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을 계속 추진하면서 프론티어 AI와 피지컬 AI 육성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독파모 2차 평가 결과를 글로벌 수준의 중위권으로 평가하고, 3차 과정에서는 글로벌 오픈웨이트 모델에 근접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사이버 안보 대응을 위한 프론티어 AI 개발 사업은 별도로 추진한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국감에서는 AI 경쟁력 강화 계획과 함께 안전 분야의 예산·인력 부족, 침해사고 대응 체계, 연구개발(R&D) 자문위원 이해충돌 문제가 다뤄졌다. 과학기술인 처우와 국내 연구자 지원, 해외 인재 유치 사업을 둘러싼 정책 보완 요구도 이어졌다.

독파모 이어 프론티어 AI 별도 추진…피지컬 AI도 육성

배 부총리는 국정감사에서 독파모 사업을 기존 목표대로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업의 평가 진행 상황에 대해 “2차 평가를 끝내고 3차 과정에 돌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2차 평가 결과는 글로벌 수준에서 중위점 정도였다고 설명했고, 3차 평가에서는 글로벌 오픈웨이트 모델 수준에 가까워지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했다. 독파모를 이어가면서 사이버 안보 대응 등을 위한 프론티어 AI 개발 사업을 추가로 추진하겠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배 부총리는 4조7천억원 규모 프론티어 AI 사업의 추진 배경으로 사이버 안보와 산업·공공 분야의 AI 활용 수준을 들었다. 그는 “미토스 쇼크 이후 사이버 안보에 대응할 수 있는 AI를 확보할 수 있는가, 지금의 독파모 수준으로는 산업·공공에서 쓰는 AI 수준에 도달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에 세운 목표 기준과 현재 올해 기준이 확연하게 다르게 가고 있다”며 미국 정부가 슈퍼인텔리전스, 즉 초지능을 발표하고 기존 목표를 넘어서는 프론티어 모델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국감장에서는 피지컬 AI와 휴머노이드 로봇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질의 도중 중국산 휴머노이드 로봇 2대가 등장해 무술 품새와 댄스 동작을 선보였다.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국 베이징의 로봇 대량 양산 공장과 데이터센터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공중 컨베이어벨트에 매달린 로봇이 단계별로 조립되는 모습을 언급하며 “공중 컨베이어벨트에 매달린 로봇들이 단계별로 조립되는 대량 생산 체제를 보며 섬뜩함과 공포를 느꼈다”고 말했다. 옴디아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전 세계에서 생산된 휴머노이드 로봇 1만3천여대 가운데 상위 1~6위를 중국 기업이 차지했다고도 밝혔다. 배 부총리는 피지컬 AI를 미래 핵심 먹거리로 지정하고,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과 물리 데이터,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확보해 산업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로봇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답했다.

AI 안전 예산·인력 부족 지적…12월 마스터플랜 발표 예정

AI 안전과 신뢰 분야에서는 성능 중심 투자와 안전 관련 예산 사이의 격차가 쟁점으로 제기됐다.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AI 관련 예산 가운데 성능 인프라 예산은 6조1천490억원인 반면 안전 분야 예산은 274억원이라고 지적했다. 두 분야 예산 규모의 차이는 224대 1로 제시됐다. 이 의원은 AI안전연구소 인력이 26명에서 38명으로 늘어나는 데 그쳐 경쟁국의 증가세에 미치지 못한다고도 문제를 제기했다.

구분예산·인원
성능 인프라 예산6조1천490억원
AI 안전 분야 예산274억원
AI안전연구소 인력26명→38명

배 부총리는 AI 성능이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신뢰와 안전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AI의 성능이 빨리 발전하고 높아지고 있는 만큼 신뢰와 안전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안전연구소의 인력을 늘리고 예산을 늘려서 역량을 확보하는 일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안전연구소의 인력과 예산을 확대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 것이다.

