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제공

1474회 <추적 60분>

외로움이 당신을 노린다 노인 로맨스 스캠

"경찰이 뭔데 사랑을 방해해?" 노인 상대 '로맨스 스캠' 기승...노년 SNS 주의보

방송 : 2026년 10월 2일(금) 오후 10시 KBS 1TV

인생의 황혼, 노년에 찾아온 마지막 사랑 때문에 국제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 유명 연예인이나 가상의 인물을 내세워 SNS으로 친분을 쌓은 뒤 돈을 갈취하는 ‘로맨스 스캠’이 외로운 노인들을 노리고 있다. 국제 범죄 조직들이 가족과의 사별이나 이혼, 은퇴 이후 외로움을 느끼는 노인들에게 접근해 이들의 노후 자금까지 빼앗아 가는 것이다.

60세 이상 노인 천 명 가운데 외롭다고 답한 사람은 무려 70.8%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노년기의 외로움이 낯선 이에게 마음을 열게 만드는 배경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추적 60분>은 노년의 외로움을 노리는 노인 로맨스 스캠의 수법을 추적하고, 그 배경에 놓인 노년의 외로움을 들여다본다.

“경찰이 뭔데 남의 사랑을 방해하나” 6개월간 굳게 쌓인 믿음

경기도 수원, 거리를 순찰 중이던 정상환 경위는 한 시민으로부터 “지인이 보이스 피싱을 당하고 있는 것 같다”는 제보를 받았다. 피해자는 자녀와 떨어져 사는 70대 여성 김 모 씨. 정 경위는 집까지 찾아가 송금을 만류했지만, 피해자는 해외에 있는 연인에게 보낼 돈일 뿐 보이스 피싱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에 사는 남자 친구가 본인이 소유한 금괴를 한국에 보내기 위해 배송료 2천500만 원을 요구했다. 김 씨는 이 남성을 실제로 만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얼굴도 못 본 남성을 연인이라 주장하는 김 씨는 “남의 사랑을 방해하지 말라”며 경찰에게 문조차 열어주지 않았다. 결국 경찰의 끈질긴 설득 끝에 가까스로 막은 로맨스 스캠 사건. 정 경위는 최근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로맨스 스캠 범죄가 부쩍 늘었다고 말한다.

6년의 기다림, 사랑 뒤에 숨은 로맨스 스캠

<추적 60분> 제작진 앞으로 한 통의 제보가 들어왔다. 6년째 연락 중인 여성이 있는데, 이 사람이 실존 인물인지 확인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대구에 사는 60대 박진호(가명) 씨는 SNS를 통해 나이지리아에 거주하는 ‘린다’라는 여성을 만났다.

11년 전 아내와 이혼한 뒤 어린 아들을 홀로 키워온 박 씨에게 한국에 들어가 부인이 되겠다고 이야기하던 린다. 박 씨는 SNS를 통해 아침저녁으로 린다와 일상을 공유하며 새로운 미래를 꿈꿨다. 하지만 수단 사람인 린다는 전쟁을 피해 나이지리아 난민촌에 머물고 있으며 한국에 가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 씨는 린다가 한국에 올 수 있도록 비자 발급비와 항공료 등 약 4천만 원에 가까운 돈을 송금했다. 린다를 알게 된 지 벌써 5년. 린다는 여전히 돈을 요구할 뿐 한국에 오지 않고 있다. 각종 서류와 본인의 얼굴 사진을 보내며 박 씨의 믿음을 산 린다. 박 씨는 그녀가 정체가 여전히 궁금하다.

<추적 60분>은 외교부를 통해 린다가 보내온 서류와 비자, 사진의 진위를 문의하고 나이지리아 현지에서 로맨스 스캠을 직접 취재했던 정석모 씨도 만났다. 5년의 기다림, 박 씨의 사랑 린다의 사연은 과연 진짜일까.

노인의 외로움을 파고드는 신종 로맨스 스캠

노인의 외로움을 노리는 로맨스 스캠이 늘면서 그 범죄 방법도 기상천외하게 진화하고 있다. 속초에 사는 60대 김정훈(가명) 씨는 SNS로 쏟아지는 수십 개의 낯선 메시지를 보며 이는 모두 로맨스 스캠이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우연히 대화를 시작한 홍콩의 메이린에게 마음을 뺏겼다. 한국의 유명 가요와 바닷가 사진을 주고받으며 평범한 연인처럼 대화를 나눴다.

계속되는 연락에도 돈을 요구하지 않았던 메이린. 그러던 어느 날 메이린은 거래처에 보낼 거래 대금이 필요하다며 본인이 먼저 현금을 보내 줄 테니 이를 가상화폐로 바꿔 달라고 부탁했다. 메이린을 믿고 현금을 가상화폐로 바꿔준 김 씨. 하지만 한 달 후 김 씨의 모든 계좌는 보이스 피싱 계좌로 신고당해 거래가 중지됐고 김 씨는 경찰 조사까지 받아야 했다.

이 밖에도 취재진은 로맨스 스캠 피해자에게 변호사로 사칭해 접근한 뒤 2차 피해를 유도하는 사례를 발견했다. 노인을 상대로 한 로맨스 스캠은 한 번의 금전적 피해로 끝나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피해자들의 절박함을 노린 2차, 3차 피해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노년의 외로움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감정이 아니다. 자녀가 독립하고, 배우자와 친구를 떠나보내고, 은퇴와 질병을 겪으며 노인의 일상을 잠식해 간다. 그리고 위로받지 못한 외로움은 로맨스 스캠 범죄의 타깃이 된다.

전문가들은 노년기를 생애 주기상 외로움이 가중되기 쉬운 시기로 설명하며, 가족과 사회가 안전한 피신처가 돼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매일 건네는 안부와 애정 속에 숨겨진 범죄, 노년층을 노린 로맨스 스캠의 수법을 추적하고, 노년의 외로움을 살펴보는 <추적 60분> 1474회 ‘외로움이 당신을 노린다 노인 로맨스 스캠’은 2026년 10월 2일 금요일 오후 10시, KBS 1TV에서 방송된다.

(사진제공 = KBS 1TV ‘추적 60분’)

◆ 한눈에 보기

· 발행 기관 : KBS

· 분류 : 추적 60분

· 배포 : 10월 2일 14:11

출처 : KBS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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