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대사관 국정감사에서 질의하는 한동훈 의원 (사진= 연합뉴스 제공)

미국 측이 한미 정보 협력에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고, 한국 정보당국 지휘부에 대한 신뢰 손상을 거론하며 정상화를 요청했다는 주장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강경화 주미대사는 지난달 18일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조현 외교부 장관의 회담에서 정보 협력 문제가 언급된 사실은 확인하면서도, 이종석 국가정보원장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 구체적인 인사를 거론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미측 우려가 충분히 해소됐는지를 두고도 한 의원의 주장과 강 대사의 설명이 엇갈렸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강 대사에게 9월 18일 회담 내용을 물었다. 한 의원은 루비오 장관이 한국 정보라인 지휘부의 신뢰가 손상됐다고 보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정상화 필요성을 전달해달라고 요청했는지를 질의했다. 강 대사는 당시 회담에 배석했다. 한 의원은 국감 뒤 기자간담회에서도 자신이 파악한 내용을 거듭 설명했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전제로 질의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회담에서 확인된 정보 협력 문제

한 의원은 국감에서 지난달 18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루비오 장관과 조 장관의 회담을 거론하며, 미국 측이 한국 국가정보원 등 정보라인 지휘부에 대한 신뢰가 손상됐다는 점을 전달했는지 물었다. 한 의원은 루비오 장관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정보라인을 정상화할 필요성을 전해달라고 요청한 것이 사실인지 확인을 요구했다. 질문은 회담에서 미국 측이 한국 정보당국의 지휘부를 문제 삼았는지, 조 장관이 어떤 대응을 했는지에 집중됐다.

강 대사는 구체적인 회담 내용을 모두 설명하지는 않았다. 다만 “정보 협력에 대한 미국 측의 설명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 의원이 이종석 국정원장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 현 정보·통일라인 지휘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는지 거듭 묻자 강 대사는 “제 기억으로는 구체적 인사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미국이 두 사람에 대한 불신을 어떤 식으로든 한국 측에 표시했는지를 묻는 말에는 “제가 들은 바로는 없다”고 했다.

강 대사는 이어 “정보 협력에 문제가 있다는 (루비오 장관의) 말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 의원은 국감에서 루비오 장관이 한국 정보라인의 신뢰가 손상됐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대통령에게 보고해달라고 했다는 취지로 질의했지만, 강 대사는 그 표현이나 구체적 인사에 관한 내용을 확인하지 않았다. 강 대사의 답변은 정보 협력에 문제가 있다는 미국 측 설명이 회담에서 나온 점과 인사에 대한 언급은 기억하지 못한다는 점을 구분했다.

조 장관의 대응과 미측 우려

강 대사는 조 장관이 회담에서 미국 측의 우려를 듣고 귀국한 뒤 관계 부처와 협의해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강 대사는 당시 상황에 관해 “(조현) 장관은 미국 측의 우려를 잘 듣고 귀국해 관계 부처와 협의해서 해결되는 방향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때까지도 이미 많은 진전이 있다는 것에 대해선 미국 측도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의 귀국 뒤 관계 부처와 협의하겠다는 설명과 미국 측의 평가가 있었다는 내용은 강 대사가 국감에서 밝힌 회담 관련 설명이다.

다만 강 대사는 정보 협력 문제가 미국이 기대하는 수준까지 해소된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아직 미국 측이 기대하는 만큼 문제가 충분히 해소됐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미국이 이 원장과 정 장관 등 현 정보·통일라인 지휘부와는 함께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강 대사는 “우리 정부 인사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에 대해 제가 확답을 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강 대사의 답변은 미측의 정보 협력 관련 우려가 남아 있다는 설명과 특정 인사에 관한 입장을 확인할 수 없다는 내용으로 이어졌다.

한 의원은 국감이 끝난 뒤 특파원단 간담회에서도 해당 회담의 의미에 관한 자신의 주장을 설명했다. 그는 루비오 장관이 조 장관에게 이야기했다면 국가 차원에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며 한미 관계의 문제를 정확히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이 이 원장이나 정 장관의 교체를 직접 요구한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미국이 내정간섭으로 보이고 싶어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보라인에 대한 신뢰가 깨진 상태이므로 이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취지로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한 의원이 파악한 내용에 대한 설명으로, 강 대사는 국감에서 구체적인 인사 언급이 없었다고 답했다.

