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과 유럽연합(EU)이 중국산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유럽 수출을 조절하는 데 합의하고, 희토류와 영구자석 수출 허가 심사에도 편의를 제공하기로 했다.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과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은 베이징에서 전날부터 이틀간 제2차 중-EU 경제무역협의를 열었다. 양측은 9일 공동성명을 내고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에 맞는 방식으로 하이브리드차 무역에 관한 양해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관세와 무역 불균형, 공급망 안정, 의료기기 시장 접근, 지식재산권 문제도 협의 의제에 포함됐다.
수출 조절 합의까지 이어진 자동차 갈등
하이브리드차 수출은 이번 협의에 앞서 양측이 맞서 온 주요 통상 현안이었다. EU는 중국산 전기차의 유럽 진출을 제한하기 위해 2024년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35.3%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하이브리드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에는 기본 관세 10%가 적용돼 왔다. 중국산 하이브리드차는 지난 8월 유럽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중국산 차량의 수출이 늘면서 EU는 중국 측에 자발적인 수출 제한을 요구했지만, 중국은 WTO 규범에 어긋난다며 반대해왔다.
| 항목 | 수치 |
|---|---|
| 중국산 전기차 추가 관세 | 최대 35.3% |
| 중국산 하이브리드차 기본 관세 | 10% |
| 8월 유럽 하이브리드차 판매 중 중국산 비중 | 4분의 1 |
EU는 이번 협상을 앞두고 중국산 하이브리드차의 역내 수입을 제한하는 세이프가드 조치도 검토한 것으로 보도됐다. 일정 물량을 넘는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거론됐으며, EU 측은 중국산 하이브리드차의 자발적 수출 제한을 요구해왔다. 중국 측이 수출 제한이 WTO 규범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며 맞선 가운데, 양측은 집중 협상을 거쳐 WTO 규범에 부합하는 방식의 양해에 도달했다고 공동성명에서 밝혔다.
중국산 차량 수출 조절과 관세 인하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기자회견에서 “중국산 하이브리드차(HEV)와 플러그드인하이브리드차(PHEV)의 EU 수출을 조절한다는 공통 이해에 도달했다. 이는 중국의 수출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에 따르면 합의는 중국산 하이브리드차와 PHEV의 EU 수출 규모를 조절하는 데 초점을 둔다. 공동성명은 이를 WTO 규범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합의가 실제 수출량을 얼마나 바꾸게 될지에 관한 구체적인 수치는 공동성명에 담기지 않았다.
중국은 EU산 자동차 부품과 올리브 오일 등 일부 상품의 관세를 인하하기로 했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관세 인하로 최소 2억2천500만유로, 약 3천380억원을 아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양측은 WTO 틀 안에서 일부 상품에 대한 관세 인하 가능성을 계속 검토하기로 했다. EU의 대중 무역적자는 2025년 3천606억유로로 전년보다 15% 늘어난 것으로 앞서 보도됐다. EU는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중국 시장에서 유럽 기업의 접근성을 높이고 일부 품목의 수출 제한을 요구해왔다. 중국은 EU의 시장 접근 제한과 수출 제한 조치가 무역 불균형을 키운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희토류·영구자석 수출 허가에 편의
공급망 문제도 공동성명에 포함됐다. 양측은 글로벌 산업망과 공급망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중국은 이른바 ‘녹색통로’(그린채널) 메커니즘을 통해 EU에 대한 희토류와 영구자석 수출 허가 심사에 지속적으로 편의를 제공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EU 측은 회원국들과 함께 이중용도 품목의 대중국 수출 허가와 관련한 사안이 해결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기로 했다. 희토류 수출 허가와 이중용도 품목 허가를 둘러싼 양측의 조치는 공급망 논의에 함께 다뤄졌다.
양측은 전기차 반보조금 조사와 관련한 가격약속 및 재심사 절차도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의료기기 시장 접근 문제에 관한 대화도 이어가기로 했다. 공동성명은 구조적인 지식재산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작업에서 진전이 있었다고 밝히고, 앞으로 지식재산권 보호와 법 집행, 투명성 및 예측 가능성 제고에 중점을 두고 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관세와 자동차 수출뿐 아니라 각 분야의 실무 협의도 계속 이어가는 내용이다.
WTO 규범 아래 이견 조정…내년 회의 예정
공동성명에서 양측은 핵심 무역 상대국으로서 WTO 규범의 틀 안에서 이견을 적절히 처리하고, 양자 경제·무역 관계를 안정시키는 동시에 더 균형 잡힌 관계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일부 상품의 관세 인하 가능성도 WTO 틀 안에서 계속 살펴보기로 했다.
양측은 후속 협의를 위한 일정도 잡았다. 내년 1월에는 장관급 화상회의를 열고, 내년 3월에는 정례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공동성명에 따르면 양측은 이 일정을 통해 긴밀한 소통을 유지할 계획이다. 중국과 EU는 공동성명에서 경제·무역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균형을 높이겠다는 방침을 함께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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