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소리를 바탕으로 창작을 이어온 리퀴드사운드와 코르시카의 폴리포니 그룹 A Filetta가 공동 제작한 ‘GOSARISORI:고사리소리’가 코르시카 칼비에서 세계 초연을 마치고 서울 무대에 오른다. 작품은 지난 9월 15일 코르시카 칼비에서 열린 제38회 Festival des Rencontres Polyphoniques de Calvi 공식 오프닝 프로그램으로 선보였고, 300석이 모두 찼다.
이번 작업에는 남도소리 권송희와 경서도소리 김유리가 함께했다. 두 소리꾼은 공연 4개월 전부터 A Filetta와 온라인 워크숍을 이어갔고, 칼비에서 1주일간 창작 레지던시를 거치며 무대를 완성했다. 권송희는 남도소리와 판소리를 바탕으로 작업해 왔고, 김유리는 평안도와 황해도 지역의 서도소리를 토대로 자신만의 해석을 펼쳐 왔다. 서로 다른 지역의 전통이 코르시카의 다성음악과 만나며 새로운 결을 만들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전통음악 협업이 단순한 결합을 넘어 각자의 소리를 얼마나 섬세하게 듣고 조율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는 점도 이번 프로젝트가 보여준다.
연출은 이인보가 맡았고, 음악감독과 작곡은 시율(Seayool)이 담당했다. 작품에는 ‘GOSARISORI’, ‘시비따라’, ‘반메기 비나리’, ‘Eco di Lettera’가 포함됐다. 무대는 ‘돋다’, ‘번지다’, ‘얽히다’의 3개 장으로 구성되며, 한국 전통소리의 시김새와 코르시카 폴리포니의 다성 구조가 교차하는 흐름을 따라간다. 이인보는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에서 형성된 두 전통이 깊은 음악적 질감과 구조적 유사성을 공유하고 있음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서울 공연은 10월 18일(일) 오후 5시 서울남산국악당 크라운해태홀에서 열린다. 이번 무대는 서울남산국악당이 공동기획으로 참여해 코르시카에서 시작된 공동창작을 한국 관객에게 다시 보여주는 자리다. 국악방송 생중계도 예정돼 있다. 한·불 수교 140주년을 맞은 해에 양국 예술가가 함께 만든 작품이 서울과 코르시카를 오가는 구조를 갖추면서, 전통음악 교류가 일회성 소개를 넘어 공동창작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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