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셜타임스 = 정시환 기자] 대전의 한 동물원에서 탈출한 늑대 ‘늑구’가 이틀째 포획되지 않은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목격 신고가 이어지며 혼선이 발생했다. 당국은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수색을 이어가는 한편, 주민 안전 안내를 강화하고 있다.
9일 경찰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대전 오월드에서 사육 중이던 늑대 1마리가 사라진 사실이 확인됐다. 개장 전 점검 과정에서 늑대 무리 중 일부가 비어 있는 것이 확인됐고, 시설 측은 자체 수색을 진행한 뒤 관계 기관에 신고했다. 탈출 시각은 오전 9시 30분 전후로 파악됐다.
늑구는 2살 수컷 개체로, 탈출 이후 정확한 위치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수색팀은 전날 밤 한 차례 개체를 발견했지만, 즉시 이동하면서 포획에는 실패했다. 이후 보문산 일대에서 여러 차례 목격됐다는 진술이 이어졌고, 당국은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탐색 범위를 좁혔다.
수색은 이틀째 이어졌다. 대전소방본부와 경찰 등은 9일 오전부터 수백 명 규모의 인력을 투입했다. 야간에는 열화상 장비와 소규모 인원을 활용해 추적을 시도했으며, 낮 시간에는 인력을 확대해 수색 범위를 넓혔다. 유해조수 포획 인력과 민간 전문가도 현장에 참여했다.
한때 늑대를 유인하기 위해 암컷 개체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됐으나 실제 투입되지는 않았다. 당국은 늑대를 자극하지 않는 방식으로 접근을 시도하고 있으며, 포획 장비와 인력 배치를 병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타 지역 목격 신고도 접수됐다. 9일 오후 6시 56분쯤 충북 청주 서원구 현도면 일대에서 늑대를 봤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신고자는 같은 날 오전 목격했다고 주장했으나, 신고는 수 시간 뒤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 당국은 인력과 장비, 드론을 투입해 수색을 진행했지만 별다른 흔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후 대전 지역에서 또 다른 목격 신고가 접수되면서 청주 수색은 약 1시간가량 진행된 뒤 종료됐다. 결과적으로 해당 신고들은 오인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고, 실제 이동 경로와는 무관할 수 있다는 판단이 이어졌다. 신고 시점과 실제 목격 시점 사이의 시간 차가 커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주민 불안을 고려한 대응도 병행됐다. 청주시는 안전 안내 문자를 발송해 외출 시 주의를 당부했고, 대전 일대에서도 유사한 안내가 이어졌다. 다만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사례는 없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늑구의 행동 특성을 근거로 인명 피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봉균 공주대 특수동물학과 교수는 “늑구가 인공 증식됐고 사람과 우호적인 관계를 오랫동안 형성한 점들을 살펴봤을 때 인명 피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며 “사살하기보다는 안전하게 포획하는 방식을 계속 고려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늑대의 습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늑대가 맹수는 맞지만 무리를 이루지 못한 개체라면 그냥 들개와 같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가축 농장 등에 대한 피해는 생길 수 있지만 인명 피해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단독 개체의 경우 공격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먹이와 관련한 우려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위험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야생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당장 먹이 활동을 하진 못하겠지만 음식물 쓰레기 등을 먹어 영양을 섭취할 수 있다”며 “당분간 먹이를 못 먹어도 곧바로 건강에 이상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늑구는 탈출 전날 사육 환경에서 먹이를 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획 방식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됐다. 김 교수는 “포획틀에 대한 부정적인 경험이 없다면 동물들이 포획틀에 들어와서 잡히는 경우들이 상당히 많다”며 “포획틀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서 늑구가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지점을 중심으로 설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늑구에게 익숙한 조건이나 자극을 주는 게 중요한데, 그것이 바로 사육사”라며 “관리 경험이 있는 사육사를 현장에 배치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현재 경찰과 소방, 군이 총력을 다해 안전한 포획과 복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부디 어떠한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길 바라며, 늑구 역시 무사히 안전하게 돌아오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