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임대인이 신규 임차인에게 주변 시세를 크게 웃도는 월세를 요구해 계약을 무산시키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이는 임대인이 직접 계약을 거절하는 대신, 사실상 신규 임차인이 계약을 포기하도록 유도하는 간접적인 방해 수법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행위가 법적으로 권리금 회수 방해에 해당할 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한다.
엄정숙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주변 상가의 차임이나 보증금에 비춰 현저히 고액을 요구하는 행위를 권리금 회수 방해로 규정하고 있다”며 “계약 거절이라는 직접적인 표현이 없더라도 사실상 계약을 막기 위한 조건 제시라면 손해배상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임대인의 과도한 임대료 인상이 법적 분쟁의 도화선이 되는 셈이다.
임차인이 권리금 회수 기회를 보호받기 위해서는 임대인이 제시한 고액의 조건을 입증할 자료 확보가 필수적이다. 문자메시지, 통화 녹음, 중개인을 통한 계약서 초안 등이 유력한 증거가 된다. 엄 변호사는 “소송의 승패는 결국 주변 시세와 비교했을 때 임대인의 요구가 얼마나 현저히 높은지를 입증하는 데 달렸다”며 “임대차 종료 후 3년의 소멸시효가 지나기 전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러한 분쟁은 임대차 계약의 자유라는 명분과 임차인의 권리금 보호라는 법적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발생한다. 임대인 역시 무리한 인상보다는 객관적인 시세 자료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조건을 제시해야 불필요한 법적 다툼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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