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부동산 세제 기준을 ‘보유’에서 ‘거주’로 옮기면서 주택을 고르는 잣대도 달라지고 있다. 얼마나 오래 소유했는지가 아니라 실제 거주 여부가 세 부담을 가르는 구조로 바뀌면서, 직주근접과 교통, 생활 인프라를 갖춘 실거주용 한 채의 가치가 새롭게 부각되는 모습이다.
지난 3일 발표된 2026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거주용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는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늘어나는 반면, 비거주 1주택의 공제액은 9억원으로 줄어든다. 장기보유특별공제도 거주기간에 비중을 두는 방향으로 단계적으로 바뀔 예정이다. 같은 한 채를 갖고 있어도 실제 거주 여부에 따라 세금 부담이 갈리는 셈이다.
세제가 거주를 기준으로 삼으면서 주택을 평가하는 잣대 역시 직장까지의 거리, 역세권 여부, 학교와 생활 인프라 등 실거주 조건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다만 서울은 올 7월 아파트 평균 매매값이 15억9490만원(KB부동산)에 달할 만큼 가격 문턱이 높아, 감당 가능한 가격대에서 출퇴근 부담이 크지 않은 인접 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천, 김포, 인천 등 서울과 맞닿은 수도권 일부 지역은 비규제지역으로 남아 있어 대출 여건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점도 이런 흐름에 영향을 주고 있다. 서울 주요 업무지구와 이어지는 교통망을 갖추면서 진입 부담은 덜한 지역들이 대안으로 떠오르는 배경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부천의 올해 상반기 아파트 거래는 655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2% 늘었다. 이 가운데 서울 거주자가 매입한 부천 아파트는 1392건으로 전체 거래의 21.2%를 차지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95.5%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경기 전체 아파트 거래에서 서울 거주자 매입 비중이 15.5%였던 점을 감안하면, 부천으로의 서울 수요 유입이 경기 평균보다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집값 흐름도 이런 분위기를 뒷받침한다.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부천은 올해 2분기 0.91% 올라 2024년 3분기(1.93%)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상승 전환 이후 4분기 연속 오름폭이 커지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부천에서는 신규 공급도 이어지고 있다. 두산건설과 쌍용건설 컨소시엄은 경기 부천 소사본1-1구역 재개발정비사업으로 짓는 ‘두산위브더제니스 부천’ 분양에 나섰다. 아파트 1,728가구와 오피스텔 280실을 합쳐 총 2,008가구·실 규모로 조성되며, 이 중 아파트 1,158가구(전용 59·74·84㎡)와 오피스텔 261실(전용 39·45㎡) 등 총 1,419가구가 일반분양 대상이다.
이 단지는 수도권 전철 1호선과 서해선이 지나는 소사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더블 역세권에 자리하며, 한 정거장 떨어진 부천종합운동장역에는 GTX-B 노선이 들어설 예정이다. 별도의 거주의무는 없고 전매제한 기간은 1년이다. 소사역에서는 환승 없이 신도림역까지 약 18분, 용산역까지 30분대에 닿는 등 서울 서남권과 도심을 잇는 교통여건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GTX-B 노선이 개통하면 부천종합운동장역에서 신도림, 여의도, 용산, 서울역 등 수도권 주요 거점으로의 이동 시간이 한층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서울 출퇴근이 원활하면서도 비규제지역에 들어서는 보기 드문 대단지 분양”이라며 “서울 접근성과 대출, 전매 조건을 함께 따지는 수요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고, 지역에서도 오랜만에 공급되는 대규모 신축 단지여서 관심이 꾸준한 편”이라고 말했다. 세제개편이 거주 중심으로 재편되는 만큼, 서울 접근성을 갖춘 비규제 수도권 지역으로의 수요 이동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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