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초, 육군 8사단은 6.25 전쟁의 영천대첩 승리를 기념하는 마라톤 대회를 열었다. 연합뉴스
지난해 9월 초, 육군 8사단은 6.25 전쟁의 영천대첩 승리를 기념하는 마라톤 대회를 열었다. 연합뉴스

[스페셜타임스] 정세연 기자=지난해 9월 초, 육군 8사단은 6.25 전쟁의 영천대첩 승리를 기념하는 마라톤 대회를 열었다. 이 대회는 참가 부대별로 높은 참가율과 완주율을 기록하면 포상이 지급되는 구조로 기획되었으나 준비 과정에서 발생한 부실한 안전 대책으로 인해 한 젊은 군인의 목숨을 잃게 되는 비극을 초래했다.

경기북부경찰청에 따르면, 6.25 전쟁 영천대첩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대회에서 참가한 20대 취사병 지수혁 일병이 열사병으로 인해 사망한 사건이 검찰에 송치되었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대회를 기획하고 감독했던 사단장 등 군 책임자 4명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송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의 마라톤은 지난해 9월 5일 포천천에서 개최되었고, 당시 기온은 31도로 매우 높은 수준이었으며, 습도 또한 70%에 달해 달리기에는 부적합한 환경이었다. 지 일병은 대회 도중 8킬로미터 지점에서 쓰러졌고, 이후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열사병에 의한 장기 손상으로 사망했다.

수사 결과, 군은 대회 준비 및 운영 과정에서 위험 요소에 대한 철저한 검토가 미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위험성 평가가 실시되지 않았고, 이는 참가자들에게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는 상황을 예측하고 대비하지 못하도록 했다. 군 측에서는 '응급의료 지원 태세'와 같은 형식적인 지침만을 하달했으나, 이는 전혀 실효성을 갖지 못했다.

지 일병의 경우, 대회 준비 기간 동안 체력을 기를 기회가 거의 주어지지 않았다. 취사 업무로 인해 체력 훈련에 참여하지 못했으며, 그나마 연병장에서 짧게 연습한 4킬로미터가 전부였다. 대회 당일에는 취사 업무를 마치고 바로 대회에 나서야 했고, 동료들 중 체력이 더 좋은 상급자들과 함께 달리며 심리적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부대 차원의 응급 대비 또한 미흡했다. 당일 군의관은 현장을 떠났고, 참가자로 뛰던 간호장교 외에 의료 지원 인력이 부족했다. 지 일병은 응급처치를 받지 못한 채 일반 차량으로 이송되었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골든타임을 놓쳤다.

군 검찰은 이 사건을 수사한 뒤 지휘관 2명을 경찰에 이첩했으나, 사단장 등 윗선 지휘부는 처음에는 입건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이에 유가족들은 사단장을 포함한 추가 인원들을 고소했고, 경찰은 사단장을 포함한 4명을 다시 송치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유가족들은 대회 당일 상황과 지휘부의 준비 부실이 이번 비극의 근본 원인임을 강조하며, 향후에도 유사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관리 강화 및 관련 책임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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