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셜타임스] 정세연 기자=텔레그램이 기존에 '추적 불가능한 메신저'로 알려지며 각종 범죄에 악용되었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 한국 경찰의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텔레그램은 지난해 10월부터 수사 자료 요청에 대해 95% 이상의 응답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금까지 경찰에 제공된 자료는 1천 건을 넘는다.
한국 경찰은 텔레그램에 정형화된 요청서를 제출하면, 텔레그램 측에서 자사의 내부 정책과 국제법 위반 여부를 검토한 후, 가입자 정보나 IP 기록과 같은 내용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협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다수의 요청이 거의 즉각적으로 처리되고 있으며, 나머지 요청 역시 대기 중이라고 전했다.
텔레그램과의 협조 강화로 인해, 성착취와 마약 범죄, 딥페이크 등 복잡한 범죄가 빠르게 검거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지난달 경남경찰청이 딥페이크 영상을 제작 및 배포한 10대 학생 및 관련 인물 23명을 검거한 사건이 있다. 경찰은 올해 2월 텔레그램으로부터 첩보를 입수한 후, 위장 수사와 협조를 통해 이들을 차례로 검거했다.
텔레그램이 이러한 적극적인 협조 자세를 보이게 된 데에는 파벨 두로프 최고경영자가 지난해 8월 프랑스에서 체포된 사건이 큰 영향을 미쳤다. 러시아 출신인 두로프는 아동 음란물 배포, 마약 밀매, 조직적 사기 및 자금 세탁을 방치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텔레그램은 개인정보 보호 정책을 수정하고, 수사 기관에 보다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수정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시그널', '바이버', '심플X' 등 다른 안전한 해외 메신저로 범죄자를 이동시키는 '풍선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를 대비해 경찰청은 다른 메신저 업체들과도 협조를 통한 수사 자료 제공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윤호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텔레그램과의 공조를 통해 한국 경찰이 다양한 메신저와의 협의를 성공적으로 이룰 가능성을 거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