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국제영화제 개막작 ‘암살자(들)’ 포스터 (사진= 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싱가포르국제영화제(SGIFF)가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과 개막작 철회 요구에도 예정대로 상영하겠다고 밝혔다. 제37회 영화제 측은 7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작품의 개막작 지위를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영화제는 작품이 독립적인 프로그래밍 과정을 거쳐 선정됐으며, 제작진의 창작적 비전을 존중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영화의 소재와 사건 묘사를 둘러싸고 비판이 이어졌고, 국민의힘 의원 109명은 영화제에 개막작 선정 재고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영화제 측은 작품을 역사적 결론이나 정치적 목적을 위한 영화가 아닌 창작물로 소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논란 속에서도 개막작 유지

제37회 싱가포르국제영화제는 7일 공식 입장문에서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의를 알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개막작 상영 계획에는 변동이 없다고 했다. 영화제는 “제작진의 창작적 비전을 존중하며, 본 작품은 변함없이 제37회 싱가포르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상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막작 선정과 관련해서는 작품의 예술적 성취와 동시대 아시아 영화에 대한 기여를 바탕으로 독립적인 프로그래밍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제기된 뒤에도 선정 기준과 상영 계획을 바꾸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것이다.

영화제는 제작진이 작품을 역사적 사건에 허구의 인물과 상황을 결합한 영화적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설명해 왔다고 전했다. 이어 제작진이 역사적 결론을 내리거나 사실을 왜곡하거나 정치적 목적으로 영화를 만들지 않았다는 점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영화제도 같은 맥락에서 작품을 하나의 창작물로 선보이겠다고 했다. 공식 입장문은 SGIFF의 역할을 싱가포르와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지의 의미 있는 영화를 소개하고, 관객이 다양한 이야기와 관점을 경험하도록 돕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제는 관객을 맞이해 다채로운 영화와 경험을 선보이겠다는 뜻도 밝혔다.

1974년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모티브로 삼았다. 당시 수사 당국은 북한 당국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계열의 지령을 받은 문세광이 육 여사 암살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영화는 이 사건에 공범이 있었을 가능성과, 김대중 납치 사건으로 궁지에 몰린 박정희 정권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사건을 꾸몄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내용으로 논란을 빚었다. 이 같은 영화의 묘사와 실제 사건에 관한 해석이 맞물리면서 국내에서 역사적 사실과 창작의 범위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졌다.

보수 진영에서는 영화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유가족의 명예를 훼손하고 북한의 주장과 유사한 내용을 담았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주연 배우 유해진을 두고 ‘북한상’이라고 표현하고, 국책은행 투자 외압설도 제기한 것으로 보도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영화제에 보낸 서한 역시 작품이 실제 사건에 권력기관 개입 가능성을 제기하고, 피해자의 배우자인 박 전 대통령이 사건과 관련됐을 수 있다는 해석을 남긴다고 주장했다. 다만 영화제 측은 제작진의 설명을 인용해 작품이 역사적 결론을 내리거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영화제는 공식 입장에서 영화의 역사적 해석을 새로 판단하기보다 창작물로 상영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민의힘 의원 109명, 선정 재고 서한

국민의힘은 6일 소속 국회의원 109명 전원 명의로 싱가포르국제영화제에 개막작 선정 철회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정점식 원내대표가 의원들을 대표해 작성한 서한의 수신자는 제레미 추아 영화제 집행위원장이었다. 정 원내대표는 개막작이 영화제의 문을 여는 작품인 만큼 선정에 신중한 판단과 책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한은 개막작이 단순한 상영작을 넘어 영화제가 세계 관객에게 먼저 제시하는 작품이며, 영화제의 가치와 문제의식을 상징한다는 취지를 담았다.

국민의힘은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가 역사적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흐리고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결합했다며, 이를 “창작의 자유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주장했다. 서한은 창작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요구가 아니라는 입장도 밝혔다. 실제 피해자와 유가족이 있는 역사적 비극을 왜곡한 작품에 개막작이라는 지위를 부여하는 것이 영화제가 추구해 온 가치에 맞는지 검토해 달라는 취지였다. 국민의힘은 해외 관객에게 잘못된 역사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이에 영화제는 7일 개막작 상영을 유지한다고 밝히며, 독립적인 프로그래밍 과정을 통해 작품을 선정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10월 21일 싱가포르서 상영 예정

‘암살자(들)’은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샌즈 시어터에서 10월 21일 상영될 예정이다. 상영 티켓은 전석 매진된 것으로 보도됐다. 영화제는 공식 입장문에서 작품이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된 사실도 언급했다. 한국 개봉 성적에 대해서는 영화진흥위원회 자료를 근거로 현재까지 약 25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추석 연휴 기간 좌석판매율은 약 4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화제는 이 같은 상영 이력과 성과를 소개하면서도 개막작 선정 이유는 예술적 성취와 동시대 아시아 영화에 대한 기여, 독립적인 프로그래밍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항목기록
한국 관객약 250만명
추석 연휴 좌석판매율약 47%
철회 요구 서한 참여 의원109명
싱가포르 상영 예정일21일

싱가포르국제영화제는 제37회 영화제에서 ‘암살자(들)’을 개막작으로 상영한다는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 영화제는 관객에게 다양한 이야기와 관점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예정된 상영 장소는 마리나베이샌즈 샌즈 시어터다. 한국에서 제기된 철회 요구와 영화제의 공식 답변에 이어, 작품은 10월 21일 싱가포르 관객에게 상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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