배 부총리는 미토스 쇼크 이후 보안 특화 AI 모델 사업과 프론티어 AI 사업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 차원의 AI 안전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계획도 제시했다. 오는 12월 국가 AI 안전관리체계 구축, 첨단 AI 안전대응역량 강화, 국민 일상의 AI 환경 조성 등 3대 전략으로 구성된 국가 AI 안전생태계 조성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발표할 계획이다. 국감에서는 AI 기술 개발을 추진하는 동시에 안전과 신뢰를 뒷받침할 예산·인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침해사고 증가 속 범정부 대응체계 지적…기업 조사 권한 강화

침해사고와 유출사고에 대한 정부 대응도 국감에서 다뤄졌다. 서천호 국민의힘 의원은 2023년 대비 침해사고가 26%, 유출사고가 45%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AI 기반 침해 대응 체계 구축 예산을 제외하면 관련 예산이 오히려 감소했다는 점도 문제로 들었다. 침해 대응 시스템이 기관별로 나뉘어 있어 범정부 차원의 대책 기구가 없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배 부총리는 침해 대응 관련 예산에 대해 “기존 2026년 3천634억원 대비 5천232억원으로 44% 증액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가 침해사고 관리·대응과 매뉴얼 표준화에 주도적으로 나서고, 관련 기업 및 범부처 간 정보 전파에 힘쓰겠다고 했다. 기관별로 나뉜 대응을 정리하는 범정부 대책 기구가 필요하다는 의원 지적에 대해서는 과기정통부가 대응을 이끌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기업에 대한 조사 권한과 제재도 언급했다. 배 부총리는 10월 1일 정보통신망법 개정으로 기업의 신고가 없어도 해킹 정황만으로 현장조사를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징벌적 경제 제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해킹 은폐 의혹을 받는 LG유플러스와 관련해서는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고의로 증거인멸, 여러 가지 조사 방해 이런 것들이 밝혀지면 당연히 위약금 면제를 요청해야 한다”고 답했다. 중대한 서비스 장애나 계약상 핵심 의무 위반이 확인되면 위약금 면제가 시행되도록 정부도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 해킹 수사는 진행 중이며 자동 원격 유심(USIM) 업데이트는 10월 말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D 기획 참여 이해충돌·과학기술인 처우 개선 요구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의 R&D 사업 기획 참여를 두고 이해충돌 문제도 제기됐다.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6년간 자문회의 위원 명단과 신규 R&D 사업 기획보고서 집필진을 대조한 결과, 위원 경력이 있는 38명이 41개 기획보고서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선수가 심판까지 겸한 것”이라며 기피·회피 신청 사례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배 부총리는 “이해 충돌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자율 규제 과정에서 허점이 발생한 것 같다고 답했다. 지적된 사항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필요한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의 비정규직 비중과 보수 수준 등 과학기술인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보수와 불안정한 고용이 과학기술 인력 기반을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인규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과학자의 진로와 처우에 대해 “의대 열풍을 보며 왜 의사가 되고자 하느냐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자의 길로 갈 때도 안정된 삶으로, 본인이 좋아하는 연구를 계속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그런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해외 인재 유치 사업의 우선순위를 놓고는 국내 연구자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국내 인재풀이 있는 상황에서 5년간 1조원이 넘는 재정을 들여 해외 인력을 유치하기보다 국내 인재 연구비를 늘리는 것이 시급하다는 취지다. 배 부총리는 국내 청년 연구자 지원이 부족할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 “그런 부분을 더 강화하고 보완해 적절한 방향성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국감에서 제기된 자문위원 이해충돌 문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했으며, 국내 청년 연구자 지원도 강화·보완하겠다고 밝혔다.

배 부총리는 독파모 3차 과정에서 글로벌 오픈웨이트 모델 수준에 근접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하고, 프론티어 AI와 피지컬 AI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12월 국가 AI 안전생태계 조성 마스터플랜을 발표할 계획이며, LG유플러스 해킹 수사는 계속 진행 중이다. 자동 원격 유심 업데이트는 10월 말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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