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방송이 라디오 특집 '구술 프로젝트, 남기고 싶은 이야기'를 통해 최동현 군산대학교 명예교수의 판소리 연구 인생을 다룬다. 해당 방송은 9월 7일 밤 9시 라디오로, 이튿날인 9월 8일 오전 9시에는 TV로 각각 나갈 예정이다.

1953년 전북 순창에서 태어난 최 교수는 판소리 명창론과 고수론을 감상 차원에 머물던 영역에서 학술 연구로 끌어올린 인물로 꼽힌다. 2019년 군산대 국어국문학과에서 정년퇴임했지만 이후에도 익산 자택에서 연구와 집필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학문적 출발점은 뜻밖에도 판소리가 아니라 문학이었다. 시인 서정주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대학 시절 문예 현상모집에 당선될 정도로 문청 시절을 보냈다. 흐름이 바뀐 건 1974년 무렵 대학 축제에서 접한 박동진 명창의 흥보가를 본 뒤였다. 판소리를 아끼던 스승들이 연구를 거듭 권했고, 마침 1970년대 국문학계에 일던 구비문학 조사 열기와 맞물리며 그를 소리 연구로 이끌었다.

최 교수는 이론 연구에 그치지 않고 직접 북채를 잡았다. 명창들을 찾아가 북과 소리를 전수받았으며, 1987년 결성된 대한고우회에서는 명고수의 구술을 학술적으로 정리해 전라북도 지역 고법 이론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소리판의 현장 은어였던 표현들이 학술 용어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스스로 북을 익힌 경험은 노명창들에게서 구술을 끌어내는 데도 유용하게 쓰였다고 한다.

실증적 태도는 그의 연구 전반을 관통한다. 1991년 익산에서 만난 한 노인의 증언을 교차 검증해 정정렬·정광수 명창의 호적명을 밝혀낸 사례가 대표적이다. 임방울의 단가 '추억'에 얽힌 로맨스 설의 연대적 오류를 짚어낸 것도 같은 맥락의 작업이었다. 발로 뛰어 사실관계를 하나하나 확인하는 방식은 이후 판소리 연구의 신뢰도를 높이는 토대가 됐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그의 저술은 84권에 이르며, 소수 인력으로 다년간 판소리 다섯 바탕과 단가를 번역해 공연 자막 체계를 만드는 작업에도 참여했다. 최 교수는 춘향가에서 신분제의 모순을, 흥보가에서 오늘날에도 유효한 사회적 화두를 읽어낸다고 말한다. 반세기 넘게 한 분야를 파고든 그의 이력은 판소리 연구가 걸어온 궤적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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