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타임스 = 정시환 기자] 미국과 이란이 직접 대면해 진행한 고위급 협상이 결론 없이 끝났다. 장시간 협상에도 불구하고 핵심 쟁점에서 간극을 좁히지 못하면서 협상은 평행선을 그렸다.

12일(현지시간) 양국 대표단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약 21시간 동안 협상을 이어갔다. 미국은 J.D. 밴스 부통령이, 이란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장이 각각 협상단을 이끌었다. 양측 최고위 인사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수십 년 만의 일이다.

협상 종료 직후 미국 측은 핵 문제를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실한 보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협상의 핵심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란 역시 물러서지 않았다. 외무부 대변인은 일부 사안에서는 의견 접근이 있었지만, 주요 쟁점에서 이견이 남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미국 요구가 지나쳤다는 입장을 내놨다.

양측이 충돌한 지점은 비교적 명확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 문제와 고농축 우라늄 처리, 해외 동결 자금 해제 여부가 핵심으로 꼽혔다. 미국은 즉각적인 조치를 요구했고, 이란은 단계적 접근을 고수했다. 협상 구조 자체가 서로 다른 전제를 바탕으로 시작된 셈이다.

협상장 밖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은 해협 인근에 군함을 배치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런 움직임은 협상 과정에서 신뢰를 쌓기보다는 긴장을 유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양측은 대화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지는 않았다. 미국은 협상안을 남겨두고 돌아갔고, 이란도 추가 협상 여지를 열어뒀다. 다만 휴전 기간이 제한된 상황에서 단기간 내 합의로 이어지기에는 조건이 까다로운 흐름이다.

중재국인 파키스탄은 협상 지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휴전 유지와 함께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현재로서는 유일한 선택지에 가깝다는 점이 드러난 장면이었다.

저작권자 © 스페셜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