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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리뷰] 실화탐사대, 열여섯 줄넘기 국가대표 선수의 고백 & 눈앞에서 살해당한 내 딸
[방송리뷰] 실화탐사대, 열여섯 줄넘기 국가대표 선수의 고백 & 눈앞에서 살해당한 내 딸
  • 정시환 기자
  • 승인 2021.10.25 1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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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실화탐사대
사진= MBC 실화탐사대

 

[스페셜타임스 정시환 기자] 어제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코치의 지속적인 성폭행과 폭언으로 국가대표를 포기한 16세 소녀의 이야기와 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남편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한 부인의 사건을 공개했다. 

 

국가대표 꿈을 포기한 열여섯 소녀...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한 코치 ‘우리는 연인관계였다?’

 

줄넘기 국가대표를 꿈꿨던 16살 소녀 지수(가명). 7살부터 각종 대회에서 메달을 휩쓸던 지수는 또래 친구들과 놀고 싶은 마음도 참아가며 자신의 꿈을 향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26세 국가대표 출신의 유명 코치를 만난 이후 지수의 꿈은 무너지고 말았다.

 

처음엔 지수를 세심하게 지도하고 보살폈던 A코치. 그 영향으로 지수의 실력은 눈에 띄게 성장했고, 올해 4월 마침내 열여섯의 나이로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그런데, 꿈을 이룬지 4개월 만에 부모에게 줄넘기를 그만두겠다고 선언했다. 지수가 밝힌 원인 제공자는 A코치였다.

 

[실화탐사대] 제작진에게 당시 상황을 털어놓은 지수의 말은 충격적이었다. 처음에 자신만을 위해 지도해주는 모습이 되게 좋았었는데, 지난해 3월 A코치의 집에 가게 된 그 날, 지수는 성폭행을 당했다. 끔찍했던 그 날 이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성폭행을 했고 감독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는 그의 요구를 거부하려면 심한 폭언과 협박이 이어졌다. A코치에게 벗어나려면 자신의 전부인 줄넘기를 그만두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 그 결과 지수는 1년 이상 장기간 지속된 반복적인 성폭행 피해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가지게 되었다는 소견까지 받게 되었다.

 

하지만 지수의 부모를 만난 A코치는 당시 15세였던 지수와 연인관계였다는 충격적인 주장을 했다. 더 충격적인 것은 A코치가 자신의 입장을 변호하기 위해 주변 선수들에게 탄원서 작성을 요청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지수의 부모는 도움을 요청했지만, 동료 선수들과 국가대표 감독, 줄넘기협회 관계자 모두 자신들은 몰랐던 일이라며 책임을 외면하는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을 화나게 했다.

 

모든 사람이 지수를 외면하는 상황에서 10살 때 코치에게 성폭행을 당한 후 17년의 투쟁 끝에 승소한 김은희 테니스코치가 지수와의 만남을 조심스레 요청했다. 지수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봤다는 김은희 코치는 자신의 경험에 의한 진심어린 조언을 해주고 지수를 안아주면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사건에 대한 A코치의 반론권 보장을 위해 [실화탐사대] 제작진은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묵묵부답이었고, 경찰은 피의자 A코치를 소환 조사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화곡동 일본도 살인사건, 그날의 진실...이혼소송중인 부인을 집으로 유인해 잔혹하게 살해한 남편

 

지난 9월 3일 오후 2시경, 자신의 아버지와 함께 옷을 챙기기 위해 이혼소송중인 남편의 집을 찾아간 희선(가명)씨. 몇 분후 희선씨는 남편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과다출혈로 사망했다. 

 

결혼 17년 차, 41세인 희선씨는 직장에서 만난 남편과 결혼 후 두 딸을 둔 평범한 가정주부로 보였다. 하지만 희선씨의 친구와 남동생은 희선씨가 수년 동안 남편에 의해 극심한 가정폭력과 의처증에 시달려왔다고 주장했다. 남편이 녹음기와 위치추적 앱, 그리고 차량 블랙박스 등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희선씨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해 왔다는 것. 심지어 가족과 친구들까지 연락을 끊게 해 6년 넘게 고립된 생활을 해야 했다. 충격적인 사실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희선씨의 남편은 침대 머리맡에 일본도라 불리는 장검을 놔두고 생활해 희선씨는 항상 두려움에 떨면서 생활 했던 것. 

 

희선씨의 첫째 딸이 기억하는 상황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아빠는 반찬이 마음에 안 든다고 밥을 던지거나 tv를 부수는 등의 행동을 해왔고, 자신이 보는 앞에서 엄마의 목을 조르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고 했다. 또한 부엌에서 식칼을 가져와 엄마를 협박하는 모습을 보고 무서움에 떨었다는 것. 그런 생활을 견디다 못한 희선씨는 올해 5월 말 이혼을 결심하고 두 딸을 데리고 집을 나와 숨어 지냈다.

 

희선씨가 집을 나간 후 남편은 희선씨의 남동생에게 지속적으로 연락해 욕설과 위협을 했고, 참다못한 가족들은 6월 24일 접근금지 신청을 했지만, 희선씨가 살해당하기 20일전 남동생의 집 앞까지 가해자가 찾아왔다. 사고가 난 9월3일까지도 접근금지 명령은 내려지지 않았던 것. 해당 가정법원에서는 9월 16일 이혼 첫 재판에서 접근금지 사전처분을 다룰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법원의 신속한 결정이 있었다면 희선씨는 죽음을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접근금지를 요청하는 당사자들의 절박한 상황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던 결정이 아쉬움을 남겼다.

 

유족들은 희선씨의 죽음은 계획된 살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남편이 첫째 딸에게 옷을 챙기러 오라는 연락을 했고, 비밀번호를 바꿔서 자신과 만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5분 만에 살해했다는 것. 그런데 사건 후 남편의 행동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목격자에 의하면 경찰에 체포된 후 너무도 차분한 얼굴로 연행되는 모습을 보였고, 사건 후 희선씨의 남동생에게 전화해 자신은 아무 기억도 안 난다는 얘기를 했고, 사건 현장에 있었던 희선씨의 아버지에게는 왜 자신을 말리지 않았냐고 탓하는 얘기를 하는 등 쉽게 보통의 상식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행동을 했다.

 

딸이 살해당하는 모습을 눈앞에서 본 희선씨 아버지의 ‘우리 손녀들이 똑똑히 쳐다보고 있으니 판결을 잘 내려 주셔서 엄벌에 처해주시길 바란다.’는 눈물어린 호소가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희선씨를 살해한 가해자 장씨의 재판은 11월 8일 열릴 예정이다.

 

우리 사회가 주목해야 할 이야기를 전하는 MBC [실화탐사대]는 매주 토요일 저녁 8시 50분에 방송된다.

jjubika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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