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셜타임스 = 정시환 기자]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6조원 넘는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간 기준으로는 1년 5개월 만에 최대 순매수 기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7월 한 달간 코스피 시장에서 6조2천81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6월 순매수액(2조6천930억원) 대비 2.3배 규모며, 작년 2월 7조8천580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외국인 자금 유입에 힘입어 지난달 코스피지수는 5.7% 상승했다.
순매수 종목 가운데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로, 3조4천950억원어치 매수가 집중됐다. 전체 외국인 순매수액의 56%를 차지한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 기대감에 한화오션도 8천580억원 규모로 순매수 2위에 올랐다. SK스퀘어(4천570억원), 이수페타시스(3천290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2천49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외국인의 매수세 확대 배경으로는 새 정부의 증시 부양책, 한미 간 통상 협상 낙관론, 삼성전자의 테슬라 반도체 수주 등이 복합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 심리가 외국인 자금 유입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8월 들어 분위기가 급변했다. 이달 첫 거래일인 1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천562억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코스피200선물 시장에서도 4천448억원어치를 순매도해 하루에만 총 1조1천억원가량을 팔아치웠다. 이날 코스피는 3.88% 급락해 4월 7일(-5.57%)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급격한 하락의 배경에는 미국의 관세 영향 본격화에 따른 국내 기업 실적 악화 우려, 그리고 정부의 세제 개편안 발표가 작용했다. 특히 정부가 추진 중인 주식 양도소득세 기준 변경에 대한 불만이 투자자 사이에서 확산 중이다.
기획재정부는 주식 양도세 과세 기준을 기존 50억원에서 다시 10억원으로 강화하는 방향의 세제 개편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과거 양도세 기준을 낮췄을 때 시장에 큰 충격은 없었다”며 반박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는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 하향 반대’ 청원이 올라와 3일 오전 10시 기준 8만6천845명의 동의를 얻었다. 기준선인 5만명을 넘겨 해당 안건은 국회 소관 상임위로 회부될 예정이다.
청원 작성자는 “미국과 세금이 같다면 누가 국내 주식을 선택하겠느냐”며, “사다리를 걷어차지 말라”고 반발했다. 30일 이내에 동의 수가 더 늘어날 경우 정치권 논의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