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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뭐볼까? 13일] '동네 한 바퀴' 이만기, 아라가야의 역사가 숨 쉬는 ‘경상남도 함안’에 가다!
[오늘뭐볼까? 13일] '동네 한 바퀴' 이만기, 아라가야의 역사가 숨 쉬는 ‘경상남도 함안’에 가다!
  • 최선은
  • 승인 2023.05.11 2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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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제공
사진= KBS 제공

 

[스페셜타임스 최선은 기자] 1500년 전 아라가야의 유서 깊은 역사와 찬란한 문화를 간직한 경상남도 함안. 고려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함께 평안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곳. 동네 한 바퀴 220번째 여정은 유구한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경상남도 함안으로 떠나본다. 

 

▶ 추억 속 옛집이 선물한 행복! 꿈을 담은 한옥 미니어처 

 

아라가야의 옛 도읍지였던 가야읍을 거닐다 정원을 가꾸던 부부를 만난다.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가정집인가 싶었던 곳의 정체는 바로 한옥 미니어처 전시관. 기와 개수부터 기둥의 길이와 굵기까지 실제 한옥을 그대로 축소시켜 만든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된 곳이다. 평생 분재 일을 하다 은퇴 후 고향으로 돌아오니 어린 시절 살았던 초가집이 생각나 미니어처로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옥, 사찰, 누각 등 29년째 만들어 온 미니어처는 현재 약 60개. 하나가 완성되기까지 수개월은 걸리는 작업에 밥때도 거르며 붙잡고 있는 남편의 열정에 두손 두발 다 든 아내. 알고 보니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자 응원군이다. 매일 신줏단지 모시듯 미니어처 청소를 해준다고. 한반도 3대 누각 중 촉속루와 영남루는 이미 완성한 상황. 남은 것은 북한의 부벽루인데 이것을 실측해 미니어처로 만드는 것이 마지막 꿈이란다. 실물과 똑같은 한옥 미니어처, 그 놀라운 작품을 만나 본다.

 

▶ 시어머니의 비법으로 맺은 결실, 자식들의 밑거름이 되어준 한방냉면 

 

함안 칠서면의 외딴 골목. 낡은 외관과 오래된 간판의 냉면집을 발견한다. 1967년부터 시부모님이 운영해온 가게를 막내아들 부부가 이어받은 2대 냉면집이다. 촌 동네에서 46년을 버틴 짱짱한 내공은 바로 육수. 사골과 각종 한약재를 넣어 만든 냉면 육수는 시어머니의 비법이다. 1대 사장인 어머니의 메뉴만을 고수하다 몇 해 전 아들 부부가 개발한 물비면은 물과 비빔의 맛을 한 번에 느낄 수 있어 손님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지금은 매출 1위의 메뉴란다. 시어머니는 20년간 식당 일을 잘 도와준 며느리에게 4년 전 식당의 모든 것을 전임하고 행복한 여생을 보내는 중. 처음 만난 순간부터 엄마라고 부른 서글서글한 며느리 덕에 친모녀같은 고부 사이가 되었단다. 시어머니가 평생 일궈온 냉면집은 이제 자식들 인생의 밑거름이 되었고, 아들 부부는 이것을 잘 지켜 3대, 4대까지 이어주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시어머니의 손맛과 부부의 열정이 담긴 시원한 물비면을 맛본다. 

 

▶ 전통 재래시장의 명소, 가야전통시장 

 

가는 날이 장날. 마침 가야오일장이 열렸다. 함안군을 대표하는 명소 중 하나인 가야전통시장. 관내 오일장 중 가장 큰 규모의 시장으로, 외지 상인들이 많이 찾아 다양한 물건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오일장을 구경하며 상인들과 따뜻한 만남을 가진다.

 

▶ 고려시대 600년 고택을 지키는 후손이 만드는 전통 다과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들어서자, 성균관 진사 이오가 고려왕조에 대한 충절을 지키기 위해 담장을 쌓고 살았던 고려동 유적지. 고려부터 조선, 현재에 이르렀음에도 아직까지 집을 지키며 살아가는 고려동의 후손들을 만난다. 600년 고택을 지키는 8대 후손인 할머니와 10대 후손인 손녀가 바로 그 주인공. 일 년에 열 번 이상 제사를 지냈기에 할머니는 매번 제사에 쓰일 다식을 손수 만들 수밖에 없었다. 손녀는 할머니의 다식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고려시대 전통 다과를 만들며 고려동의 맥을 잇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편안한 도시 생활을 접고 고향에 돌아와 전통을 이어가는 손녀가 고마우면서도 안쓰럽다는 할머니. 함안 속 고려를 지키기 위한 후손들의 노력을 엿본다. 

