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2일 기준금리를 연 3.00%로 동결했다. 금통위원 7명 전원이 동결에 찬성했고 시장에서 예상됐던 인상 소수의견은 나오지 않았다.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 연속 금리를 올린 뒤 인상 효과와 대내외 위험 요인을 점검하기로 한 것이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대내외 위험 요인의 전개 상황과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의 파급 영향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물가 상승세와 경기 회복, 수도권 주택가격은 금리 인상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환율 하락과 취약 차주의 이자 부담은 추가 인상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언급됐다. 한은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8월 전망치를 상당폭 웃돌 것으로 예상했고, 물가도 내년에는 기존 전망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은 다음 달 추가 인상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7·8월 연속 인상 뒤 동결…금통위원 전원 찬성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3.00%로 유지했다. 위원 7명은 모두 동결에 찬성했으며,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은 없었다. 금통위는 의결문에서 대내외 위험 요인의 전개 상황과 두 차례 금리 인상의 파급 효과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7월과 8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린 뒤 추가 인상에 앞서 그 영향과 경제 여건을 살피겠다는 설명이다. 금리 수준은 동결했지만 한은은 긴축 기조를 유지했다.
금리 인상에 앞서 금통위는 2024년 10월과 11월, 작년 2월과 5월 네 차례 기준금리를 내렸다. 이후 올해 5월까지 8차례 연속 동결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경기 반등과 중동 전쟁 여파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고려해 7월 금리 인상을 재개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3년 6개월 만이었다. 8월에도 한 차례 더 인상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8월 인상 당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을 인용해 선제 대응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번 동결은 지난 두 차례 인상의 효과를 확인하는 과정으로 제시됐다. 금통위가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배경에는 물가와 성장, 주택가격 등 금리 인상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 있다. 한편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한 점은 당장의 인상 필요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거론됐다. 금리 인상에 따른 취약 차주의 부담도 고려 대상이다. 금통위는 이날 의결문에서 물가와 성장 전망, 가계대출 및 수도권 주택가격 흐름을 함께 언급했다.
물가 상승률 목표 웃돌고 성장 전망도 높아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4월 2.6%, 5월 3.1%, 6월 3.2%로 높아진 뒤 7월 2.8%, 8월 3.1%, 9월 2.9%를 기록했다. 신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0%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혀왔다.
| 구분 | 소비자물가 상승률 |
|---|---|
| 4월 | 2.6% |
| 5월 | 3.1% |
| 6월 | 3.2% |
| 7월 | 2.8% |
| 8월 | 3.1% |
| 9월 | 2.9% |

금통위는 올해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이 8월 전망치인 각각 2.7%, 2.5%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는 기존 전망치인 2.3%, 2.5%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 전망이 당장 크게 달라지지는 않더라도 내년 상승률이 기존 예상보다 높을 것으로 본 것이다.
성장 전망도 상향 압력을 받고 있다.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0.1%에서 올해 1분기 1.8%로 반등했고, 2분기에도 0.6%를 기록해 예상을 웃돌았다. 올해 1∼8월 누적 경상수지는 2천792억달러 흑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배를 넘어섰다. 한은은 8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을 2.6%에서 3.3%로 크게 높였고, 낙관 시나리오에서는 3.6% 이상을 제시했다. 금통위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8월 전망치인 3.3%, 2.9%를 상당폭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수출 확장세를 반영해 11월 경제전망에서 전망치를 올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수도권 집값·가계대출과 미국 금리도 변수
주택시장과 가계대출은 금통위가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고려하는 요인이다. 정부가 잇따라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서울 외곽과 경기 남부 등 수도권에서는 중저가 주택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다.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달 감소세를 보였으나 이달 들어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신용대출 증가도 눈에 띄었다.
금통위는 「가계대출은 기타 대출이 순상환 되면서 감소 전환했으나, 주택 관련 대출은 증가세를 이어갔으며, 수도권 주택가격의 오름세는 다시 확대됐다」고 밝혔다. 전체 가계대출이 감소한 시기에도 주택 관련 대출은 증가했고, 수도권 집값 상승세도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대출 종류별 흐름과 주택시장 상황이 달라 금통위는 가계대출 전체뿐 아니라 주택 관련 대출과 수도권 가격 추이를 함께 살폈다.
주요국 금리 흐름도 정책 변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에도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올렸다. 오는 27∼2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는 동결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되지만,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은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전날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등에 장중 1,322.8원까지 하락했다. 장중 저가 기준으로는 2024년 10월 2일의 1,317.1원 이후 가장 낮았다. 신 총재는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좁혀지면 원화 기초가치 회복에 보탬이 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도 금통위가 살피는 대목이다. 한은은 지난달 금융안정 상황을 발표하면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가계 이자 부담은 3조3천억원, 기업 부담은 3조6천억원가량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신 총재는 지난 12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취약 차주가 저희 통화정책으로 고통을 느낄 것」이라며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황건일 금통위원도 앞서 8월 회의에서 동결 소수의견을 내며 「양극화 심화 양상과 취약 부문에 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음 달 인상 여부 주목…GDP·물가 지표 대기
시장에서는 금통위가 이르면 다음 달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책 판단에 영향을 줄 지표로는 오는 27일 발표되는 3분기 실질 GDP 성장률 속보치와 다음 달 2일 나오는 10월 물가 지표가 꼽힌다. 성장률과 물가 흐름이 한은의 전망에 부합하는지 확인한 뒤 금통위가 다음 정책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회의는 다음 달 26일 열린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여전히 물가가 높고,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지 않았다」며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의 추가 인상 전망과 별개로 금통위는 이날 동결을 결정했고, 의결문에서 두 차례 인상의 파급 효과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금리 동결에 찬성한 위원은 7명이었으며, 이날 인상 소수의견은 나오지 않았다.
신 총재는 이날 오전 11시10분께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결정 배경과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설명할 예정이다. 금통위는 이후 3분기 성장률 속보치와 10월 물가 지표 등 경제 상황을 확인하고, 다음 달 26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 결정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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