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21:20 (금)
[오늘뭐볼까? 13일 방송] 건축탐구 집, 어른이가 지은 집...강원도 고성 빨강 머리 앤의 집...충무로 자수성가한 남자의 놀이터
[오늘뭐볼까? 13일 방송] 건축탐구 집, 어른이가 지은 집...강원도 고성 빨강 머리 앤의 집...충무로 자수성가한 남자의 놀이터
  • 정시환 기자
  • 승인 2023.02.13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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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탐구 집, 어른이가 지은 집
건축탐구 집, 어른이가 지은 집

 

[스페셜타임스 정시환 기자] 강원도 고성, 푸른 바다와 설악산 끝자락에 위치한 오늘의 집은 외관부터 남다르다. 하얀 외벽과 익숙한 초록 지붕. 빨간 머리에 주근깨투성이 소녀가 살던 집 그대로 만화를 찢고 등장했다.

 

20대부터 빈티지 드레스를 입고 다니며 사람들의 이목을 끌던 건축주 안솔 씨. 만화 속 빨간 머리 앤과 닮은 외모와 성격 덕에 어린 시절부터 앤이라 불렸을 정도다. 자연스레 자신과 어울리면서도 하나밖에 없는 집을 꿈꿨던 건축주는 만화 속 집짓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만화 속의 집을 그대로 구현하기란 쉽지 않았다. 건축주를 가장 힘들게 한 건 바로 외장재로 쓴 적삼목. 가볍고 잘 썩지 않아 주로 지붕에 쓰이는 고가 자재인데, 이걸로 집 전체를 다 두르려다 보니 문제가 많았다. 구하기도 쉽지 않은데 방수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이중 삼중으로 겹쳐 붙여야 하니 생각 외로 큰 비용이 든 것. 게다가 지붕의 경사가 50도가 넘어 일반 지붕 작업에 비해 작업 시간이 3배나 길어졌다.

 

우여곡절 끝에 외장재 시공을 끝내고 나니 이번엔 페인트가 문제. 앤 집의 상징과도 같은 초록 지붕을 구현하기 위해선 나무의 적색을 덮어야 하는데, 색의 채도를 결정하는 것만 보름이 걸렸다. 벽체의 붉은빛을 없애기 위해선 하얀색 페인트를 5번이나 덧칠했다는 건축주.

 

그렇게 3개월을 계획했던 공사가 8개월 만에 끝났지만, 고생 끝에 낙이 오듯 건축주의 만족도는 최상이다.

 

남들과 다른 독특한 짓고 자신만의 취향 속에서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안솔 씨. 세상에 하나뿐인 특별한 집에서 늘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는다는 빨강 머리 앤의 집을 만나본다.

 

자수성가한 남자의 놀이터

 

시골에서 올라와 자수성가한 동훈 씨의 터전은 바로 충무로. 그는 과거 이곳에서 청춘을 보내며 많은 것을 얻었다. 이제는 충무로에 갚아야 한다고 생각한 동훈 씨는 거리 미술관을 조성하고, 예술축제를 벌이는 중이다.

 

예술통의 작품들을 지나 삼거리에 우뚝 선 세 채의 건물이 바로 오늘 소개할 집! 이 건물엔 특별한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는데···.

 

먼저, 사무공간으로 이용되는 왼쪽 건물 2층에 숨겨진 비밀은 바로 서까래! 옆집까지 길게 이어진 서까래는 원래 건물 세 채가 한 집이었다는 증거다. 대략 100년 전 지어진 적산 주택을 벽으로 세 등분해 지금은 세 채가 됐지만, 이전엔 일제강점기 시절 기생학교로 쓰였던 공간. 공사 당시 서까래 위에서 누군가 숨겨 놓았던 양산을 발견한 건축주는 서까래를 보존하기로 마음먹었다. 역사가 담긴 흔적을 남기기 위해 아예 새 지붕을 만들어 서까래를 감싸면서 공사 기간과 비용은 배로 늘었지만, 덕분에 이야기가 넘치는 집이 됐다는 동훈 씨.

 

건축주는 자신의 집을 놀이터라고 표현한다. 오토바이, 음악감상, 사진 촬영, 커피, 요리까지 취미 부자인 동훈 씨에게 이 집은 모든 것들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 그중에서도 그가 가장 위험하지만 동시에 가장 좋아하는 취미가 집짓기다.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성격이라 설계뿐 아니라 시공에 인테리어까지 직접 했다는 동훈 씨. 1층의 목공방에서 현재의 집이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인부들과 함께 작업하며 보름 정도를 안 씻고 일하는 건 기본이었다는 건축주.

 

동훈 씨의 집짓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이 모든 과정이 그저 행복하다는 그의 놀이터를 탐구해본다.

jjubika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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