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초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전역으로 유독성 연무를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7월 초 시작된 화재로 현재까지 약 20만㏊ 이상의 산림과 농경지가 잿더미로 변했으며, 이는 서울 면적의 3배가 넘는 규모입니다.

이번 사태는 슈퍼 엘니뇨에 따른 극심한 가뭄이 겹치면서 더욱 악화했습니다. 특히 지표면 아래 깊숙이 쌓인 유기물 토지인 '이탄지'에 불이 붙으면서 진화가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이탄지는 한 번 불이 나면 땅속에서 수주 동안 지속되며 막대한 탄소를 방출하는데, 전문가들은 이를 '탄소 폭탄'이라 부르며 경고하고 있습니다.

현지 보건 당국은 7월과 8월 두 달 동안 화재 관련 호흡기 질환자가 5만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습니다. 이 중 1만 2000여 명은 5세 미만 영유아로 확인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연무 속 미세입자가 폐포를 뚫고 혈관까지 침투해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주민들의 건강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재난이 무분별한 팜유 플랜테이션과 배수 작업 등 수십 년간 누적된 개발 정책의 결과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진화 작업에 투입된 의용소방대원들 사이에서도 건강 악화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현장 상황은 통제 불능 수준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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