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11일 자신은 자리를 얻기 위해 정치에 뛰어든 것이 아니라며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국회의원이라는 자리를 과분하다고 표현하고, 공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동지들과 함께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국회의원 권한을 잃더라도 계속 나아가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발언 배경을 따로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정치권에서 나왔다. 이 대통령은 큰 자리를 요구하고 인사나 국가정책을 자기 뜻대로 하려다 뜻대로 되지 않자 급진 개혁을 내세워 내부 공격을 하는 행태를 비판했다. 김 의원은 검찰개혁 강경파로 분류돼 왔으며,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인선과 정부의 검찰개혁 추진을 두고 비판을 이어왔다.
자리보다 과제를 강조한 김용민의 발언
김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정치를 시작한 이유와 현재 의정 활동의 목적을 적었다. 그는 「내가 정치를 시작한 것은 이루고자 한 과제가 있어서이지 자리를 탐하기 위해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도 국회의원이라는 과분한 자리에서 공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검찰개혁, 사법개혁에 동지들과 함께 진군하고 있을 뿐」이라고 썼다. 마지막으로 「설사 그 권한마저 잃더라도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발언에는 자신이 정치에 나선 목적이 직위나 권한이 아니라 과제의 실현에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 의원은 글을 올린 구체적인 배경이나 의도를 별도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이틀 전 엑스에 올린 글에 대한 반응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순수한 급진성도 문제겠지만, 능력도 안 되면서 큰 자리를 요구하고 인사나 국가정책까지 자기 뜻대로 하려다가 잘 안되니 대의명분 삼아 급진 개혁을 내세우며 내부 공격을 하는 것이 더 문제」라고 썼다. 당내 강경파가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임명을 반대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됐다. 김 의원의 글은 자리나 권한을 요구한다는 대통령의 표현과 자신이 정치를 시작한 이유를 직접 연결해 반박한 것으로 해석됐다.
김지용 후보자 인선 두고 이어진 비판
김 의원은 김 후보자 임명에 반대하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지난 1일 페이스북에서는 김 후보자를 겨냥해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만들고 친일파를 위원장에 임명하는 상황을 예로 들었다. 김 의원은 「광복 이후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만들었는데 친일파를 위원장으로 임명하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고 물은 뒤 「개혁하는 자리에 개혁의 대상이 들어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를 개혁 대상이라고 본 이유로는 검찰개혁에 반대해왔다는 점을 들었다.
공소청이 출범한 지난 2일에는 김 의원이 서울 서초구 공소청 본청 앞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그는 김 후보자가 검찰 수사권 축소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했던 검사장 출신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회가 법으로 개혁의 길을 열었고 공은 정부로 넘어갔다며, 정부가 개혁의 무게에 걸맞은 의지와 실행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 의원을 비롯한 시민 주도 형사소송법 개정 추진 모임과 당원 단체들이 참석했다. 기자회견은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에 맞춰 서울 공소청 앞에서 열렸다.
김 의원과 함께 김 후보자 인선에 반대해온 인사들은 후보자가 검찰 수사권 축소에 반대했다는 점 등을 문제 삼아왔다. 참고 기사에 따르면 이들은 김 후보자를 검찰개혁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후보자에 대한 추가 검증이 이뤄진 뒤에도 당내 비판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9일 글을 올렸다. 후보자의 자격과 임명을 둘러싼 이견이 온라인 발언을 통해 이어졌고, 김 의원은 자신의 글에서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법안 설계와 정부 개편안에도 이견
김 의원은 후보자 인선뿐 아니라 검찰개혁의 제도 설계와 정부의 조직 개편안에도 문제를 제기해왔다. 지난 5일에는 이 대통령의 엑스 글에 페이스북으로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검찰개혁 주장자 대부분이 법무부 안에 수사를 담당하는 중수청과 기소를 담당하는 공소청을 두자고 했다는 취지로 썼다. 김 의원은 자신이 중수청을 법무부 소속으로 두는 방안을 제시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2021년 발의한 중수청법에서 중수청을 법무부 소속이 아닌 독립된 수사기관으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정부의 공소청 직제 수정안에 대해서도 검찰개혁이 되돌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검찰개혁이 이재명 정부의 조직개편에 그치는 일이 아니라 정치검찰과 부패검찰의 시대를 끝내려는 국민의 염원이라고 주장했다. 이 발언은 정부가 마련한 공소청 직제 수정안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 김 의원은 정부가 추진하는 조직 개편의 방향이 자신이 요구해온 검찰개혁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 대통령도 지난 5일 검찰개혁을 둘러싼 인사와 수사·공소 업무 개입을 경계하는 글을 올렸다. 이 대통령은 「검찰개혁은 국민을 위해 하는 것이지 특정 개인의 정치적 유산을 만들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썼고, 검찰개혁을 빙자해 사심으로 인사와 구체적 수사·공소 업무를 좌지우지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 대통령의 법안 관련 발언에 반박했고, 대통령은 개혁 과정에서 인사와 업무를 둘러싼 개입을 경고했다. 두 사람의 발언은 검찰개혁의 구체적 방식과 후보자 인선을 둘러싼 당내 이견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청문회 앞둔 당내 공개 발언
김 후보자 임명을 둘러싼 논쟁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넘어 당내 대응 문제로도 이어졌다. 참고 기사에 따르면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공개 발언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후보자의 적격성을 인사청문회에서 검증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조계원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청문회에서 검증되지 않은 부분은 추가 검증으로 풀 수 있다며, 청문회 전에 언론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자격 시비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취지로 말했다. 후보자 검증을 청문회에서 하자는 지도부 입장과 청문회 전부터 임명 반대 의견을 공개한 강경파의 입장이 맞섰다.
참고 기사에 따르면 추미애 경기도지사와 김 의원 등은 김 후보자 임명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추 지사는 앞서 후보자가 한동훈 의원의 휴대전화 포렌식 비용 배정을 승인하지 않아 수사를 막았다며 임명 반대 입장을 밝혔다는 보도가 나왔다. 김 의원은 후보자의 과거 검찰 수사권 축소 반대와 검찰개혁 입장을 문제 삼았다. 이 대통령의 9일 글은 이런 당내 비판이 계속되는 가운데 게시됐고, 김 의원은 11일 자신의 정치 입문 이유와 개혁 추진 의지를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당내 갈등이 이어질 일정으로 13일 추 지사가 참석하는 경기도 국정감사와 14일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거론됐다. 민주당 지도부는 공개적인 자격 시비를 자제하고 청문회에서 검증하자는 입장을 밝혔으며, 김 의원은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했다. 후보자 인선에 대한 논의는 청문회와 국정감사를 앞둔 시점에도 당내 공개 발언으로 이어졌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14일 열릴 예정이며, 추 지사가 참석하는 경기도 국정감사는 13일 예정돼 있다. 김 의원은 11일 발언에서 국회의원 권한을 잃더라도 개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고, 정부에는 개혁의 의지와 실행력을 요구해왔다. 민주당 지도부가 청문회에서 후보자 적격성을 검증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후보자 인선과 검찰개혁 방향을 둘러싼 논의는 예정된 국회 일정에서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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