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예측 데이터로 본 분산 이동 시점과 우회 경로

올해 추석 연휴를 앞두고 귀성길에 나서는 가구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연휴가 짧게 이어지는 데다 이동 수요가 특정 시간대에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언제 출발해야 정체를 피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매년 반복되는 고민이지만 올해는 연휴 일수가 예년보다 짧게 편성되면서 하루 이틀 사이에 이동 수요가 응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도로공사와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교통량 예측 자료에 따르면 귀성길 정체는 연휴 시작 전날 오전과 당일 오전에 집중될 것으로 나온다. 특히 연휴 첫날 오전 시간대에는 서울과 수도권을 빠져나가는 차량이 몰리면서 경부선과 중부선을 중심으로 극심한 지체가 예상된다. 반대로 전날 밤 늦은 시간이나 당일 새벽 시간대는 상대적으로 통행 속도가 유지될 것으로 분석됐다. 도로공사가 집계한 과거 명절 통행 자료를 보면 오전 9시부터 11시 사이 출발 차량의 평균 소요 시간이 새벽 출발 차량보다 최대 두 배 가까이 길게 나타난 사례도 있었다.

귀경길은 연휴 마지막 날 오후에 정체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마지막 날 오후 2시부터 6시 사이에 귀경 차량이 집중되면서 전국 주요 고속도로에서 극심한 지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귀경 정체를 피하려면 마지막 날 오전 일찍 출발하거나 다음 날 아침 시간대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연휴 마지막 날 밤 시간대에도 통행량이 다시 늘어나는 경향이 있어 무작정 늦게 출발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연휴 기간 이동 수요가 특정 노선에 쏠리는 현상도 매년 반복되고 있다. 경부선과 서해안선, 영동선은 귀성 초반 정체가 심한 대표 구간으로 꼽힌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쏠림을 완화하기 위해 우회 도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예컨대 경부선 정체가 심할 경우 중부내륙선이나 평택제천선을 이용하면 소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안내가 나온다. 영동선 이용객의 경우 중앙선이나 서울양양선을 우회로로 활용하는 방안이 제시된다. 서해안선을 이용하는 귀성객은 당진영덕선이나 서천공주선으로 우회하면 정체 구간을 상당 부분 피할 수 있다는 안내도 함께 제공되고 있다.

교통 전문가들은 분산 이동의 효과를 강조한다. 한 교통 분야 연구위원은 "연휴 전체 이동량은 정해져 있지만 출발 시점을 하루나 반나절만 조정해도 체감 정체는 크게 달라진다"며 "특정 시간대에 쏠리는 관성적인 이동 패턴을 바꾸는 것이 정체 완화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도로공사가 축적한 과거 명절 통행 데이터를 보면 같은 날이라도 새벽이나 심야에 출발한 차량의 평균 소요 시간이 오전 출발 차량보다 짧게 나타나는 경향이 반복적으로 확인된다. 이 연구위원은 "출발 시간을 한두 시간만 앞당기거나 늦춰도 정체 구간 진입 시점이 달라지면서 전체 소요 시간이 크게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고 부연했다.

실제 이동을 준비하는 가구들의 고민도 깊다. 직장인 김모 씨(38)는 매년 추석마다 오전 일찍 출발했지만 올해는 전날 밤늦게 출발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가 어려서 밤에 이동하는 게 부담스럽긴 하지만 몇 시간을 도로에서 허비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또 다른 귀성객 이모 씨(45)는 내비게이션 실시간 정보를 보며 출발 시각을 유동적으로 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영업자 박모 씨(52)는 "매년 반나절 넘게 도로에서 갇혀 있다 보니 올해는 출발 전날 미리 교통 정보를 여러 차례 확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이나 갓길 차로 운영 같은 임시 조치도 정체 완화에 일부 도움이 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국토교통부는 연휴 기간 주요 나들목과 분기점 인근에 임시 갓길 차로를 운영하고, 정체가 심한 구간에는 버스전용차로를 탄력적으로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아울러 휴게소 혼잡을 줄이기 위해 일부 구간에서는 졸음쉼터 이용을 적극 안내하고 있다. 이 밖에도 고속도로 진입 전 교통 상황을 안내하는 전광판과 라디오 방송을 통한 실시간 정체 정보 제공도 병행된다.

기차나 고속버스 등 대중교통으로 이동 수단을 바꾸는 가구도 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에 따르면 명절 승차권 예매 경쟁률은 매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귀성길 오전 시간대와 귀경길 오후 시간대 열차의 예매율이 두드러지게 높다. 다만 좌석 확보가 어려운 만큼 입석이나 대체 노선을 함께 고려하는 경우도 많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고속버스 업계 관계자는 "명절 직전에는 일부 노선의 증회 운행이 이뤄지지만 인기 시간대는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마감되는 경우가 잦다"고 전했다.

교통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채널도 다양해졌다. 도로공사가 운영하는 교통정보 서비스와 국가교통정보센터 홈페이지,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구간별 소요 시간과 정체 구간을 미리 파악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출발 직전 실시간 정보를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이 예측 정체를 피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일부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은 인공지능 기반으로 과거 명절 데이터를 학습해 구간별 예상 소요 시간을 시간대별로 세분화해 제공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연휴에도 매일 오전과 오후 교통 상황을 종합해 보도자료 형태로 배포하고, 고속도로 전광판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시간 정체 구간을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귀성과 귀경이 동시에 몰리는 시간대에는 임시 도로원 배치와 견인차 대기 등 현장 대응 인력도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스페셜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