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WF(세계자연기금)는 8일 ‘2026 지구생명보고서(Living Planet Report 2026, LPR)’를 전 세계 동시 발간하고, 1970년부터 2022년까지 52년간 전 세계 야생동물 개체군 규모가 평균 7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생물다양성 감소가 여전히 심각한 수준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보전 활동을 통해 회복한 생물종 사례를 바탕으로 자연은 회복될 수 있다는 희망의 근거를 제시했다. 동시에 이러한 보전 성과를 확산하기 위해 자연 손실의 근본 원인인 에너지·식량·금융 시스템의 전환을 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구생명보고서에서 공개하는 지구생명지수(Living Planet Index, LPI)는 야생 척추동물 개체군 규모의 평균적인 변화를 측정한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1970년에서 2022년까지 전체 지수는 73.2% 감소했으며, 생태계별로는 담수 지수의 감소 폭이 85%로 가장 컸다. 이어 육상 지수는 69%, 해양 지수는 59% 감소했다. 이는 전 세계 5790종의 척추동물에 속하는 3만5803개 관찰 대상 개체군을 대상으로 분석한 지표다. 감소를 야기하는 주요 위협 요인으로는 서식지 훼손 및 황폐화로 나타났으며, 자원의 남용, 기후변화, 환경 오염, 침입종, 질병이 뒤를 이었다.
전체적인 감소율은 이전 보고서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지만, 이번 분석에는 2024년 보고서 이후 967개 개체군과 295종의 생물종과 967개 개체군이 새롭게 추가됐으며, 조사 기간도 2022년까지 확대됐다. 이를 통해 전 세계적인 생물다양성 감소가 여전히 광범위하게 이어지고 있음을 다시 확인했다.
73% 감소 속에서도 절반은 안정·증가… 보전이 만든 회복 사례
전체 지구생명지수는 평균 73% 감소했지만, 조사 대상 개체군의 절반은 안정적이거나 증가해 자연 회복의 가능성도 확인됐다. 보고서는 호랑이, 푸른바다거북, 참다랑어, 남부 아프리카 코끼리 등의 회복 사례를 통해 집중적인 보전 개입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소개했다. 전 세계 야생 호랑이 개체수는 2010년 약 3200마리에서 2025년 약 5700마리로 70% 이상 증가했다. 대서양참다랑어와 태평양참다랑어 역시 한때 과도한 어획으로 개체군이 급감했지만, 어획 할당량 축소와 모니터링 강화, 업계와 소비자의 참여 등이 이어지면서 현재는 두 종 모두 개체군이 크게 회복해 남획 상태나 우려종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푸른바다거북은 약 80개국의 산란지를 중심으로 50년간 이어진 보전 노력에 힘입어 2025년 바다거북 최초로 IUCN 적색목록에서 위기(Endangered)에서 관심대상(Least Concern)으로 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남부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는 지역공동체가 자연자원 관리와 코끼리 보전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법적 체계를 마련하면서 코끼리 개체군이 증가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특히 2026 지구생명보고서는 과학적 관점에서의 희망을 강조한다. 희망을 단순한 낙관이나 기대가 아니라, 명확한 목표와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경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주체성이 결합돼 행동을 지속하게 하는 과정으로 설명한다. 호랑이와 푸른바다거북, 참다랑어 등 실제 회복 사례는 이러한 공동의 노력이 자연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보고서는 개별 생물종을 대상으로 한 보전 노력만으로는 전 세계적인 생물다양성 감소 추세를 반전시키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자연의 회복을 전 지구적 규모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에 대한 보전을 넘어, 생물다양성 손실의 근본 원인인 에너지·식량·금융 시스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커스틴 슈이트(Dr. Kirsten Schuijt) WWF-International 사무총장은 “호랑이와 푸른바다거북, 참다랑어의 회복은 자연이 다시 회복될 수 있다는 희망의 근거를 보여준다”며 “이러한 성과를 확산하려면 자연 손실을 초래하는 산업과 시스템의 전환을 더욱 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전 성과를 시스템 전환으로… ‘긍정적 티핑 포인트’ 주목
현재의 에너지·식량·금융 시스템은 오히려 자연 손실을 초래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식량 시스템은 서식지 손실의 주된 원인이며,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시스템은 기후변화를 가속한다. 금융 시스템 역시 자연을 훼손하는 산업과 활동에 막대한 자금을 공급하고 있다. 이번 지구생명보고서는 규모가 크고 복잡한 사회·경제 시스템도 일정한 임계점을 넘어 변화가 스스로 강화되는 ‘긍정적 티핑 포인트(positive tipping point)’에 도달하면 보다 빠른 전환이 가능하다고 제시한다.
