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반도체 조정 여파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근 쉬어가는 흐름을 보이는 사이 중소형주와 코스닥 시장으로 온기가 확산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8월11일까지 7월31일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업종은 건설로 33.65% 올랐고, 의료/정밀(27.08%), 기계/장비(25.43%), 금속(19.59%)이 뒤를 이었다. 최근까지 주도업종으로 꼽히던 코스피 전기/전자는 14.65% 상승에 그쳐 같은 기간 시장 전체 수익률 13.44%에 턱걸이한 수준을 보였다.
코스피 전기/전자는 7월 한달간 30% 가까이 내리며 유가증권시장 업종 중 가장 큰 폭으로 추락했고, 이후 다른 업종이 낙폭을 회복하는 동안에도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지난달 말 미국 빅테크 실적발표를 계기로 인공지능 산업 수익성 논란과 인프라 투자 지속성에 대한 시장 의구심은 상당 부분 진정됐지만, 한 달 넘게 이어진 급락장에 투자심리가 크게 훼손되며 반도체 대형주에 쏠렸던 자금이 소외 종목으로 이동했다. 8월11일 현재 우선주를 제외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종목 832개 중 761개(91.5%)가 7월30일 대비 주가가 올랐고 하락 종목은 46개(5.5%)에 그쳤다. 코스닥지수는 같은 기간 33.04% 급등했으며, 우선주를 제외한 코스닥 상장종목 1천816개 중 1천631개(89.8%)가 상승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형주에 집중됐던 수급이 소외주와 코스닥 등으로 확산했다. 특히 코스닥의 아웃퍼폼이 뚜렷한데 코스피가 강세를 보인 5∼6월에도 부진했던 만큼 낙폭 과대 인식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집중됐다"고 진단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말 이후 미국 주식시장에서 투기적 레버리지성 자금들의 디레버리징이 나타나며 가치주·구경제·소외주 영역이 폭넓게 반등했다고 짚었다. 그는 기술주에 고위험 레버리지 베팅을 해온 AI 전문 헤지펀드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가 지난달 말 파산하며 연쇄청산이 정점을 지났다고 설명했다. 한국 시장에서는 금융당국이 7월31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보완대책을 시행한 이후 왜곡됐던 수급이 차츰 정상화되면서 소외주와 코스닥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준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체 주식시장에서 코스닥 거래대금 비중이 차지하는 비율은 7월 평균 10%에서 이달 10일 27%까지 증가했으나, 시장 전체 거래대금이 7월 평균 대비 39% 감소하는 등 증시 자금은 되레 축소됐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닥의 우위가 국면적 성격이라며 반도체 등 대형주가 되살아나면 자금이 다시 지수 베타로 회귀하면서 코스닥의 상대 우위도 되돌려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장보다 11.32% 내린 61.68로 마감하며 전일(-7.99%)에 이어 이틀 연속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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