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 (사진= 연합뉴스 제공)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11일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를 공개 비판해 온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에 대해 감찰에 착수하도록 중수청에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X에 올린 글에서 임 청장이 중수청을 “수사하는 기관이 아니라 정치하는 기관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중대범죄수사청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조치로, 중수청 출범 이후 행안부 장관의 첫 감독권 행사로 받아들여진다. 임 청장은 감찰 대상이 자신이 된 데 대해 “많이 안타깝고 서글픈 일”이라고 밝혔다.

중수청법 6조 근거로 감찰 착수 지시

윤 장관은 이날 X에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에 대해 감찰에 착수할 것을 중수청에 지시하겠다”고 썼다. 이어 임 청장이 김 후보자를 공개적으로 비판해 온 일을 두고 “임 청장은 중수청을 수사하는 기관이 아니라 정치하는 기관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수청법 제6조는 “행안부 장관은 일반적으로 중대범죄수사청장과 그 소속 직원을 지휘·감독한다. 다만,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중대범죄수사청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한다. 윤 장관의 이번 지시는 중수청장과 소속 직원에 대한 일반적 지휘·감독 권한을 근거로 한 것이다. 법 조항은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중수청장만 지휘·감독하도록 별도로 정하고 있다.

중수청은 공직부패와 경제·사이버·마약범죄 등을 수사하기 위해 신설된 기관이다. 윤 장관은 “공직부패와 경제, 사이버, 마약범죄 등 우리 사회의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신설되는 기관의 간부가, 중수청장 후보에 대한 지적질에 골몰하는 모습을 우려하는 눈으로 보시는 국민들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검찰의 정치개입과 집단행동 등 잘못된 관행이 중수청으로 옮겨오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라고 했다. 중수청은 지난 2일 개청식을 열었다.

후보자 공개 비판과 임 청장의 문제 제기

임 청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김 후보자에 대한 비판을 이어왔다. 지난달부터 김 후보자의 과거 검찰 내 행적을 문제 삼고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광주지방중수청장으로 부임한 뒤에도 후보자 검증과 관련한 의견을 공개적으로 냈다. 임 청장은 초대 청장 후보자와 관련해 “초대 중수청장은 1호 중수청 수사관”이라며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사람이 1호가 되면 안 되는 것”이라고 썼다.

임 청장은 지난 5일 김 후보자가 대검 감찰1과장으로 재직했던 2018년의 일을 거론했다. 임 청장은 당시 진동균 전 검사의 성폭력 사건을 은폐한 감찰 담당자들의 직무유기를 수사·감찰해 달라는 민원을 냈지만 묵살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임 청장이 SNS를 통해 밝힌 내용이다. 윤 장관은 감찰 지시를 발표하면서 후보자 검증은 대통령과 국회가 맡아야 한다고 밝혔다.

임 청장은 지난 6일 출근길 문답에서도 김 후보자의 자격을 문제 삼았다. 그는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공직자의 도리이고 시민으로서의 의무이자 권리라고 생각한다”며 “검찰청이 왜 폐지됐는지를 생각한다면 중수청에서는 다시는 그와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또 김 후보자와 관련해 과거 검찰의 처리 과정에서 지휘 라인이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후보자에 관한 임 청장의 공개 발언은 윤 장관이 감찰 지시를 밝히기 전까지 이어졌다.

14일 인사청문회 앞두고 증인 채택 불발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오는 14일 열릴 예정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지난 7일 전체회의에서 청문회 개최를 의결했다. 임 청장은 청문회에 자신을 증인으로 불러 달라고 요구했지만 증인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임 청장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참고인으로라도 소환될 줄 알았는데 (채택되지 않아) 많이 실망스럽다”고 썼다.

임 청장은 같은 글에서 자신이 참고인으로도 채택되지 않은 일을 두고 “민주당 반대로 참고인으로도 채택되지 못한 것 역시 역사는 기록하고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8일 임 청장은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도 당했다. 보도에 따르면 고발은 임 청장이 김 후보자를 잇달아 비판한 것과 관련해 이뤄졌다. 행안부 장관은 후보자 검증은 임명권자인 대통령과 인사청문회를 책임진 국회가 맡는다고 선을 그었다.

윤 장관은 X 게시글에서 “중수청장 후보자의 검증은 임명권자인 대통령과 인사청문회를 책임진 국회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수청이, 고위공직자로서의 품위와 기관의 사명에 걸맞지 않은 행동에 대해 기강을 세우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 역시, 주권자인 국민이 명령한 검찰개혁의 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임 청장의 후보자 비판과 감찰 지시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맞물린 상황이다.

임 청장 “사명감 갖고 대처”…과거 징계도 언급

윤 장관의 감찰 지시가 알려진 뒤 임 청장은 페이스북에 입장을 밝혔다. 그는 “초대 중수청장 후보가 김지용 전 검사인 것만큼은 아니어도 중수청 1호 감찰 대상이 제가 된 것은 많이 안타깝고 서글픈 일”이라고 썼다. 김 후보자를 공개 비판해 온 임 청장이 이번에는 자신이 감찰 대상이 된 데 대한 입장을 직접 밝힌 것이다.

임 청장은 검찰 재직 시절인 2012년 과거사 재심사건에서 상사의 백지 구형 지시에 맞서다 중징계를 받았던 일을 언급했다. 그는 당시 징계에 대해 취소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고 밝혔고, 이의제기권 절차 규정을 마련하고 관행 개선을 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징계 취소 소송에 승소해 이의제기권 절차 규정을 마련하고 관행 개선을 끌어냈듯 사명감을 가지고 잘 대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김 후보자가 과거 검찰에서 문제 된 사건의 기소에 반대하는 의견을 냈으며 최종 결정권자도 아니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윤 장관은 감찰 착수 지시를 밝혔고, 임 청장은 과거 징계 취소 소송과 이번 대응 방침을 언급했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14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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