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대만관 명칭 갈등에 파빌리온 설치 지연 (사진= 연합뉴스 제공)

제16회 광주비엔날레 개막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으나 전시관 명칭 문제로 파빌리온 작품 설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25일 광주비엔날레재단에 따르면 국립대만미술관(NTMoFA) 작품은 지난 18일께 국내에 반입됐지만, 전시 장소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 복합전시5관에는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다. 국제 전시 관행상 해외 작품은 통상 개막 4∼6주 전 들어오고 설치도 2∼4주 전 마무리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늦어지고 있는 셈이다.

갈등의 발단은 명칭 표기다. 대만 측은 그동안 '대만관'(타이완 파빌리온)으로 세부사항을 협의해왔다고 주장하는 반면, 광주비엔날레재단은 지난 6월부터 이를 'NTMoFA 파빌리온'으로 바꿔 표기했다. 재단은 지난 1월 체결한 협약의 당사자가 'NTMoFA'인 만큼 '대만관'이라는 국가명을 쓸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대만 문화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낸 성명에서 주최 측인 광주비엔날레재단과 행사장 관리 기관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서로 다른 이유를 들어 당초 8월 18일로 예정됐던 전시 설치를 막고 있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문화부는 늦어도 오는 26일까지 계약상 의무를 이행해 '대만관' 명칭으로 현장 설치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면서 "전 세계가 목격할 오점을 광주 정신에 남기지 말라"고 촉구했다.

논란이 커지자 광주비엔날레재단은 입장을 일부 조정했다. 재단은 이날 낸 입장문에서 "참여 기관과 작가가 자신을 어떤 명칭으로 표기하고 대표할 것인지에 대해 실질적인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면서도 "동시에 전시의 자율성과 협약에 근거한 공식 업무 수행 원칙이 함께 존중돼야 하는 만큼 NTMoFA,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필요한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단은 이번 사안이 전시 내용이 아니라 파빌리온 참여 주체와 공식 홍보물 표기를 둘러싼 행정적·협약적 이견에서 비롯된 문제라며, 공식 표기 원칙은 유지하되 전시장 내부의 표현의 자유는 계속 보장하겠다고 설명했다. 전시 공간과 관련해서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 작품 반입과 설치 협조를 요청하고, 여의치 않으면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내 공간을 대안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측은 국제적으로 문제가 불거진 만큼 재단과 국립대만미술관이 명칭에 합의해야 장소를 내줄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광주비엔날레 관계자는 "NTMoFA 파빌리온의 기획, 작품 선정, 설치 방식, 작가와 큐레이터의 표현에 개입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시 준비를 위한 남은 협의를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비엔날레에 참여하는 큐레이터와 예술가 36명은 올해 슬로건 '너는 네 삶을 바꿔야 한다'를 빗댄 '너는 네 이름을 바꿔야 한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이날 발표하고 명칭 복원을 촉구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광주비엔날레 대만관 명칭 변경 사태는 국제 언론의 관심을 받고 미술계의 반발을 일으켰다"며 "국제 문화단체들과 광주시의 문화단체들은 지지 의사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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