겨우 열 살, 여덟 살이었다. 투정 한번 부리지 않고 어느덧 자라 주말이면 엄마를 도우러 달려오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세연 씨는 부모님과 자식 사이에서 언제나 부모님을 먼저 선택했다. 남다른 효녀라 서운할 때도 있지만, 남편과 아이들은 묵묵히 효녀 유청이를 돕는다. 그동안 여름휴가는 언감생심, 여름에 태어난 둘째 윤건이의 생일도 제대로 챙겨주질 못했었다. 다함께 행복할 수는 없는 걸까 세연 씨의 고민이 깊어 간다.

 

제초기 모는 것도 척척, 세상 깐깐하게 복숭아를 선별하는 복숭아 완판녀. 성격이면 성격, 할 말 다하는 것까지 똑 닮은 아버지와 딸은 하루에도 몇 번씩 맺혔다 풀렸다를 반복한다. 불같은 두 사람 사이에서 질서를 바로잡는 엄마야말로 인생 내공의 소유자 되시겠다. 아버지를 살리고 복숭아 농사를 일으킨 의성 심청이, 유청이의 뜨거운 여름은 KBS 1TV <인간극장>에서 19일부터 만날 수 있다.

jjubika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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