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임차인이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먼저 알린 뒤 신규 임차인을 주선했는데도 건물주가 “어차피 나간다고 했으니 권리금은 상관없다”며 계약을 거절하는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임차인이 먼저 종료 의사를 밝혔다는 사정만으로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가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본다.
엄정숙 부동산전문 변호사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1항 단서가 보호를 배제하는 경우는 3기 차임 연체, 무단 전대, 재건축 등 임차인 귀책이나 건물 사정에 한정된다고 설명했다. 임차인이 갱신을 요구하지 않거나 스스로 나가겠다고 통지한 사정은 여기에 들어가지 않아, 보호 기간 안에 신규 임차인을 주선했다면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절할 수 없다는 취지다.
실제 사례에서도 식당을 운영하던 A씨는 건강 문제로 만기 5개월 전 갱신하지 않겠다고 알린 뒤 새 임차인을 주선했지만, 건물주는 이를 거절하고 다른 사람과 계약했다. 법원은 A씨의 종료 통지가 권리금 보호를 배제하는 사유가 아니라고 보고, 주선받은 신규 임차인과의 계약을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한 행위를 방해행위로 판단해 손해배상을 인정했다. 권리금 분쟁에서는 임차인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종료 의사를 밝혔는지보다 종료일을 기준으로 보호 기간 안에 주선이 이뤄졌는지가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셈이다.
실무에서는 종료 통지를 내용증명으로 남겨 도달일과 종료일을 분명히 해두는 것이 우선이다. 묵시적 갱신 뒤 해지 통고가 이뤄진 경우에는 같은 법 제10조 제5항에 따라 통고가 임대인에게 도달한 날부터 3개월이 지난 시점이 종료일이 된다. 임차인과 임대인 모두 종료 의사 자체보다 법이 정한 보호 기간과 거절 사유를 따져야 한다는 점을 확인한 사례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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