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경학회가 24일 용산기지 공원화 선포 20주년을 맞아 성명을 발표하고, 용산공원 부지에 주택을 공급하려는 정부 방침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학회는 성명에서 정부가 최근 수도권 주택 공급 대책을 통해 용산공원 부지 내 신속한 주택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20년간 이어져 온 공원화 약속을 뒤집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회는 용산기지 공원화 구상 수립과 종합기본계획, 설계 국제공모 관리 등 그간 용산공원 조성 과정에 참여해 온 단체다.

학회는 반대 이유로 다섯 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용산공원 부지는 식민과 분단, 전쟁으로 이어진 역사가 쌓인 공간으로, 물량과 속도를 앞세운 주택 공급이 이 땅의 역사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남산과 한강을 잇는 서울의 생태축을 완성할 핵심 공간이라는 점, 오랜 사회적 합의를 거쳐 국가 과제로 추진돼 온 사업이라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현실적 여건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학회는 본체부지 전체 반환이 끝나야 토양 정화 등 후속 절차에 착수할 수 있는데, 2024년 12월 기준 반환율이 31.5%에 그쳐 조기 착공 자체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후보지로 거론되는 용산어린이정원 등에 아파트를 짓더라도 확보 가능한 가구 수는 서울 시내 대형 단지 한 곳 규모에도 못 미쳐, 주택 공급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덧붙였다.

학회는 “용산공원조성특별법까지 개정해 공원 부지에 아파트를 공급하는 정책을 철회하고 용산공원의 온전한 완성을 위해 전력을 다해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주택 공급의 시급성과 공원의 역사·생태적 가치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사안인 만큼, 정부와 학계 간 이견 조율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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