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앞에서 1천원이라는 가격에 판매하며 대학가의 전설로 남은 '영철버거'를 창시한 이영철 씨가 세상을 떠났다. 연합뉴스
고려대 앞에서 1천원이라는 가격에 판매하며 대학가의 전설로 남은 '영철버거'를 창시한 이영철 씨가 세상을 떠났다. 연합뉴스

[스페셜타임스] 정세연 기자=고려대 앞에서 1천원이라는 가격에 판매하며 대학가의 전설로 남은 '영철버거'를 창시한 이영철 씨가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향년 58세로, 암과의 투병 끝에 별세했다.

이영철 씨는 초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채, 가정 형편으로 어린 나이부터 중국집과 군복공장, 막노동 현장을 전전해야 했다. 그의 인생은 2000년대 초, 신용불량자라는 어려움을 딛고 단돈 2만2천원을 손에 쥔 채 시작한 버거 장사에서 전환점을 맞았다. 고대 앞 손수레에서 시작된 '영철버거'는 미국식 핫도그빵에 고기볶음과 양배추 등을 넣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형태의 스트리트 푸드로, 저렴한 가격 덕에 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2005년경에는 40개에 이르는 가맹점을 운영하며 큰 성공을 이루기도 했던 그는, 돼지고기를 등심으로 변경하는 등 질을 높이는 과정에서도 가격을 유지하며 학생들을 위해 자신의 신념을 지켰다. 심지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판매 당 200원의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버거 하나의 가격을 1천원에 고수했다.

고려대학교를 위해 매년 2천만원을 기부하며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데 기여한 이영철 씨는, 특히 고연전 같은 특별한 행사에서는 무료로 버거를 나누어 주며 학생들에게 '영철 아저씨'로서의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유사한 가게들이 등장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했고, 결국 2015년 영철버거는 잠시 문을 닫게 되었다.

폐업 소식을 접한 고려대 학생들은 '영철버거'를 다시 살리기 위해 크라우드펀딩을 실시했고, 2천579명의 학생들의 참여로 6천811만5천원의 자금이 모여 이듬해 재개업에 성공하였다. 영철버거가 다시 학생들의 곁으로 돌아오게 된 계기를 만들어 준 이 같은 노력은 이영철 씨에 대한 학생들의 애정을 여실히 증명하는 사례였다.

빈소는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었으며, 발인은 오는 15일 오전에 치러질 예정이다. 그의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으로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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