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러시아산 경유에 대한 제재를 한시적으로 완화하자 유럽연합(EU)은 러시아의 전쟁을 돕는 조치라며 반발했다. EU는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압박을 풀 때가 아니라고 밝혔고, 오는 12일 외무장관들이 개전 이후 최대 규모의 대러 제재 목록을 승인할 의향이라고 했다. 영국과 독일도 제재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영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재정적 지원과 러시아 압박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으며, 독일은 새 제재를 유럽 파트너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산 경유를 미국과 세계 시장에 대규모로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 정부는 러시아산 경유의 미국 수입 등을 허용하는 한시적 대러 제재 완화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EU와 영국, 독일은 각각 러시아에 대한 제재와 우크라이나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의 제재 완화 발표에 유럽 반발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산 경유 공급에 합의했다고 밝히면서 공급 대상에 미국과 세계 시장을 포함했다. 미 정부가 발표한 조치는 러시아산 경유의 미국 수입 등을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내용이다. 미국의 조치가 발표된 뒤 EU는 러시아산 경유 제재 중단이 러시아의 전쟁 수행에 필요한 수입을 늘릴 수 있다고 비판했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카야 칼라스는 10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 러시아의 공습으로 이틀간 우크라이나인 80여 명이 사망했다고 적었다. 그는 러시아가 EU 회원국이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인 유럽을 상대로 하이브리드 공격을 강화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산 경유 제재를 중단하면 러시아가 전쟁을 수행할 수입을 더 벌게 된다며, 지금은 대러 압박을 완화할 때가 아니고 유럽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U, 최대 규모 제재 목록 승인 예고

칼라스 대표는 월요일인 12일 EU 외무장관들이 러시아의 전쟁 노력을 겨냥한 제재 목록을 승인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목록이 개전 이후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한시적 제재 완화 발표와 별도로 EU는 러시아를 겨냥한 추가 제재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것이다. EU 집행위원회도 별도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세계 식품 공급과 에너지 인프라를 보호할 휴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집행위원회는 유럽이 러시아 탄화수소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데 따르는 숨은 비용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럽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러시아의 전쟁을 부추기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EU는 러시아산 경유 제재 완화를 전쟁 수행 수입을 늘리는 조치로 비판했고, 집행위원회는 러시아 에너지 의존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유럽의 입장을 밝혔다.

영국, 젤렌스키와 제재 유지 논의

앤디 버넘 영국 총리는 10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했다. 영국 총리실은 버넘 총리가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적인 연대를 강조했다고 전했다. 총리실은 두 정상이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유지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논의했으며, 버넘 총리가 영국은 대러 제재를 계속 강화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설명했다.

두 정상은 러시아가 즉각적인 에너지 휴전에 동의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총리실에 따르면 양측은 며칠 안에 대면 회동해 관련 논의를 이어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앞서 총리실 대변인은 영국이 우크라이나가 방위를 위한 군사적·재정적 지원을 받도록 국제 파트너들과 계속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또 영국 역대 최대 수준의 제재로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유지해 푸틴의 침략 대가를 높이겠다고 했다.

독일도 기존 제재 고수 방침

독일 정부 대변인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고수하고 있으며 새로운 제재와 관련해 유럽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방어하기 위한 노력에 대한 독일의 지원은 흔들림이 없다고 했다. 독일 정부의 입장은 기존 대러 제재를 유지하는 동시에 유럽 파트너들과 추가 제재를 논의한다는 것이다. 미국이 러시아산 경유의 미국 수입 등을 한시적으로 허용한 조치와는 별도로, 독일은 제재를 계속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영국과 독일은 모두 대러 제재 유지 방침을 확인했지만 발표한 내용에는 각국의 계획이 담겼다. 영국은 우크라이나의 군사적·재정적 방위 지원을 위한 국제 협력과 제재 강화 방침을 밝혔다. 독일은 제재를 고수하고 새 제재를 유럽 파트너들과 협의한다고 했다. EU는 12일 외무장관 회의에서 개전 이후 최대 규모의 제재 목록을 승인할 의향을 밝혔고, 영국 총리와 젤렌스키 대통령은 며칠 내 대면 회동을 하기로 했다.

영국 총리와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며칠 안에 만나 에너지 휴전과 러시아 압박 문제를 이어서 논의하기로 했다. 영국과 독일은 대러 제재 유지 방침을 내놓았으며, 독일은 새 제재를 유럽 파트너들과 협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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