정보 유출 우려와 구성 발언

한 의원은 정 장관의 북한 구성 핵시설 관련 발언을 언급하며 미국이 한국 정보·통일라인에서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을 의심하는지 질문했다. 그는 루비오 장관이 조 장관에게 미국에서 나온 정보가 더는 누설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강하게 요청한 것이 사실인지도 물었다. 강 대사는 이 질문에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확인하기 어렵다”고 답하며 회담에서 정보 유출 방지 요구가 있었는지를 확인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보 유출 방지 요구는 한 의원이 제기한 주장으로 국감에서 다뤄졌다.

정 장관의 구성 발언과 관련해 강 대사는 별도의 통화가 있었다는 점을 밝혔다. 참고 기사에 따르면 국감에서 김건 의원이 정 장관이 구성 발언의 경위를 미국에 설명해달라고 요청했는지를 물었고, 강 대사는 정 장관에게서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강 대사는 정 장관의 요청 뒤 통상적인 협의 채널을 통해 상대 측에 관련 설명을 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측이 그 설명에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강 대사의 설명은 정 장관의 전화와 협의 채널을 통한 전달이 있었다는 데 그쳤다.

한 의원은 구성 발언을 계기로 미국이 한국 정보·통일라인을 의심하고 있다는 취지로 질의를 이어갔지만, 강 대사는 발언과 정보 유출 우려를 연결하는 구체적인 회담 내용을 확인하지 않았다. 참고 기사에는 한미 정보공유 제한 문제가 국감에서 함께 거론됐고, 정 장관이 구성 발언 뒤 강 대사에게 연락해 미국에 설명해달라고 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강 대사는 정 장관의 연락을 받아 통상적인 협의 채널을 이용했다고 설명했으나, 전달한 설명의 세부 내용이나 미측의 반응은 밝히지 않았다.

방산기업 애로와 국감장 공방

한 의원은 루비오 장관이 회담에서 한국 대기업의 방산 거래 문제도 제기했는지 물었다. 한 의원은 중국의 제재 가능성 때문에 한국 기업이 미국 유력 방산기업과 거래 협의를 중단한 문제를 미국 측이 거론하고, 한국 정부에 살펴봐달라고 요청했는지를 질의했다. 강 대사는 해당 회담에서 그런 발언이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고 했지만, 방산업과 관련해 미국과 중국이 각각 독특한 규제 체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방산업과 관련해선 미국도, 중국도 상당히 독특한 규제 체계를 갖고 있다”며 “그 사이에서 사업하는 우리 특정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대사는 정부가 해당 기업의 애로를 듣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미국 당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기업의 거래 여부는 기업이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정부 입장도 덧붙였다. 강 대사는 “기업은 결국 기업의 판단에 맡기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우리 정부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의원이 제기한 거래 협의 중단 사유와 강 대사가 밝힌 기업의 어려움, 정부의 미 당국 협의는 국감에서 함께 언급됐지만, 강 대사는 회담에서 루비오 장관이 구체적으로 어떤 말을 했는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국감 뒤 기자간담회에서는 한 의원의 주장을 둘러싸고 여야 의원 사이에 공방이 이어졌다. 민주당 박성준 의원은 한 의원에게 “팩트 체크가 된 것인가. 루비오 장관이 그런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냐”라고 물으며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국감장에서 제기한 주장을 간담회에서 다시 거론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며, 사실인 것처럼 전제해 질의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 의원은 “제가 제 책임하에 말한다는 것을 (기자들이) 다 알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맞받았다. 민주당 맹성규 의원은 미국이 싫어한다고 해서 한국이 모두 따라야 하느냐고 반박했다.

강 대사는 국감에서 정보 협력 관련 문제 제기가 있었고 조 장관이 관계 부처와 협의하겠다고 했다는 점을 설명했다. 또 미측이 이미 이뤄진 진전을 평가했지만 기대하는 수준만큼 문제가 해소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특정 인사에 대한 언급 여부, 정보 유출 방지 요구, 방산기업 문제의 회담 내 발언은 각각 강 대사가 확인하지 않거나 구체적인 설명을 피한 사안으로 남았다. 정부는 기업의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미국 당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강 대사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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