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진출 혈액제제 수요 폭발에 2030년까지 차세대 면역글로불린 라인 구축
미국 시장을 강타한 국산 혈액제제의 수요 폭발에 대응하기 위해 GC녹십자가 충북 오창공장에 1400억원을 투입하는 대형 공사를 시작한다. GC녹십자는 16일 이사회를 열고 차세대 면역글로불린 제품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신규 생산라인 구축 계획을 최종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투자는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만성적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혈액제제 주도권을 단숨에 쥐기 위한 과감한 결정이다. 전체 투자 금액 1400억원은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이 회사 자기자본 1조3943억원의 10.04%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다. 회사는 보유 자금을 활용해 공장 부지 내 유휴 공간을 최첨단 생산 설비로 채운다.
신설되는 라인은 GC녹십자의 핵심 수익원으로 떠오른 면역글로불린 제품군의 글로벌 공급을 전담하는 중추 기지가 된다. 면역글로불린은 사람의 혈장에서 추출한 정상 항체를 고순도로 농축한 특수 의약품이다. 선천성 면역결핍증 환자에게 부족한 항체를 보충해주거나 중증 자가면역질환자의 과도한 면역반응을 가라앉히는 생명 유지 필수재로 꼽힌다.
막대한 자본을 단일 공장 증설에 쏟아붓는 배경에는 정맥주사용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미국 내 돌풍이 자리 잡고 있다. 알리글로는 2023년 미국 식품의약국 허가 문턱을 넘은 이후 현지 처방 시장에서 가파른 실적을 올리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알리글로 관련 매출은 349억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 86억원 대비 4배가량 급증했다.
혈액제제는 일반 화학합성 의약품과 달리 제조 공정이 까다롭고 거대한 설비가 필요해 진입장벽이 높다. 일선 병원의 수요가 폭증한다고 해서 제약사가 단기간에 뚝딱 물량을 늘릴 수 없는 구조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면역글로불린은 뚜렷한 공급 부족을 겪고 있는 의약품"이라며 "향후 미국 내 점유율 확대 속도를 고려할 때 선제적인 대규모 생산능력 확보가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공장 증설과 함께 안정적인 양산망을 담보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과의 밀착 행보도 이어졌다. GC녹십자는 이날 글로벌 생명과학 기업 싸이티바와 바이오의약품 핵심 소모품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혈액제제 공정의 핵심인 바이러스 제거 필터 등을 우선 공급받는 체계를 굳혀 향후 오창공장 신규 라인 가동 시 발생할 수 있는 원부자재 병목 현상을 원천 차단하기로 합의했다.
회사는 공사 기간 현지 원료 수급망 정비와 신제품 개발을 병행한다. 혈액제제의 뼈대가 되는 혈장의 미국 내 자체 조달 비율을 끌어올려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환자 스스로 투여하기 편한 피하주사 제형의 알리글로 개발에 속도를 내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차세대 면역글로불린 설비를 들이는 오창공장 신규 생산라인 구축 공사는 투자가 의결된 이날 곧바로 첫 삽을 뜬다. GC녹십자는 철저한 공정 관리와 시운전을 거쳐 오는 2030년 12월 31일까지 모든 설비 구축과 상업 생산 준비를 완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