티핑 포인트는 일반적으로 산호초의 붕괴나 아마존 열대우림의 탄소 흡수원 기능 상실처럼 생태계가 급격히 악화되는 위험을 설명할 때 사용된다. 그러나 보고서에 소개된 영국 엑서터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같은 원리가 긍정적인 변화에도 적용될 수 있다. 한 시스템이 임계점을 넘어 더 건강한 상태로 전환되고 스스로 강화되면, 변화의 속도는 빨라지고 비용은 낮아지며 전환이 더욱 가속화된다.
에너지 시스템은 이미 긍정적 티핑 포인트를 지나 변화가 가속화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태양광 발전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가장 저렴한 신규 발전원으로 자리 잡았으며, 시장 확대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식량·농업 부문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진행되며 티핑 포인트를 향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네이처 포지티브(nature-positive) 방식의 생산을 확대하고 지속가능한 무역과 소비,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식단을 확산하는 한편 식량 손실과 폐기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 시스템은 아직 전환의 초기 단계로, 자연 훼손을 초래하는 활동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줄이고 자연과 기후를 실질적인 위험 요인으로 평가하는 동시에 규제의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 이와 함께 연간 1조3000억달러에 달하는 생물다양성 재원 격차를 좁히기 위한 신속한 변화도 필요하다.
CBD COP17 앞두고 ‘목표를 실행으로’… 2030 자연 회복을 위한 행동 촉구
보고서는 각국이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와 파리협정 아래 합의한 글로벌 목표를 충실히 이행한다면 이러한 시스템 전환을 앞당길 수 있다고 강조한다. 향후 두 달 동안 생물다양성과 기후에 관한 유엔 회의가 잇따라 열리는 만큼, 국제사회가 기존의 합의를 실제 행동으로 옮길 중요한 기회라는 설명이다.
오는 19일 아르메니아 예레반에서 제17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BD COP17)가 시작된다. 2030년까지 생물다양성 손실을 멈추고 회복세로 전환한다는 글로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보다 빠른 이행과 투자 확대, 강력한 정치적 리더십과 경제·사회 전반의 행동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시스템의 전환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 과정이 공정하고 포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다우디 숨바(Daudi Sumba) WWF-International 최고보전책임자(Chief Conservation Officer)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시간은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 기회는 남아있다”며 “복잡한 시스템을 대대적인 속도와 규모로 바꾸는 것은 쉽지 않지만, 긍정적 티핑 포인트를 만들어 낸다면 변화는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는 지식과 수단 그리고 변화로 나아갈 경로가 있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함께 행동하겠다는 우리 모두의 의지”라고 강조했다.
앤드루 테리(Andrew Terry) 런던동물학회(ZSL) 최고보전책임자는 “지구생명지수가 보여주는 감소 추세는 피할 수 없는 미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며 “위협을 줄이고 보전 활동을 지속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행동에 동참할수록 긍정적인 티핑 포인트에 도달하는 시점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WWF, 국립과천과학관과 ‘Living Planet 캠페인’ 진행
한국WWF는 2026 지구생명보고서 발간에 맞춰 오는 10월 8일부터 11일까지 국립과천과학관에서 ‘국립과천과학관과 함께하는 WWF Living Planet 캠페인(부제: ‘The Science of Hope’ 과학이 발견한 희망, 함께 만드는 지구의 미래)’을 진행한다. 이번 캠페인은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알리고 자연보전을 위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립과천과학관 중앙홀 1층 로비에서는 2026 지구생명보고서 주요 내용을 소개하는 전시와 함께 생물다양성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자연보전 참여를 독려하는 캠페인 부스를 운영한다. 야외 전시장 다목적광장에는 WWF의 상징인 자이언트판다 인형 약 100마리를 전시할 예정이다. 10일에는 관람객과 WWF 후원회원을 대상으로 한 특별 강연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박민혜 한국WWF 사무총장은 “이번 지구생명보고서는 자연이 빠르게 훼손되고 있지만, 우리의 노력으로 그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도 보여준다”며 “이 희망을 현실로 만들려면 각국의 약속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제17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는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의 이행 상황을 처음 점검하는 중요한 계기”라며 “2030년 목표 달성을 위해 한국WWF도 정부와 협력해 국내 실행을 가속하겠다”고 밝혔다.
· 지구생명지수에 따르면, 관찰 대상 척추동물 야생동물 개체군(포유류, 조류, 양서류, 파충류, 어류)의 규모가 1970년부터 2022년까지 평균 73.2% 감소했다. 이 지수의 변화율은 1970년 이후 전 세계 각 지역에서 관찰된 야생동물 개체군 규모가 평균적으로 얼마나 변화했는지를 누적해 나타낸 것으로, 감소한 개체수나 감소한 개체군의 수를 의미하지 않는다.
