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예매 오픈 수분 만에 매진, 항공권도 지난해보다 올라

추석 연휴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귀성 교통편을 구하지 못한 직장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도 예매 창구가 열리자마자 주요 구간 좌석이 순식간에 동나는 이른바 '예매전쟁'이 반복됐고, 항공권과 열차표 가격도 지난해보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되풀이되는 상황이지만 체감 난도는 오히려 더 높아졌다는 반응이 많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추석 특별수송 기간 승차권 예매가 시작된 직후 서울과 부산, 광주, 목포 등 주요 귀성 노선의 입석을 포함한 전 좌석이 예매 개시 수 분 만에 매진됐다. 특히 금요일 오후와 명절 전날 오전 시간대 열차는 접속이 몰리며 예매 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에 일시적으로 접속 지연이 발생하기도 했다. 예매 시작 시각에 맞춰 수십만 명이 동시에 접속하면서 서버 부하가 걸리는 현상은 매 명절 반복되는 풍경이다.

SR이 운영하는 SRT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수서와 부산, 동대구를 잇는 인기 구간은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 표시가 떴고, 취소표를 노리는 이른바 '취켓팅'을 위해 새벽 시간대까지 앱을 계속 새로고침하는 이용자도 적지 않았다. 일부 이용자는 목적지 인근의 다른 역까지 검색 범위를 넓혀가며 좌석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기도 했다. 원하는 시간대가 아니어도 일단 표를 확보한 뒤 이후 취소표가 나오면 시간을 변경하는 방식도 흔하게 쓰인다.

항공권 상황도 만만치 않다. 제주와 부산 등 국내선을 이용해 귀성길에 오르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성수기 운임이 평상시보다 크게 올랐다.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항공 정보 포털에 따르면 추석 연휴 직전과 직후 국내선 항공권은 예매 개시 초반에 일찌감치 저가 좌석부터 소진됐고, 남은 좌석은 상대적으로 높은 운임대에 집중된 것으로 파악됐다.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성수기 특별운임을 적용하면서 평소보다 표값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편도 기준 5만 원 안팎이던 노선이 명절 성수기에는 두 배 가까운 가격으로 뛰는 사례도 확인됐다.

기차표를 구하지 못한 직장인들은 결국 고속버스나 자가용, 항공편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고속버스 역시 명절 성수기에는 배차가 몰리는 시간대 좌석이 빠르게 차는 데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통행료와 기름값 등 실질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명절 연휴 기간 고속도로 통행량은 평상시보다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나며, 정체가 극심한 구간에서는 왕복 이동 시간이 평소의 두 배 이상 걸리는 경우도 흔하다. 서울에서 지방 주요 도시까지 평소 서너 시간이면 닿는 거리가 명절 연휴에는 예닐곱 시간 넘게 걸리는 일도 드물지 않다.

교통비 부담은 단순히 표값 상승에 그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통 분야 한 연구위원은 "명절 특별수송 기간에는 공급 좌석이 한정된 반면 이동 수요가 특정 시간대에 집중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표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 단위로 이동하는 경우 열차나 항공권을 구하지 못하면 결국 자가용이나 고속버스로 대체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유류비와 통행료, 숙박비까지 더해져 체감 교통비 부담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1인 가구보다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 귀성객의 경우 표를 구하지 못했을 때 대안을 마련하는 비용 자체가 더 크게 불어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귀성길에 나서는 직장인들의 체감 부담은 상당하다. 매년 부모님이 계신 지방으로 내려가는 김모 씨(38)는 "예매 오픈 시간에 맞춰 알람까지 맞춰놓고 접속했는데도 원하는 시간대 좌석은 이미 매진이었다"며 "결국 새벽 첫차나 심야 막차로 겨우 표를 구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동하는 최모 씨(45)는 "기차표를 놓쳐서 항공권을 알아봤는데 평소보다 훨씬 비싸 결국 가족 넷이 자가용으로 이동하기로 했다"며 "기름값에 통행료, 휴게소 식사비까지 더하면 기차보다 더 나올 것 같다"고 전했다. 직장 때문에 매번 마지막에서야 일정을 확정하는 박모 씨(29)는 "휴가 일정이 명절 직전에야 확정돼 예매 타이밍을 번번이 놓친다"며 "결국 웃돈을 주고서라도 항공권을 구하는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교통연구원 등 관련 기관들은 명절 특별수송 기간 임시열차와 증편 항공편을 투입해 수송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레일은 이번 추석에도 KTX와 새마을호 등 임시열차를 추가 편성해 수송력을 늘렸고, 국내 항공사들도 국내선 일부 노선에 임시편을 투입했다. 그러나 명절 특성상 특정 시간대에 이동 수요가 몰리는 구조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아, 원하는 시간대의 좌석 확보는 여전히 쉽지 않은 실정이다. 임시열차가 편성돼도 인기 시간대에는 곧바로 매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예매를 놓친 경우 코레일과 SR 애플리케이션의 취소표 알림 서비스를 활용하거나, 명절 당일보다 하루 이틀 앞뒤로 일정을 조정하는 방법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실제로 명절 당일보다 전날이나 다음 날 이동하는 승객이 상대적으로 좌석을 구하기 수월한 경향이 있다는 설명이다. 고속버스와 항공권도 실시간으로 좌석이 풀리는 경우가 있어 예매 앱의 알림 기능을 켜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조언도 나온다. 일부 이용자는 출발역이나 도착역을 인근 지역으로 바꿔 검색하는 방식으로 좌석을 확보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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