 

▶ 고진감래의 삶. 부부의 고집으로 일궈낸 색다른 수박 

 

전국 최대 수박 주산지인 함안. 방방곡곡 수박 하우스로 가득한 대산면 장포마을에서 수박 출하를 위해 일하던 농가를 만난다. 하우스 안으로 들어가니, 색다른 수박이 눈을 사로잡는데 아삭하고 당도 높기로 유명한 흑수박. 수박 농사에 대한 꿈을 가진 채 귀향한 남편은 처음엔 자신만만했지만, 도와주지 않는 기후 탓에 번번이 실패의 고배를 마셨다는데. 갈수록 빚만 느는 상황에서 변변한 집을 구할 수도 없어 축사 관리사에서 10년간 아이들과 살았다고. 가족을 위해 최고의 수박을 키우겠다는 일념 하나로 절치부심한 결과, 지금은 유명백화점에 납품하는 귀한 수박을 만들게 됐다고. 힘든 나날을 버틸 수 있었던 건 옆에서 끝까지 포기않고 도와준 아내 덕분. 힘든 과거가 있었기에 지금의 행복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는 부부. 수박 껍질처럼 강하고, 속처럼 달콤한 부부의 이야기를 만나 본다.

 

▶ 마산마을 92세 할머니의 평생 점빵 

 

갈마산과 맞닿아 있는 대산면 마산마을. 인적 드문 마을에 덩그러니 있는 오래된 점방. 가게의 주인장은 50년 넘게 이곳을 지키고 있는 92세 할머니. 밖으로 나도는 남편을 대신해 6남매를 먹여 살리기 위해 시작한 가게. 인생의 희로애락이 모두 스며있어 차마 이곳을 떠날 수 없어 없다는데. 그런 어머니의 고집에 자식들은 바통터치 하듯 번갈아 가며 곁을 지키고, 현재는 다섯째 아들이 어머니 옆에 든든히 자리하고 있다. 가게 앞에 앉아 지나가는 손님이나 동네 어르신들과 나누는 대화가 할머니에겐 소소한 행복이라고. 오늘은 동네지기 이만기가 반가운 손님이 되어 할머니의 말동무가 되어본다. 

 

▶ 6녀 1남, 내봉촌 잉꼬부부의 무지갯빛 행복 

 

봉황산 자락에 위치한 산간마을 내봉촌. 마을 길을 걷던 이만기는 다정히 손잡고 걸어오는 노부부를 발견한다. 틈만 나면 손잡고 다니기 바쁜 두 분은 7남매 자녀를 둔 마을에서도 소문난 잉꼬부부. 장남에게 시집와 딸 여섯을 내리 낳으니 맏며느리로서 면목이 말이 아니었다고. 아이들 모두 가정을 이루고 부모로서 숙제가 끝나고 나니 그런 남편이 더 애틋하고 고맙단다. 그래서 손을 잡고 다니신다고. 남은 인생 서로 더 아끼고 사랑하며 살자 약속하는 다정한 노부부를 만난다. 

 

▶ 조선시대 전통을 이어가는 함안 낙화놀이 

 

조선시대 정자인 무진정. 1542년 조삼 선생이 후진양성과 여생을 보내기 위해 지은 곳이다. 무진정을 둘러보던 이만기는 흰 한복을 입고 모여서 사월 초파일에 있을 함안 낙화놀이를 위해 낙화봉을 만드는 사람들을 발견한다. 경상남도 33호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함안 낙화놀이는 우리나라 무형문화재 가운데 불놀이 문화로는 최초의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대대로 국민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로 예부터 자주 행해져 왔다고. 조선시대 때부터 전해져 내려온 우리나라 전통 민속놀이를 이어가기 위해 보존회까지 결성해 애쓰고 있다. 무진정 연못을 수놓은 붉은 불꽃을 보며 모두의 평안과 안녕을 빌어본다. 

 

고운 풍경 같은 사람들이 사는 동네. <동네 한 바퀴> [제220화. 풍경으로 남다 - 경상남도 함안] 편은 5월 13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 만나 볼 수 있다.

jjubika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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