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골의 현자(賢者) - 참 고마운 당신
3년 만에 다시 만난 강원도 을수골 80대 노부부, '산골의 현자'와 보낸 사계절
방송 : 2026년 9월 12일(토) 오후 10시 15분 KBS 1TV
아흔을 바라보는 을수골 터주
강원도 홍천군 해발 800고지에 자리한 을수골. 전광서(89세), 이복순(84세) 부부는 그 막다른 오지에서 태어나 아흔이 가깝게 오지 고향을 지키고 있다. 제작진과 2023년에 처음 만나 인연을 이어온 지도 어느덧 3년째다.
도라지꽃이 예쁘게 피어도, 가마솥에 손두부를 쑤거나 이른 첫눈이 내려도 제작진이 눈에 어른거린다는 어르신 부부. 그래서 절기마다 꾸준히 어르신 댁을 찾아뵀다. 갈 때마다 귀는 어두워지고, 걸음 또한 눈에 띄게 느려진 자칭 을수골 터주, 전광서 옹이다. 하지만, 천진한 웃음과 삶에 대한 통찰은 여전히 수수하면서도 깊고 따스했다.
꽃과 나무, 벌과 나비 같은 미물까지도 사랑하고, 어울려 살 줄 아는 어르신에게 입 모아 ‘산골의 현자(賢者)’라고 부르는 덴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천지에 고마운 것들뿐입니다
어르신은 ‘고맙다’는 말을 달고 산다.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도 매일 밥상을 차려주는 아내가 고맙고, 을수골 터주 건강히 지내라고 귀한 산삼을 내어주는 산도 고맙다. 잦은 장마에 작물의 1/3을 잃었어도 가족이 먹을 만큼은 남겨줘서 또, 고맙다.
반대로 아내 복순 여사는 기력은 쇠했어도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늙은 남편이 고맙고, ‘엄마, 엄마’ 부르는 자식에게 젊은 날 그때처럼 어미 노릇 할 수 있어 고맙다. 비 갠 후, 재롱떨 듯 폴짝 뛰어오르는 참개구리는 또 어떤가.
김장철마다 내려와 어르신 부부와 수백 포기 김장하는 딸들도, 부모님이 계셔 고맙다. 긴 세월 살아보니 밉고 싫은 것보다, 천지에 고마운 것들뿐이라는 전광서 옹. 눈과 귀는 어두워졌을지언정 마음은 날로 밝아지고 있다.
추억은 오래 그곳에 남아
전기는 15년 전 처음 들어왔고, 버스를 타려면 20리를 걸어 나가야 한다. 을수골은 강원도에서도 손꼽히는 오지 골짜기다. 편리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오지여서 아름다운 것과 사라지지 않은 추억이 많다. 봄이면 사방에 나물이 돋고, 여름이면 은하수가 밤하늘을 수놓고, 가을이면 버섯과 밤이 쏟아져 나온다.
무엇보다 제일은 족히 70년은 넘은 흙집과 그곳에서 환하게 웃어주는 정 많은 어르신 내외다. 수몰된 고향집과 마을이 그리워 고향마을을 꼭 닮은 을수골을 벌써 20년 넘게 찾아온다는 70대 동창생들도 있다.
우리가 사랑했던 어린 날의 추억이 남아 있는 곳, 을수골. 2025년부터 올해 여름까지 을수골의 1년을 또 한 번 담았다. 어느 하루 마음이 적막할 때, 위로와 휴식이 되어줄 어르신 부부와 을수골의 이야기를 다시 시작한다.
(사진 제공 = KBS 1TV ‘다큐 On’)
◆ 한눈에 보기
· 발행 기관 : KBS
· 분류 : 다큐 On
· 배포 : 9월 10일 09:00
출처 : KBS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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