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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땐뽀걸즈' 권혜지 작가가 규호쌤(김갑수)을 만나기 어려운 이유
'땐뽀걸즈' 권혜지 작가가 규호쌤(김갑수)을 만나기 어려운 이유
  • 정시환 기자
  • 승인 2018.12.21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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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I
사진= MI

 

[스페셜타임스 정시환 기자] KBS 2TV 월화드라마 ‘땐뽀걸즈’(극본 권혜지, 연출 박현석, 제작 MI, PCM 기준 총 16부작)의 권혜지 작가는 방송 전, “학창시절 이규호(김갑수) 선생님 같은 분을 만나는 일은 쉽지 않다. 일종의 간접경험을 제공하는 드라마였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그리고 지난 3주간의 방송을 통해 권혜지 작가가 왜 이런 이야기를 했는지, 시청자들은 “나도 학창시절 저런 선생님이 있었다면”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땐뽀반 아이들을 아끼고 보호하며 물심양면으로 뒷바라지 하고 있는 규호쌤(김갑수). 초임시절 공고로 발령이 났는데, “여가 학교가? 야들이 학생 맞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엉망이었다. 그러나 아이들과 지내며 느낀 건, 학생들의 문제가 아닌 “학교가 아들을 버렸다는 생각이 들대”였다. 그래서 어떻게든 학교에 다니게 만들기 위해 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못 알아듣는 국영수와는 달리 재미있는 댄스에 반짝거리는 아이들의 눈을 본 것이다. 교육제도나 학교를 바꿀 수 없으니 아이들이 스스로 버림받았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하는 것이 교사로서 규호쌤의 사명이었다.

 

그렇게 성과도 못내는 땐뽀반을 폐부하겠다는 교감의 압박에도 땐뽀반을 지켰고, 만기를 앞둔 적금을 깨 자금난을 해결했다. 아이들에겐 기업에서 후원을 받았다는 거짓말까지 하면서. 차곡차곡 모아둔 적금은 사라졌지만, 아이들이 맛있게 먹고,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가고, 예쁜 댄스복을 고르며 행복해하고, 즐겁게 춤을 추는 것, 그래서 진학이나 취업엔 도움이 안 될지 모라도, 좋아하는 것을 열심히 해서 오는 조그만 행복과 관계의 소중함을 느끼며 성장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규호쌤의 행복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아이들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특히 혜진(이주영)은 옳지 않은 방법으로만 발산했던 상처와 외로움을 친구 시은(박세완)에게 솔직하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마음을 열었다.

 

그러나 아이들은 각자의 사정으로 현실의 벽에 부딪히면서 땐뽀반에서 나갈 결심을 했고, 부모님 핑계를 대려고 했다. 규호쌤은 아이들의 대화를 문 밖에서 들어 알고 있었지만 아는 척 하지 않았다. 다만 엠티를 데리고 떠나 “쌤이 진짜 속상하다. 거짓말까지 해가 쌤을 속이는 거는. 혹시 뭐 고민이 있거나 힘든 일 있으면 솔직하게 쌤한테 얘기해라. 쌤은 괜찮으니까”라고 진심을 전했다. 아이들에게 스스로 솔직하게 이야기를 할 기회를 준 것이다. 2차 예선을 마친 땐뽀걸즈는 “쌤, 이제야 고백하는 건데 우리 다 같이 땐뽀 관둘라 켔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리고 규호가 알고 있었다고 답하자 모두가 눈물을 터트렸다. 말없이 자신들을 믿고 기다려준 규호의 마음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의 눈물이었다.

 

가장 빛나는 학창시절, 공부는 못해도 뭔가를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며, 진짜 어른이 아이들에게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되돌아보게 하는 규호쌤. 그러나 지난 방송에서는 혜진이 일으킨 사고로 인해 징계를 받게 되면서 다음 학기 전근이 결정됐다. 과연 규호쌤과 땐뽀걸즈는 이대로 이별을 맞게 되는 걸까.

jjubika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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