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에 태어난 샌디에이고 동물원의 상징적인 존재였던 갈라파고스땅거북 ‘그래마’가 안락사로 141세의 생을 마쳤다. 연합뉴스
19세기에 태어난 샌디에이고 동물원의 상징적인 존재였던 갈라파고스땅거북 ‘그래마’가 안락사로 141세의 생을 마쳤다. 연합뉴스

[스페셜타임스] 정진욱 기자=19세기에 태어난 샌디에이고 동물원의 상징적인 존재였던 갈라파고스땅거북 ‘그래마’가 안락사로 141세의 생을 마쳤다. 샌디에이고 동물원에 따르면, 그래마는 고령에 따른 뼈 질환으로 고통을 겪은 끝에 안락사 처리가 결정됐다. 1884년, 제21대 미국 대통령 체스터 A. 아서가 재임 중일 때 갈라파고스섬에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이 거북은 영국 빅토리아 여왕 시대와 자유의 여신상이 세워지기 전의 뉴욕까지 수많은 역사를 목격하며 그 긴 생애를 이어왔다.

그래마는 뉴욕 브롱크스 동물원을 거쳐 1928년 샌디에이고 동물원으로 옮겨져 긴 여생을 보냈다. 샌디에이고 동물원의 '왕할머니'라고 불린 그래마는 다정하고 수줍음 많은 성격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래마’라는 이름은 할머니를 친근하게 부르는 호칭에서 유래되었다.

이 거북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20번 넘는 미국 대통령의 임기를 지켜보며 수많은 역사의 순간을 견뎌냈다. 또한, 찰스 다윈이 1835년 갈라파고스를 방문했을 시기에는 그래마 부모 세대의 거북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있다. 그래마의 마지막은 동물원의 야생동물 관리 전문가들이 곁을 지키는 가운데 맞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갈라파고스땅거북은 키 1.8미터, 무게 180킬로그램에 달하는 장수 동물로, 노화에 따라 체내 축적되는 독성 물질을 정화하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앞서 호주 퀸즐랜드에서 기록된 '해리엇'이라는 또 다른 갈라파고스땅거북은 176세로 생을 마감한 바 있다. 현재까지 생존한 가장 오래된 거북이는 세인트헬레나섬에 서식하는 세이셸코끼리 거북 '조나단'으로, 그 나이는 190세를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갈라파고스땅거북은 멸종 위기종으로, 현재 갈라파고스섬에서 확인된 거북 중 15종 가운데 3종은 이미 멸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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