· 2026 지구생명보고서는 WWF가 2년마다 발간하는 대표 보고서의 16번째 판으로, 보고서의 전문과 영상 등 추가 자료는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지구생명지수는 발표 때마다 분석 대상 생물종과 개체군이 추가되고 조사 기간도 늘어나기 때문에, 이전 보고서의 수치와 직접 비교할 수 없다. 2024 지구생명보고서 이후 분석 대상 생물종 데이터셋에는 295종의 생물종과 967개 개체군이 새롭게 추가됐다. 지역별로는 북아메리카 28%, 유럽 및 중앙아시아 23%, 라틴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95%, 아프리카 80%, 아시아·태평양 4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글로벌 지구생명지수는 5790종의 척추동물에 속하는 3만5803개 관찰 대상 개체군을 바탕으로 산출됐다. 생물종에는 시간에 따라 증가 및 감소한 개체군과 유지된 개체군도 모두 포함된다. 전체적으로는 감소 추세지만, 지구생명지수에 포함된 개체군의 약 절반(50%)은 안정적(7%)이거나 증가세(43%)를 보였다. 감소하는 개체군의 감소 폭이 증가하는 개체군의 증가 폭보다 커 전체 LPI는 평균 7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물다양성 변화 추세 측정 방법에 대한 추가 정보는 wwf.panda.org/tracking-nature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주요 생물종 회복 사례
- 호랑이: 전 세계 야생 호랑이 개체수는 2010년 약 3200마리에서 2025년 약 5700마리로 증가해 70% 이상 늘어났다. 호랑이 개체수 회복은 정부와 토착민, 지역공동체, 비정부기구, 기부자 등 다양한 주체가 장기적 투자와 공동 행동을 통해 만든 성과다. 국가별 호랑이 회복 계획과 글로벌 타이거 이니셔티브를 통한 정부 간 협력, 전문화된 레인저 인력 운용, 보호지역 확대, 국가 간 불법 야생동물 거래 단속 등이 개체수 회복에 기여했다.
- 대서양·태평양참다랑어: 2010년 대서양참다랑어 개체군은 80% 감소하며 위기(Endangered) 등급으로 분류됐다. 태평양참다랑어는 미개발 상태의 약 2%까지 급감해 취약(Vulnerable) 등급으로 분류됐다. 이후 지속가능한 수산물 소비 촉진 캠페인, 어획 할당량 축소, 모니터링 강화 등이 이어지면서 현재 두 종 모두 남획 상태나 우려종으로 간주되지 않을 만큼 개체군이 회복됐다.
- 남부 아프리카 코끼리: 아프리카사바나코끼리는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위기(Endangered) 등급이지만, 남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는 개체군이 증가하고 있다. 지역사회 기반 자연자원 관리와 밀거래 단속, 사법제도 개선, 부패 감소 등의 노력이 현장 보전을 뒷받침하고 있다.
- 푸른바다거북: 2025년 푸른바다거북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위기(Endangered) 등급에서 관심대상(Least Concern) 등급으로 하향 조정된 최초의 바다거북 종이 됐다. 이는 약 80개국의 산란지를 중심으로 50년 동안 이어진 국제적인 보전 노력의 결과다. 산란 암컷과 알 보호, 해변 관리, 조명 규제, 어구에 설치하는 거북 탈출 장치 등 혼획 저감 조치, 불법 포획 단속,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참여 등이 개체군 회복에 기여했다.
· 전 세계의 식량 생산과 소비 방식은 생물다양성 감소의 가장 큰 단일 요인이다. 식량 및 농업 시스템은 서식지 파괴와 과도한 자원 이용은 물론, 온실가스 배출의 주원인이다.
· 주거, 운송, 산업 등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석탄과 석유, 가스를 연소하는 것은 온실가스 배출의 가장 큰 원인이며, 이로 인한 기후 변화는 생물다양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 금융 시스템은 자금이 어떤 경제활동에 투입되는지 결정한다. 2023년 자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활동에는 약 7조3000억달러가 투입된 반면, 자연을 보호하거나 복원하는 활동에 투입된 자금은 약 2200억달러에 그쳤다.
· 긍정적·부정적 티핑 포인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global-tipping-points.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세계자연기금 홈페이지, WWF Korea
2026 지구생명보고서 자료
◆ 한눈에 보기
· 발행 기관 : 세계자연기금 한국본부
· 분류 : 환경 보전, 세계자연기금 한국본부
· 배포 : 2026년 10월 8일 오전 8시 00분
출처 : 세계자연기금 한국본부 보도자료(뉴스와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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