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감지 시스템 확산에도 전문가들 "휴식이 최우선"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장거리 귀성길에 나서는 운전자들 사이에서 졸음운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명절 연휴 기간 고속도로 교통사고 가운데 졸음운전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비중이 평소보다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장시간 운전에 따른 피로 누적과 야간 귀성이 겹치면서 졸음운전 위험이 커지는 구조다.

도로교통공단 통계에서도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는 다른 유형의 사고보다 치사율이 높게 집계된다. 졸음운전 사고는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못한 채 그대로 충돌하는 경우가 많아 충격이 크고, 후속 차량과의 연쇄 추돌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특히 귀성길처럼 왕복 4~5시간 이상 운전이 이어지는 경우 피로가 누적되면서 후반부로 갈수록 사고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에는 이런 위험을 줄이기 위한 차량 기술이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운전자 상태 모니터링 시스템(DMS)이다. 차량 내부에 설치된 적외선 카메라가 운전자의 눈 깜빡임 빈도와 시선 방향, 고개 숙임 정도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졸음이나 주의력 저하 징후를 포착하는 방식이다.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경고음과 함께 계기판에 알림을 띄우거나 시트 진동으로 운전자를 각성시킨다.

차선이탈경고시스템(LDWS)도 함께 활용된다. 차량이 차선을 이탈할 조짐을 보이면 경고음이나 진동으로 운전자에게 알리는 기술로, 졸음으로 인한 무의식적 차선 이탈을 조기에 감지하는 역할을 한다. 일부 최신 차량에는 운전대 그립 감지 센서가 탑재돼 손이 운전대에서 일정 시간 이상 떨어지거나 그립 강도가 약해지면 이를 졸음 신호로 간주해 알림을 보내기도 한다.

여기에 더해 최근 출시되는 차량에는 운전 패턴을 학습하는 기능도 추가되고 있다. 평소 운전자의 핸들 조작 습관과 가속·제동 패턴을 축적해두고, 이와 다른 불규칙한 움직임이 감지되면 피로 운전 가능성을 판단하는 방식이다. 일부 제조사는 여기에 심박수나 호흡 패턴을 측정하는 웨어러블 기기와 차량을 연동해 운전자의 생체 신호까지 함께 분석하는 기술을 시험하고 있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갖춘 차량이 늘면서 이런 기능은 점차 대중화되는 추세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이런 기술은 어디까지나 보조 수단일 뿐 졸음운전 자체를 원천적으로 막아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센서가 졸음을 감지했을 때는 이미 반응 속도가 떨어진 상태일 수 있어 전적으로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장착된 기능을 과신한 나머지 오히려 무리하게 장거리 운전을 강행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기술의 취지와 정반대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기술의 한계를 체감했다는 사례도 있다. 귀성길에 야간 운전을 하다 졸음쉼터를 찾은 김모 씨(42)는 "차량에 졸음감지 경고 기능이 있다고 안심하고 무리하게 운전을 이어갔는데, 경고가 뜬 순간 이미 정신이 아득했다"며 "결국 갓길이 아닌 졸음쉼터에 차를 세우고 20분 정도 눈을 붙이고 나서야 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날 이후로는 아무리 기능을 믿더라도 2시간마다 무조건 쉬는 습관을 들이게 됐다"고 말했다.

비슷한 경험을 전한 이모 씨(35)는 "명절마다 밤늦게 출발해서 새벽에 도착하는 일정을 반복했는데, 어느 순간 졸음쉼터 표지판이 안 보일 정도로 시야가 흐려진 적이 있었다"며 "그 뒤로는 아무리 늦더라도 낮 시간대에 출발하는 쪽으로 계획을 바꿨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술적 보조 장치와 함께 운전자 스스로의 예방 습관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수면의학 전문의는 "졸음운전은 음주운전과 유사한 수준으로 반응 속도와 판단력을 떨어뜨린다"며 "운전 전날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확실한 예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거리 운전 시에는 2시간에 한 번씩 휴게소나 졸음쉼터에서 차를 세우고 스트레칭이나 짧은 낮잠으로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전문의는 또 "짧은 낮잠은 15분에서 20분 정도가 적당하며, 너무 오래 자면 오히려 깊은 잠에 빠져 일어난 뒤 더 몽롱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카페인 섭취에 대해서도 조언이 이어진다. 전문의는 "카페인은 섭취 후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졸음이 심해진 뒤 마시는 것보다 미리 마셔두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다만 카페인에 의존해 무리하게 운전 시간을 늘리는 것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페인 섭취와 짧은 낮잠을 함께 활용하는 이른바 '카페인 낮잠'도 효과적인 방법으로 거론된다. 카페인을 섭취한 직후 15분 정도 짧게 잠을 자면, 잠에서 깰 무렵 카페인 효과가 본격적으로 작용해 각성 효과가 배가된다는 설명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거나 실내 온도를 낮게 유지하는 것도 졸음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차량 내부가 지나치게 따뜻하면 졸음을 유발하기 쉬운 만큼, 에어컨이나 히터 온도를 조금 낮추고 주기적으로 환기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동승자와 대화를 나누거나 리듬감 있는 음악을 듣는 것도 각성 상태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관계자는 "혼자 운전할 때는 라디오나 팟캐스트처럼 계속 말소리가 나오는 콘텐츠를 듣는 것이 무음 상태보다 각성 유지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야간 귀성 운전자들에게는 출발 시간 조정도 권장된다. 관계자는 "새벽 시간대나 심야 시간대는 생체리듬상 졸음이 가장 몰리는 시간대"라며 "가능하다면 이 시간대를 피해 출발 일정을 조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한 장거리 운전 전 과식이나 과음을 피하고, 소화가 잘되는 가벼운 식사를 하는 것이 졸음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특히 명절 음식처럼 기름지고 소화가 더딘 음식을 먹은 직후 바로 운전대를 잡으면 식곤증이 겹쳐 졸음이 더 빨리 찾아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졸음쉼터와 휴게소의 위치를 미리 확인해두는 것도 실질적인 대비책으로 꼽힌다.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에는 졸음쉼터 위치 안내 기능이 포함돼 있어 운전 중 졸음이 느껴질 때 가까운 쉼터를 빠르게 찾을 수 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졸음이 몰릴 때 무리해서 다음 휴게소까지 참고 가기보다는 가장 가까운 졸음쉼터를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졸음쉼터는 고속도로 구간별로 촘촘히 배치돼 있는 만큼, 출발 전 경로상 졸음쉼터 위치를 한 번쯤 확인해두는 습관이 실제 위기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동승자가 있는 경우에는 운전자 상태를 함께 살피는 것도 권장된다. 교통안전 전문가는 "동승자가 운전자의 눈 깜빡임이나 하품 빈도, 말수 감소 같은 변화를 미리 알아채면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며 "졸음이 의심되면 운전자가 괜찮다고 해도 일단 차를 세우고 교대하거나 쉬어가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가족 단위로 귀성길에 오르는 경우 운전자를 교대할 수 있는 사람을 미리 정해두는 것도 실질적인 예방책으로 제시된다.

차량 기술은 계속 진화하고 있지만, 결국 졸음운전을 막는 마지막 방어선은 운전자 본인의 판단과 습관이라는 점이 공통적으로 강조된다. 귀성길에 나서기 전 충분한 수면과 휴식 계획을 세우고, 운전 중에는 몸이 보내는 피로 신호를 무시하지 않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예방법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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