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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멕시코 법대생에서 소리꾼이 된 '난시 카스트로', 고국에서 민요를 노래하다!
'인간극장' 멕시코 법대생에서 소리꾼이 된 '난시 카스트로', 고국에서 민요를 노래하다!
  • 정시환 기자
  • 승인 2022.06.03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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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멕시코 법대생에서 소리꾼이 된 '난시 카스트로'
'인간극장' 멕시코 법대생에서 소리꾼이 된 '난시 카스트로'

 

[스페셜타임스 정시환 기자] 올해는 한국-멕시코 수교 60주년, 특별한 소리꾼이 고국 무대에 오를 준비를 한다. 그 주인공은 바로 멕시코에서 온 경기민요 소리꾼 난시 카스트로(27). k-pop을 좋아해 한국어를 배우던 멕시코 법대생은 우연히 아리랑을 듣고 인생이 바뀌었다. 독학으로 경복궁타령을 따라 부르며 경기민요 소리꾼의 꿈을 키워가던 난시. 결국 딸이 변호사가 되길 바라던 엄마의 반대를 무릅쓰고, 몰래 비행기표를 사서 혈혈단신 한국으로 날아왔다. 그로부터 4년 후,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경기민요를 전공하며, 작년에는 당당히 외국인 최초로 전수자 시험에 합격했다.

 

난시의 스승님은 국가무형문화재 경기민요 보유자인 이춘희 명창이다. 외국인 제자에게 노랫말 뜻부터 발음까지 맞춤형 수업을 하시는 인간문화재 스승님, 장차 멕시코에 경기민요를 알리겠다는 제자가 대견해 울컥하시는데... 사실, 두 사람의 인연은 멕시코에서부터 운명처럼 시작됐다고?! 스승님이 물려주신 한복과 인터넷에서 중고로 산 한복을 애지중지 다려 입고, 노래방에서는 ‘뱃노래’가 애창곡인 못 말리는 한국 사랑꾼. SNS에서 벚꽃 명소 석촌호수와 경복궁 등 서울 구석구석을 소개하며 한국문화 전도사가 다 됐다.

 

5년 전, 변호사가 되길 바랐던 엄마 몰래 한국에 왔던 난시. 올해 5월 어엿한 한국의 소리꾼이 되어 고국 멕시코 무대에 초대를 받았다. 처음 엄마 앞에서 노래할 생각에 긴장된다는데. 한예종 선후배 사이인 판소리꾼 서의철 씨와 그가 이끄는 국악단과 의기투합한다. 장장 2주간의 해외 공연, 맹연습 끝에 드디어 난시와 서의철 가단이 멕시코로 날아간다! 하지만 도착하자마자 공연팀 차가 고장 나고, 애지중지 실어온 악기가 부서지는 아찔한 사고까지,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는데...

 

멕시코에 부는 뜨거운 한류 바람을 타고, 드디어 한국-멕시코 수교 60주년 기념 공연이 시작된다! 흡사 연예인급 인기를 누리며 무대를 마친 난시, 객석에서 엄마를 보자마자 울컥하는데... 다음 날,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난시가 멕시코시티 시의회에 나타났다. 난시의 사진이 내걸리고, 취재진이 모여드는데, 대체 무슨 일일까? 코로나19로 무대가 고팠던 젊은 국악인들, 난시의 고향에서 처음으로 국악 버스킹도 펼쳐 본다. 난시 엄마의 멕시코 집밥으로 기운을 내고, 무려 7시간을 달려 도착한 과달라하라. 긴 여정에 지칠 만도 하지만 무대 위에 오르는 순간, 가슴 뜨거운 환호성에 다시 한 번 신명 나는 무대를 선보인다.

 

꿈같은 멕시코 공연을 마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난시. 스승의 날을 맞아, 예쁜 꽃다발을 들고 이춘희 선생님께 향한다. 성공리에 해외 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제자가 그저 대견한데... 며칠 후, 청계천 문화광장에 이춘희 명창부터 국악계 원로들, 국악을 배우는 학생들이 모여든다. ‘국악교육 축소 반대’를 위해 국악인들이 함께하는 국악문화제, 난시가 처음으로 스승님과 함께 무대에 올라 아리랑을 부른다! 장차 멕시코뿐 아니라 세계에 한국 전통음악을 알리고 싶다는 당찬 멕시코 소리꾼- 난시의 꿈은 지금부터다. 

jjubika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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